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리릿 찌리릿, 아반떼 N 라인

  • 기사입력 2020.12.02 17:10
  • 최종수정 2021.06.28 16:04
  • 기자명 모터매거진

가벼운 마음으로 손 안에서 다룰 수 있는 출력과 짜릿함을 원한다면, 아반떼 N 라인이 만족시켜 줄 것이다. 어느 곳이든, 어떤 상황에서든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고성능을 품은 스포츠카를 갖고 있어도 매일 서킷을 질주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레이스가 직업인 프로 레이서도 그렇다. 그 유명한 F1 레이서

‘루이스 해밀턴’조차도 서킷에서 전용 레이스카를 운전하는

시간보다 자신이 소유한 전기 SUV를 운전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 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아직은 더 길다는 것을 생각하면, 불편함을 가진 고성능 스포츠카보다는

좀 더 유연하면서 다루기 쉬운, 마치 스포츠카 같은 느낌을 주는 차가 더 필요한 셈이다.

이번에 아반떼 N라인을 시승차로 선택한 이유가 그것이다. 이전에 아반떼 일반 모델을 시승하면서 ‘조금만 더 출력이 있다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었다. 새로운 차체가 주는 안정감 등

좋은 면도 꽤 많았지만, 자연흡기 엔진이 가진 낮은 출력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200마력 전후의 출력을 내는 터보차저 엔진을 주로 시승하면서

필자의 신체가 어느 새 그렇게 적응해 버린 것이지만, 그런 차들이 이제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곧 등장하게 될 아반떼 N의 편린을 느껴보기 위한 것도 있다. 이번에는 꽤 시승 코스가 길고 고속도로는 물론 강원도의 와인딩 로드를 충분히 달리게 될 테니 종합적인 스포츠

감성을 느끼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꽤 긴 거리이지만, 모처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발했다. 과연 이 녀석은 찌릿함을 줄까, 아니면

더 큰 짜릿함을 줄까?

손 안에서 다루기 쉬운 찌릿함

그 전에 잠시 디자인을 살펴보자. N라인은 앞 부분이 크게 낮아진

아반떼 특유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앞 범퍼 좌우에 에어 인테이크를 크게 만들어 역동성을 만들고

있다. 이전에는 이런 모델을 구매한 후 범퍼 등 에어로파츠를 바꾸는 것이 유행했었는데, 자동차에 잘 어울리도록 제조사가 직접 만들고 있으니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그릴 오른쪽에 조그맣게 위치한 ‘N 라인’ 엠블럼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인 자세가 꽤 낮아서 그런지 18인치 휠이 잘 어울린다. 외형 상 블랙을 적용한 곳이 많아서 그런지 그냥 지나갈 법한 삼각형의 라인이 더 도드라져 보인다. 트렁크 리드에 수줍게 올라가 있는 소형 스포일러도 검은색으로 만들었고, 리어

범퍼 하단에 머플러를 노출시켜 달리기 위한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다. 루프 중간부터 트렁크 끝부분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패스트백의 느낌이 난다.

실내는 감탄과 함께 아쉬운 부분이 동시에 느껴진다. N 라인 전용으로

제작해 옆구리가 두툼해진 세미 버킷시트와 3스포크 스티어링 그리고 곳곳을 장식하는 레드 스티치가 ‘달리는 기분’을 내 준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나누는 작은 칸막이도 역동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소품이다. 탄탄한 착좌감을 가진 시트는 와인딩

도로에서도 신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어주며, 2열은 성인이 앉을 수 있는데다가 필요 시 등받이를 접을

수 있어 실용성이 높아졌다.

아쉬운 것은 주행 모드를 바꾸는 스위치가 계기판 왼쪽에 있다는 것 그리고 A 필러가

의외로 두꺼워서 사각지대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팔이 짧은 필자는 주행 모드를 바꾸기 위해 손을 뻗기가

쉽지 않다. A 필러는 겉보기에는 두껍지 않지만, 안쪽으로

꽤 두껍게 되어 있어 전측면의 시야를 꽤 가리고 만다. 우회전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좌회전을 할 때는 시선을 이동시켜서 사각지대를 충분히 확인해야 될 것 같다.

이제 새로운 엔진을 느껴볼 시간이다. 새로 제작한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터보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을 발휘한다. 수치만 보면 이전 모델인 ‘아반떼 스포츠’와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현대차가 자랑하는 가변흡기 기술인 CVVD가 적용되어 있으니 효율과 함께 원활한 출력 사용을 기대해 본다. 현대차가

오랜 기간 다듬어 온 7단 DCT는 출발 시 주춤거림도 거의

없고 이제는 제법 부드러운 변속 감각을 자랑한다.

200마력을 겨우 넘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발진 감각이 꽤 가볍다. 이전에 탑승했던 벨로스터 N처럼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묻으면서 전진하는 감각은 아니지만, 등이

약간 뒤로 묻히는 것 같으면서도 공포스럽지는 않은, 그래서 꽤 만만하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이 감각은 확실히 서킷보다는 다른 차들이 많은 일반 도로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여차하면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니 말이다.

엔진의 회전 감각 그리고 소리에는 불만이 없다. 아주 약간 레이서의

기분을 낼 수 있도록 운전자를 자극하고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단지 시승차의 엔진 회전이

약간 껄끄러웠다. 3~4000 회전 사이에서 묘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아마도 가변 밸브가 조작되면서 나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똑같이 CVVD를 적용한 ‘쏘나타 센슈어스’에서는

감지할 수 없었던 소리인데, 시승차만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가변 밸브라는 것이 꽤 다루기 어려운 물건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밸브

타이밍이 변하는 구간에서는 아무래도 소음을 내기 마련인데, 일정한 가속이나 감속 또는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엔진 회전이 가변 밸브가 작동하는

구간에서 계속 머물 때다. 이 때는 아무래도 엔진에 무리가 가게 되므로 기계적 또는 전자적으로 이 구간을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어쨌든 이 구간은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만나기 어렵고, 만약 스포츠

주행을 한다면 고회전 영역을 사용하게 될 것이니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보다는 서스펜션

세팅이 굉장히 마음에 든다. 코너에서는 제법 단단하게 버텨주면서 자세를 잡아주고 도로에서 범프를 만나면

너무 딱딱하지 않게 반응하면서 적절히 충격을 흡수해 준다. 일반 모델과는 달리 뒷바퀴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는데, 그래서 절묘한 서스펜션 세팅이 가능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반떼 N 라인은 고속도로에서 속력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는 것이 더 즐겁다. DCT도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수동 변속이 가능하니 큰 불만은 없지만, 그래도 수동변속기를 선택한다면 운전이 더 즐거울 것

같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여기에 브레이크도 강화되어 있어 잘 서기까지 한다. 달리는 것만을 중시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또 아니어서 보스(BOSE)의 오디오를 통해 음악을 듣기도 좋다. 여러모로 만능 엔터테이너랄까.

완벽한 차는 아니지만, 달리고 싶고 일반도로에서 역동성을 즐기고 싶다는

명제 하에서는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차다. 게다가 아반떼의 실용성은 그대로 갖고 있으니, 젊은 날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미래도 견뎌낼 수 있다. 뒷자리에

성인이 탑승하기 힘들었던 이전의 아반떼 스포츠보다는 지금의 아반떼 N 라인이 더 좋다. 그래서 구매할 것이냐고? 일단 같이 탑승한 동료 기자의 눈에는 하트가

가득하다. 조만간 계약서에 서명하고 올 지도 모르겠다.

SPECIFICATION _ HYUNDAI AVANTE N LINE

길이×너비×높이  4675×1825×1420mm  |  휠베이스  272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598cc  |  최고출력  204ps

최대토크 

​​27.0kg·m  |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2.8km/ℓ  |  가격  2779만원

글, 사진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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