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직접 만났다. 다양한 기능과 좋은 성능을 갖춘 모습이었다. 현대자동차의 모빌리티 행보가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을 80% 인수한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분야의 폭넓은 활용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한 것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미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9년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양산형으로 개발해 일부 시장에 시범 공급했다. 그리고 2020년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나서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스팟의 시연회가 열렸다. 연세대학교에서 활용하고 있는 두 대의 스팟이 기자들을 맞이했다. 한 대는 라이다 센서와 레이저 스캐너가 장착된 상태였다.
라이다 센서가 장착된 모델은 건설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 가능하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힘든 공간에 스팟을 보내 현장 정보를 스캐닝하고 설계와 시공 오차를 점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플랜트 현장에서 가스가 누출되면 사람 대신 투입하여 현장 상황을 파악 가능하다.
보건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한데, 스팟을 이용하여 환자를 분류하고 음식과 약을 배달하거나 환자가 머문 공간을 소독하는 등의 역할로도 활용할 수 있다. 요즘처럼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방역이 필요한 시기에 알맞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필요에 따라 여러가지 장비를 스팟에 장착하여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의 활용성이 기대된다.
스팟이 움직이는 모습은 꽤 안정적이면서 자연스럽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는 웅크리고 있다가전원이 켜지면 벌떡 일어선다. 걸어가는 모양새는 다소 총총거리지만 불안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전방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이동 경로에서 사물 혹은 사람을 감지하고 스스로 피해가는 똑똑함도 갖추었다. 계단을 오르고 내리는 동작도 능숙하게 해낸다.
스팟은 유압식 구동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두 전기를 이용한 모터로 작동한다. 덕분에 기존의 로봇들보다 훨씬 빠른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밝힌 스팟의 최고 속도는 시속 5.76km다. 그리고 동체보다 낮은 곳을 포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점은 아주 놀랍다. 심지어 상황에 따라 스팟이 넘어질 경우 스스로 일어나는 동작도 수행할 수 있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45도까지 정상 작동한다고 하니 웬만한 환경에서는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여담이지만 스팟은 씰룩거리며 춤을 추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스팟의 판매 가격은 7만4500달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법규 문제로 이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스팟을 운용하고 있는 곳은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법규 문제는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높은 성장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그룹 차원에서 로봇 개발 역량 향상과 자율주행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따라서 위와 같은 기술력을 갖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현대차의 모빌리티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