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 BE HERO , 쌍용 올 뉴 렉스턴

  • 기사입력 2020.12.11 17:35
  • 최종수정 2021.06.28 16:0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쌍용의 렉스턴이 돌아왔다. 성형수술의 결과는 꽤 성공적이다. 바뀐 디자인에 대해 좋은 평가도 제법 들린다. 가수 ‘임영웅’을 전면 광고 모델로 내세운 렉스턴은 과연 쌍용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쌍용은 이 시장에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올 뉴 렉스턴을 마주 보면 쌍용의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이러한 진심이 통한 것인지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5500여 대가 계약됐다. 렉스턴이 속한 시장의 주요 소비층은 안전, 공간, 레저 활용성에 초점을 두는데, 렉스턴은 이들을 정조준했다.

우선 올 뉴 렉스턴의 전면 디자인의 변경에 박수를 보낸다. 드디어 ‘티볼리 대자’의 오명을 벗을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덩치를 키우고 다이아몬드 형태로 변화했으며, 가로로 이어진 4개의 LED가 삽입된 헤드램프와 함께 위풍당당한 모습을 연출한다. 안개등을 감싸는 프런트 범퍼의 디테일과 범퍼 하단의 가니시는 그 형태가 과하지 않아서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는다. 괜한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측면의 디자인은 기존의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디테일이 적어서 단조로운 느낌이다. 대신 번쩍이는 20인치 크롬 휠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면은 테일램프와 범퍼의 디자인이 변경됐다. 테일램프는 옆으로 누운 T자 모양의 LED 램프로 변경됐는데 볼보의 헤드라이트가 연상된다. 테일램프의 디자인이 변경되면서 방향 지시등은 범퍼로 내려갔다. 그리고 리어 범퍼에 크롬으로 장식된 듀얼 머플러 팁으로 세련됨을 더했다.

실내도 여러 군데가 바뀌었다. 계기판은 과거의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받아들였다. 새로운 계기판의 그래픽은 제법 세련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3가지의 그래픽 모드를 제공하며, 내비게이션을 표시하거나 주행 안전장치의 그래픽을 화면에 띄울 수도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존과 같은 9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으며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인포콘이 탑재됐다. 음성인식을 통해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거나 공조 장치를 제어하는 등 운전 중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은 바텀 플랫 디자인을 사용했으며 직경이 크지만 다소 가늘다. 움켜쥐는 맛이 부족한 탓에 더 굵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깜찍한 패들 시프트도 달려있는데 이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그다지 쓸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변속기가 바뀌면서 전자식 기어 레버를 센터 콘솔에 장착했는데 크기가 크고 뭉툭해서 손으로 움켜쥐는 맛이 좋다. 새로운 기어 레버 덕분에 센터 콘솔 주변의 디자인을 변경해 수납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거기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까지 지원한다. 1시간 정도 충전을 해보았는데 다른 차에서 문제가 됐던 충전 중 발열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가속 페달은 펜던트 타입이다. 이 차의 가격을 생각하면 가속 페달이 메탈 소재로 장식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물론,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작은 섬세함에서 오는 차이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1, 2열의 시트와 거주성은 훌륭했다. 부드러운 나파 가죽에 퀼팅 스티치를 더해서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시트가 푹신하고 두툼한 사이드 볼스터가 몸을 잘 감싸주어서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가 적다. 1열의 시트 포지션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다. 전방 시야는 물론이고 좌·우측 시야가 시원하게 뚫려있어 만족감이 높다. 키 183cm인 기자의 몸에 맞게 1열 시트를 조정하고 2열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은 주먹 두 개가 들어가고도 여유가 있다. 2열 시트의 느낌 역시 푹신하고 안락했는데 경쟁 차종들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특히 2열의 등받이 각도는 최대 139°까지 넘어가는데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트렁크 공간은 820ℓ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977ℓ까지 늘어난다. 차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풀 플랫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쉬울 것이다. 이런 소비자를 위해서 쌍용차는 차박용 에어매트 출시로 아쉬움을 달랠 계획이다.

공회전 상태에서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음은 보통의 디젤 엔진보다 조용한 편이다. 그리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서 느껴지는 진동도 잘 잡아냈다. 휠 하우스와 엔진 룸 등에 흡음재를 다수 사용하여 소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많이 노력한 것이 느껴졌다. 렉스턴의 4기통 2.2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 다. 트랜스미션은 기존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 대신 현대 파워텍의 8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차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가뿐하게 출발한다. 엔진은 활발히 움직이는데 변속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시속 80km에서 시속 120km까지의 추월 가속은 높은 출력으로 빠르게 튀어 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밀어준다. 어차피 이 차의 본래 목적은 빠르게 달리기 위한 차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되진 않는다. 다만 필요에 따라 액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으면 실내로 들리는 엔진음이 꽤 커진다. 그 음색은 가볍고 방정맞은 편인데, 방음에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 이 차의 덩치를 생각하면 연비도 꽤 괜찮다. 렉스턴의 공인 연비는 11.6km/ℓ인데, 고속도로 연비는 트립 컴퓨터 기준으로 14.0km/ℓ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연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전륜은 더블 위시본, 후륜은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하여 부드럽게 세팅됐다. 도로에서 요철을 만나도 충격을 최대한 억제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저속에서는 가볍게 돌아가는 쾌적한 핸들링 감각을 선보이며 고속 주행에서는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면서 든든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거기에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이 꽤 똑똑해졌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의 신뢰도는 꽤 높은 수준이었다.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맞추거나 차선의 중앙을 놓치지 않는 솜씨가 좋았다.

이번 렉스턴은 세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기본 트림인 럭셔리와 프레스티지, 그리고 스페셜 트림인 ‘더 블랙’이다. 가장 하위 트림인 럭셔리 트림은 탈만한 엔트리 트림을 목적으로 다양한 편의사양을 기본 옵션으로 제공한다. 특히 주목해야할 트림은 ‘더 블랙’이다. 프레스티지에 있는 모든 옵션에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도어와 휠 아치의 가니시, 20인치 블랙 스퍼터링 휠, 블랙 스웨이드 인테리어를 탑재했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렉스턴의 이미지와 상당히 잘 어울리고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어 많은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사전계약 판매량을 살펴보면 럭셔리 트림 5%, 프레스티지 트림 54%, 더 블랙 41%로 스페셜 트림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올 뉴 렉스턴은 ‘가족이 함께하는 액티비티’라는 목적에 맞게 잘 만들어진 자동차다. 초고강도 쿼드 프레임 보디와 동급 최고 수준인 9개의 에어백을 사용해 탑승객의 안전에 신경썼다. 거기에 넓은 공간에서 주는 쾌적함과 편안함을 가졌다. 3t의 견인 능력과 거대한 트렁크 용량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레저 활동에도 적합하다. 분명 곳곳에 아쉬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 이상의 매력을 갖춘 자동차다.

쌍용차는 올 뉴 렉스턴으로 회심의 한 방을 준비했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렉스턴은 이제SUV 시장이라는 혼란스러운 전쟁터에서 영웅이 되어 쌍용을 살려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내심 쌍용의 렉스턴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시장에서 멋지게 ‘한 방’ 해주기를 바란다.SPECIFICATIONSSANGYONG ALL NEW REXTON길이×너비×높이  4850×1960×1825mm휠베이스 2865mm  |  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2157cc최고출력  202ps  |  최대토크  ​​45.0kg·m  |  변속기  ​​​8단 자동구동방식  FWD, AWD  |  복합연비  11.6km/ℓ  |  가격  4975만원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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