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강스 위의 부드러움, DS3 크로스백 디젤 VS DS3 크로스백 E-텐스

  • 기사입력 2020.11.20 16:00
  • 최종수정 2021.06.28 13:24
  • 기자명 모터매거진

DS3 크로스백은 프랑스의 독특함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 꽤 찾아보기 힘든 프리미엄 소형 SUV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DS3 크로스백을 구입한다면, 디젤과 전기 중 어떤 모델을 선택하겠는가?


독특하면서 보석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자동차, 그것이 시트로엥의 프리미엄 브랜드 DS가 추구하는 가치이다. 2014년에 본격적으로 독립했기에 역사가 상당히 짧은데, 이들의 행보는 빠르면서도 빠르지 않다. 파워트레인에서는 ‘전동화를 주도하는 브랜드’로서 빠른 변화를 추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다져가기 위해서는 느린 행보를 보인다. 앞으로 적어도 20년간은 프리미엄의 역사를 축적해가겠다고 하니 말이다.

DS는 국내에서 그동안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들밖에 내세울 수 없었기에 급속하게 친환경을 외치는 시대에 대응하기 힘들었고, 많이 판매하기 힘들었었다. 디젤 엔진에 대한 편견이 너무 강한 탓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DS가 이번에 DS3 크로스백에 전기모터를 추가한 E-텐스(Tense)를 내세우며 파워트레인의 다양화를 추구한다. 과연 파워트레인이 다르면 자동차가 갖고 있는 느낌도 달라질까?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DS가 추구하는 것은 ‘다이아몬드 같은 반짝거림과 아름다움’이다. 이는 DS3 크로스백도 마찬가지인데, 그래서인지 곳곳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 소형 SUV지만 헤드램프 내에 3개의 작은 LED 큐브와 1개의 커다란 큐브를 담고 있는데, 밤에 보면 꽤 아름답다. 독특한 육각형을 품은 그릴 역시 크롬으로 다듬어 빛을 내고 있다. 전기 모델은 크롬이 아닌 무광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자세히 보면 곳곳에서 반짝거림과 다이아몬드가 보인다. 측면의 캐릭터 라인도 아래로 내려갔다가 위로 올라오는 독특함을 품었는데, 자세히 보면 그 위에 살짝 새겨진 라인과 맞물려 긴 다이아몬드 형상을 만들어낸다. B필러에 있는 샤크 핀은 해치백 모델인 DS3의 디자인 코드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테일램프 역시 빛이 나도록 다듬었는데, 아름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야간에 시인성이 좋다. 적어도 뒤에서 이 차를 못 알아볼 일은 없을 것 같다.

실내 역시 다이아몬드의 향연으로, 송풍구는 물론 센터페시아의 버튼 배열, 그리고 가죽을 장식하는 스티치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형상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각 기능을 조작하기 쉽다는 것이 놀랍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은 대부분 터치 방식이라 손에 전해지는 감각이 없지만, 그 외의 기능들은 손으로 잡고 조작하기가 꽤 편하다. 특히 센터 터널에 있는 창문 스위치는 형상도 좋지만, 손가락을 걸어 올리거나 누르는 조작이 상당히 자연스러우면서 편하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의외로 손에 잘 감기는데, 이 정도라면 웬만한 스포츠 스티어링 휠이 부럽지 않다. 가죽과 직물을 혼합한 시트는 고급스러움과 함께 신체가 흔들리지 않는 실용성을 동시에 가졌다. 소형 SUV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2열에서는 레그룸을 확보하기가 약간 힘든데, 헤드룸은 제대로 확보하고 있어 장거리 주행도 문제없을 것 같다. 고급이 아닌 일반 오디오를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사운드가 좋다.

어느 쪽이라도 편안합니다

먼저 디젤 모델의 시동을 걸어본다. 아무래도 디젤 엔진이다 보니 초반에는 특유의 걸걸거리는 소리와 약간의 진동이 있지만, 수온이 오르면 곧 잦아든다. 약간 시끄러운 가솔린 엔진 정도로 묶고 있는데, 이 정도라면 일상 영역에서 다루기에는 충분할 것 같다. 배기량은 1.5ℓ로 작은 편이지만 아이신에서 만든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변속이 상당히 부드럽다. 주행 중 느껴지는 변속 충격은 거의 없다.

토크가 꽤 있는 만큼 출발도 가뿐하고, 가속에서도 스트레스가 없다. 그리고 순항 영역에 들어서면 편안함이 느껴진다. 어깨나 손에 힘이 들어갈 필요가 없고, 타이어와 서스펜션을 통해 전달되는 충격도 거의 없다. 작지만 편안한, 그러면서도 고급스러운 자동차를 원한다면 딱 어울릴 만한 성격이라고 생각된다. 소형SUV가 한 단계 위도 아니고 두 단계 위인 중형 SUV에서 느낄 법한 승차감을 실현하고 있으니 꽤 놀라운 일이다.

더 편안하게 운전하고 싶다면 DS 드라이브 어시스트를 사용하면 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이 결합되어 있는데, 스티어링만 잘 조작하면 피로를 크게 덜 수 있다. 만약 좀 더 역동적으로 달리고 싶다면,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맞추고 기어 역시 수동 모드로 돌린 뒤 패들시프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SUV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자동차 특유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코너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다음은 대망의 모델, E-텐스다. 최고출력이 그리 인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제원표만 본다면 실망하는 이들도 있을 텐데, 막상 운전해 보면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진리를 실감하게 된다. 짜릿함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꽤나 인상적이면서 경쾌한 가속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릴 때부터 느껴지는 토크는 이 작은 차체를 꽤 기민하게,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앞으로 밀어낸다. 소리조차 거의 내지 않고 말이다.

전기차는 그 특성상 아무래도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보다 시끄럽기 마련인데(엔진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음으로 인한 것이다), E-텐스는 완벽까지는 아니어도 그 소음을 제법 잘 차단하고 있다. 부드러움과 함께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느낌, 그리고 전체적인 주행 질감도 디젤 모델과 거의 동일하게 느껴진다. 플랫폼이 동일하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보다는 엔지니어의 세팅에 대한 고집이 더 강하게 박힌다.

진동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디젤 모델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파워트레인의 차이가 있는 만큼 소소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동질감을 가진다. 그러니까 DS3 크로스백의 성격과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면, 자신의 주행 패턴에 따라 파워트레인만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장거리 주행이 많고 빠르게 연료를 채워야 한다면 디젤 모델을, 도심에서 주로 사용하며 배출가스 없는 즐거움을 원한다면 전기 모델을 고르면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에 가솔린 모델이 없다 보니 완벽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이런 성격이라면 가솔린 모델도 비슷함을 보여줄 것 같다. 두 대를 번갈아 운전하면서 오랜만에 프랑스식 프리미엄이 어떤 것인지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 같은 아름다움 위에 실용성을 가지는 것. 그것이 DS의 매력이자 프리미엄이다. 앞으로 프리미엄 소형 SUV 시장에 들어올 경쟁자들은 DS3 크로스백 앞에서 긴장 좀 해야 할 것이다.

SPECIFICATION _ DS3 CROSSBACK길이×너비×높이  4120×1770×1550mm  |  휠베이스 2560mm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1499cc  |  최고출력  131ps최대토크  31.0kg·m  |  변속기  8단 자동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15.6km/ℓ  |  가격  3940만원SPECIFICATION _ DS3 CROSSBACK E-TENSE길이×너비×높이  4120×1790×1550mm  |  휠베이스 2560mm엔진형식  전기모터  | 최고출력  136ps  |  최대토크  26.51kg·m변속기  1단  |  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4.3km/kWh가격  4850만원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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