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 GUN!, 메르세데스-벤츠 GLA & GLB

  • 기사입력 2020.12.14 13:00
  • 최종수정 2021.06.28 16:10
  • 기자명 모터매거진

벤츠에 소형차 제작 역량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두 SUV를 꼭 만나기를 바란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어린 벤츠’가 아니라 ‘젊은 벤츠’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다.


#EXTERIOR
벤츠의 SUV들을 나란히 세웠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둘의 생김새는 꽤 다른 모습이다. GLA부터 살펴보자. 이전 세대보다 키는 약 110mm 커지고, 바퀴 중심부터 범퍼까지의 길이가 크게 줄었다. 휠베이스는 30mm 길어졌다. 이제야 SUV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전면의 형상이 꽤 공격적으로 느껴진다. 눈을 부릅뜬 것 같은 형태의 헤드램프와 더불어 양 끝에 커다란 에어댐을 갖춘 범퍼, 크롬으로 치장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가 저돌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측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완만하게 떨어지는 테일게이트 덕분에 라인이 예쁜 SUV의 느낌을 전달한다. 캐릭터 라인을 강조해 차의 입체감 또한 살렸다. D필러까지 이어지는 쿼터 글라스가 멋과 실내공간이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시승차는 AMG 라인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19인치 AMG 경량 알로이 휠과 리어 디퓨저가 장착된다. 역동적인 AMG 휠이 꽤나 잘 어울린다. 

후면 디자인은 잘 정돈되어 있다. 테일램프의 디자인은 벤츠의 A클래스 세단과 닮아 있다. 그리고 크롬으로 장식된 듀얼 머플러 팁과 리어 범퍼를 가로지르는 크롬 장식이 세련미를 더했다. 트렁크를 따라서 리어 펜더까지 그려진 라인으로 심심하지 않게 마무리했다.

GLB는 GLA의 느낌과 완전히 다르다. 전반적으로 각과 면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GLA보다 차분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2015년 단종된 GLK의 디자인이 연상된다. 전면부의 디자인은 반듯한 각을 세워 덩치에 비해 크기가 커 보인다. 여기에 공격적인 앞 범퍼의 형태를 통해 역동적인 모습을 더했다. 그리고 네모난 형태의 헤드램프가 꽤 귀엽다. 

옆 모습은 2박스 형태 SUV의 특징을 잘 살렸다. 측면은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매끈하게 만들어 깔끔한 모습이다. GLB 역시 AMG 라인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19인치 AMG 휠과 리어 디퓨저가 장착된다. 듀얼 머플러 팁과 그 주위를 감싸는 크롬 장식이 눈길을 잡아 끈다. 곡선을 살려 봉긋하게 솟은 GLA의 테일램프와는 반대로 각을 살린 GLB의 테일램프는 눈매가 살짝 처져 있다.

#INTERIOR실내 디자인은 둘의 모습이 상당 부분 동일하다. GLB는 군데군데 카본 파이버 장식을 했고, 조수석 쪽의 대시보드의 형상이 조금 차이가 있는 것을 빼면 말이다. 가로로 시원하게 뻗은 10.25인치 와이드 LCD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64 컬러를 지원하는 앰비언트 라이트, 항공기 제트 엔진을 형상화한 송풍구는 벤츠에서 흔히 보던 그것들이다. MBUX 시스템을 사용해 자동차에 대한 대부분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으며 무선 충전기 또한 마련됐다. 

다만 실내공간은 GLB가 더 여유 있다. 헤드룸은 1035mm, 2열의 무릎 공간은 967mm다. 2열 시트의 높이가 적당해서 승객이 타고 내리기 편안하다. 트렁크 용량은 565ℓ인데, 2열 폴딩을 하면 1800ℓ로 늘어난다. 두 차 모두 2열을 눕히면 평평한 공간이 나온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을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

GLA와 GLB의 실내는 밤이 되면 더 예뻐진다. 다양한 색상을 가진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를 분위기 있게 조절한다. 특히 송풍구에도 앰비언트 라이트가 장착되는데, 그 모습이 꽤 강렬하다. 실내등을 켜면 마치 샹들리에가 숨어있는 것 처럼 아름다운 빛을 내뿜는다. 실내 조명을 잘 활용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퇴근길에서도 예쁜 빛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시트는 소파처럼 편안해 장거리 주행에도 몸이 괴롭지 않다. 뒷좌석 역시 공간도 넉넉하고 착석감도 으뜸이다. 특히 헤드레스트에 붙어 있는 쿠션은 메르세데스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다.    

#PERFORMANCE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두 모델 모두 2.0ℓ 가솔린 엔진과 8단 DCT를 조합해 네 바퀴를 굴린다. 그래서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바퀴를 굴리는 느낌은 대동소이하다. 차이가 있다면 차체 크기와 무게에서 전해지는 운동 성능, 그리고 약간의 승차감 차이 정도. 그래서 취향에 따라 차체 타입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일단 탑승하는 이상 진지하게 비교를 해야겠다. 탑승 전의 편견을 완전히 깨버렸기 때문이다.

GLA의 설명서를 읽으면서 최고출력이 224마력임을 확인했을 때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었다. 이전 세대의 GLA는 컴팩트 SUV이면서도 경쾌한 움직임은 거의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동을 걸고 오른발에 힘을 주는 순간, 꽤 놀라버렸다. DCT 특유의 맛, 특히 변속 시 기어가 체결되는 순간 뒤를 살짝 밀어주며 치고 나가는 것 같은 그 가속감은 이전 세대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었던 운전의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다.

새로 제작했다는 가솔린 엔진이 또 물건이다. 오른발에 가하는 힘에 따라 가속이 되고 꽤 날카롭게 반응한다. 이전 세대에서는 고성능 AMG 튜닝을 더한 모델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경쾌함이다. 이전보다는 확실히 최저지상고도 높고 시트 포지션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에 SUV를 타고 있다는 감각 자체는 명확하게 전달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스포츠카처럼 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버린다. 그 디자인만큼 확실히 젊은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GLA에서 느껴진 흥분은 잠시 접어두고 이제 GLB의 차례다. 전체적인 가속 감각, 엔진에서 느껴지는 힘은 동일하지만 차체의 길이와 무게에서 차이가 있어서인지 가속 자체는 약간 느리다. 그것을 제외한다면DCT 특유의 감각과 운전의 즐거움을 돋우는 기분 좋은 엔진음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만약 진짜로 실용성 때문에, 가족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GLA 대신 GLB를 선택한다 해도 운전의 즐거움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GLB와 GLA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서스펜션의 전체적인 세팅일 것이다. 둘 다 콤팩트 모델다운 탄탄함을 보여주지만, 아무래도 GLB가 승차감을 좀 더 많이 고려한 세팅을 갖고 있다. 그래서 GLA보다 상대적으로 부드럽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GLA와 달리 주행 중 차체가 약간 흔들리는 상황이 와도 2열에서의 승차감이 부드럽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과연 가족을 생각한 SUV라고 할 만하다.

둘 다 일반도로와 오프로드를 넘나들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며, 실제로 이를 받쳐줄 사륜구동 시스템도 착실하게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도 포함되어 있어 웬만한 산길은 가볍게 갈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게 오프로드를 지배하기 보다는 그저 가볍게, 가족들과 함께 한적한 곳으로 캠핑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마음의 안정을 주는 보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GLA와 GLB 중에 어떤 모델이 더 좋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젊은 감성을 갖고 역동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콤팩트 SUV를 원한다면 GLA를, 가족을 생각하고 실용적인 면을 더 강조하고 싶다면 GLB를 선택하면 된다. 자신의 취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운전자라면, 두 모델을 두고 선택 장애가 올 법도 하다. 그래도 어느 쪽을 선택하든 큰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훗날 GLB의 7인승 모델이 등장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SPECIFICATIONMERCEDES-BENZ GLA 250 4MATIC길이×너비×높이  ​4440×1850×1615mm  |  휠베이스 2730mm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1cc  |  최고출력  224ps최대토크  35.7kg·m  |  변속기  8단 DCT  |  구동방식  AWD복합연비  10.5km/ℓ  |  가격  ​​​5910만원SPECIFICATIONMERCEDES-BENZ GLB 250 4MATIC길이×너비×높이  ​4650×1835×1690mm  |  휠베이스 2830mm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1cc  |  최고출력  224ps최대토크  35.7kg·m  |  변속기  8단 DCT  |  구동방식  AWD복합연비  10.5km/ℓ  |  가격  ​​​6110만원

글 | 조현규,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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