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마력, 부가티 볼리드

  • 기사입력 2020.12.03 14:14
  • 최종수정 2021.06.28 16:04
  • 기자명 모터매거진

‘볼리드(Bolide)’는 프랑스어로 매우 빠른 차를 의미한다. 부가티가 공개한 트랙전용 하이퍼카 ‘볼리드’는 이름 값을 제대로 하는 차다. 전 세계 부가티 애호가들의 눈이 뒤집어질 궁극의 부가티다. 혹시 외계인을 붙잡아 고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이번에 발표한 부가티 볼리드는 상상 속에서나 있을 것 같은 디자인과 성능을 가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사이버 포뮬러>에 나오는 자동차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 차는 부가티의 상상력을 총동원했다. 현재 가진 기술, 미래에 개발될 기술까지 모조리 긁어모았다. 그리고 FIA의 안전 요건도 모두 충족한다.

볼리드는 베이론과 시론에서 사용되던 터보차저가 4개 달린 8ℓ W16 엔진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렸다. 그 결과 최고출력이 1850마력, 최대토크는 188.8kg·m라고 한다. 숫자가 일정한 단위를 넘어서면 감각이 둔해진다고 하는데, 1850이라는 숫자는 딱 그런 느낌이다.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엔진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파워트레인에 들어가는 많은 설계를 최적화하고,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다.

힘이 센데, 무게도 가볍다. 볼리드의 몸무게는 1240kg에 불과하다. 그 결과 무게당 마력비가 0.67이다. 1마력이 단 0.67kg을 감당하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과 미래에 사용할 기술을 모두 사용했다. 사용되는 재료에서 생산 공정까지 모든 제약을 없애고 오로지 성능에만 집중했다. 새로운 경량 카본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하고, 심지어 볼리드에 사용되는 모든 나사는 우주 항공 기술에 사용되는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절반의 무게를 감량한 구동축은 고강도의 탄소 섬유와 3D 프린팅된 티타늄을 결합해 최대 260℃의 열을 견딘다.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17초, 시속 200km까지는 4.36초가 걸린다. 시속 400km에 달성하는 시간은 12.08초가 필요하며 최고시속은 500km를 넘는다고 한다. 다만, 이는 시뮬레이션 결과다. 시뮬레이터에선 최적의 조건을 갖춘 볼리드가 뉘르부르크링 기록이 5분 23.1초, 르망 한 바퀴엔 3분 07.1초라고 밝혔다. 이런 놀라운 랩타임에는 뛰어난 에어로다이내믹 기술이 바탕이 된다. 특히 다운포스는 시속 320km에서 리어 윙이 1800kg, 프런트 윙이 800kg을 만든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부가티만의 라인을 잘 유지하면서도, LMP1 레이스카를 연상하게 만드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휠 커버부터 차체 곳곳에 뚫린 구멍들도 모두 공력 성능을 위해 디자인됐다.새로운 하이퍼카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지 8개월 만에 공개한 볼리드는 아직 가격이나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부가티의 CEO 스테판 빙켈만은 “자동차 엔지니어링의 정점인 볼리드를 운전하는 것은 대포를 타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전 세계 부가티 애호가들의 가장 간절한 소원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쩌면, 볼리드를 원하는 세계의 대부호들은 일찌감치 예약을 마쳤을 수도 있다.

글 | 조현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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