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AND MORE SPACE, 쌍용 티볼리 에어

  • 기사입력 2020.11.20 14:33
  • 최종수정 2021.06.28 13:24
  • 기자명 모터매거진

공간 하나가 늘어나면 일상 생활에서의 여유는 생각보다 커진다. 티볼리의 뒷공간을 늘린 티볼리 에어가 그것을 증명한다. 언택트와 차박이 중요해진 이 시대에 말이다.


쌍용 티볼리의 트렁크는 과연 작을까? 일단 소형 SUV라는 크기의 제한을 배제하고 절대적인 용량으로만 본다면 작은 게 사실이긴 하다. 그리고 세상에는 커다란 트렁크를 원하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원활한 육아를 위해 당연히 커다란 트렁크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싱글 라이프를 누리고자 하는 이들도 그럴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대다수가 ‘아니오’를 선택했겠지만, 이제는 ‘예’가 더 많을 것 같다.

시대가 공간의 중요성을 일깨워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시대가 오면서 ‘나만의 공간’이 중요해졌고, 해외 여행을 못 가는 대신 국내 여행이 늘면서 캠핑과 차박도 덩달아 늘었다. 커다란 텐트와 여러 가지 물품을 준비해야 하는 캠핑과 달리 차박은 텐트를 설치하고 철거한다는 힘든 과정 하나를 덜어내면서 안정된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안정된 차박을 위해서 넓은 공간은 필수가 된다.티볼리 에어는 그런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여 다시 태어났다. 애초부터 지금 즈음에 출시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었겠지만(페이스리프트라고 해도 최소 2년의 시간은 걸린다), 그 타이밍이 꽤 절묘하다 보니 ‘하늘이 돕는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젊은 운전자들이 많이 찾는 소형 SUV에 트렁크 공간을 더하는 것으로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티볼리 에어는 적어도 국내의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델임에 분명하다.

왜건이 아니라 SUV입니다티볼리의 외형은 꽤 절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날개를 닮은 것 같은 그릴과 헤드램프만 본다면 꽤 독창적인 디자인을 품은 것 같은데, 사람들은 여기에서 영국과 독일의 SUV 디자인을 떠올린다. 그렇게 보일만한 요소들을 디자인 내에 품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헤드램프가 조금 더 길어졌지만, 요소 자체는 그대로 품고 있다. 오래 보고 있어도 쉽게 질리지는 않을 법한 형태다.티볼리 에어는 공간 확보를 위해 휠베이스는 그대로 두고 C필러 뒷면을 잡아서 늘였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후면에서 디자인의 밸런스가 깨지기 마련인데, C필러 뒤로 측면에 유리를 추가하고 테일램프를 크게 만들어 측면을 크게 파고들도록 했다. 기왕이면 좀 더 후면을 잘 다듬어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공간 확보를 위해 테일게이트의 각도도 달라졌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실내는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그저 우직하게 센터페시아에 9인치 터치스크린을, 디지털 계기판을, 다소 둔중하게 생긴 기어 노브를 배치했을 뿐이다. 손으로 당기는 형태의 사이드 브레이크는 오랜만에 잡아보는 것 같다. 운전석에 앉아 아무리 높이를 낮춰봐도 보닛과 그 끝이 보일 정도로 엉덩이가 높은데, 이 모델이 소형 SUV다 보니 그대로 수긍하게 된다. 그래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능 선택 버튼들이 제법 깔끔하게 다듬어졌다.티볼리 에어인 만큼 제일 주목할 만한 공간이 바로 2열과 트렁크다. 2열이야 일반 티볼리와 거의 동일한 형태지만, 트렁크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 형태로도 720ℓ라는 넓은 공간이 확보되는데 2열 등받이를 접으면 1440ℓ까지 늘어난다. 등받이가 거의 평평하게 접히는 데다가 길이 최대 1879mm, 폭 1100mm의 공간이 생기니 소형 SUV 중에서는 차박 1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차박용품이 의외로 많다고? 큰 트렁크는 폼으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은 충분합니다주행 성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까 했지만,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기에 간단하게만 언급하고자 한다. 티볼리가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새로 탑재한 1.5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티볼리 에어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꽤 좋은 변속기이긴 하나, 아무래도 엔진과의 궁합이 100%는 아닌 것 같다. 젊은이들이 추구할 수 있는 스포티한 요소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일상적인 주행을 소화하기에는 충분하다. 스포츠카처럼 오른발에 힘을 주어 가속 페달을 짓이기지 않고, 그저 다른 자동차들과 보조를 맞추어 가속할 수 있는 정도, 그리고 도로에 새겨진 제한속도를 지킬 수 있는 정도 말이다. 이미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셈인데, 여기서 스포츠카를 원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 차는 실용적인 소형 SUV니 말이다.

달리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지만, 티볼리 에어는 달리기 위한 차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속도와 짜릿함을 못 얻는 대신 동급의 다른 자동차들이 쉽게 포기하고 마는 넓은 공간, 그리고 나만의 공간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다른 차들이 작은 트렁크에 차박용 장비들을 간신히 적재한 뒤 마트에서 산 고기와 식료품, 장작을 넣을 공간이 없어 힘들어 할 때, 티볼리 에어는 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를 보여줄 것이다.그래도 불만이 아직은 있다면, 고개를 들어 가격표를 보는 순간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 가격에 이만한 공간을 제공하는 자동차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공간과 가격이 주는 만족은 주행의 즐거움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다. 게다가 디자인은 꽤 봐줄 만하다. 티볼리 에어는 단순히 티볼리의 파생 모델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알고 훨씬 더 살려낸, 이 시대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는 SUV일지도 모른다.

SPECIFICATION _ SSANGYONG TIVOLI AIR길이×너비×높이  4480×1810×1645mm  |  휠베이스 2600mm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497cc  |  최고출력  163ps최대토크  ​​26.5kg·m  |  변속기  6단 자동  |  구동방식  FWD복합연비  ​​10.9km/ℓ  |  가격  ​​​2196만원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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