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올 뉴 렉스턴, ‘임영웅’의 SUV는 쌍용의 ‘영웅’이 되어야 한다.

  • 기사입력 2020.11.14 17:47
  • 최종수정 2021.06.28 13:21
  • 기자명 모터매거진

쌍용의 렉스턴이 돌아왔다. 성형수술의 결과는 꽤 성공적이다.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제법 들린다. 가수 ‘임영웅’을 전면 광고 모델로 내세운 렉스턴은 과연 쌍용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쌍용은 이 시장에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올 뉴 렉스턴을 마주보면 쌍용의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이러한 진심이 통한 것인지 지난 11일 기준 판매를 시작한지 약 한 달 만에 5,500여대가 계약됐다. 렉스턴이 속한 준대형 SUV의 주요 소비층은 안전, 공간, 레저 활용성에 초점을 두는데, 렉스턴은 이들을 정조준 했다. 

우선 올 뉴 렉스턴의 전면부 디자인의 변경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드디어 ‘티볼리 대자’의 오명을 벗을 수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덩치를 키우고 다이아몬드 형태로 변화했으며 가로로 이어진 4개의 LED 헤드램프와 함께 위풍당당한 모습을 연출한다. 안개등을 감싸는 프론트 범퍼의 디테일과 범퍼 하단의 가니쉬는 그 형태가 과하지 않아서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는다. 괜한 기교를 부리기 보다는 정공법을 택했다는 느낌이다. 측면의 디자인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휠하우스가 생각보다 작고 별 다른 장식이 없어서 껑충해 보이며, 기교가 적어서 단조로운 면이 있다. 대신 20인치 크롬 휠이 번쩍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면은 테일램프와 범퍼의 디자인이 변경됐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변경되고 방향 지시등은 범퍼로 내려갔다. 그리고 리어 범퍼에 듀얼 테일 파이프 가니시를 더하며 세련됨을 더했다. 

실내로 들어오면 크게 3가지 변경점이 눈에 띈다. 계기판은 과거의 아날로그 바늘 대신 디지털을 받아들였다. 전자식 기어로 변경되면서 센터 콘솔의 디자인도 변했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바뀌었다. 새로운 계기판은 그래픽이 제법 선명해서 한 눈에 보기 좋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3가지의 그래픽 모드를 제공하며, 네비게이션을 표시하거나 주행안전장치의 그래픽을 계기판에 띄울 수도 있다. 센터콘솔은 전자식 기어 덕에 수납공간을 더 확보함과 동시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까지 넣었다. 스티어링 휠은 바텀 플랫 디자인을 사용했으며 직경이 크면서도 두께가 얇다. 두께가 더 두꺼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가속 페달이 플로어 타입이 아닌 펜던트 방식이면서 고무 페달인 것은 차의 가격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1, 2열의 시트는 훌륭했다. 우선 1열의 시트 포지션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시트가 푹신하고 몸을 잘 감싸는 느낌이 들어 장거리 운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 키 183cm인 기자의 몸에 맞게 1열 시트를 조정하고 2열에 앉았을 때 레그룸에는 주먹 두 개가 들어가고도 한참 여유가 있었다. 시트의 느낌은 1열보다도 더 푹신한 듯했다. 그리고 최대 139도까지 넘어가는 리클라이닝 시트의 편안함이 인상적이었다. 트렁크 공간은 820L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977L까지 늘어난다. 차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풀 플랫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쉬울 것이다. 이런 소비자를 위해서 쌍용차는 추가적인 차박용 에어매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링 상태의 엔진음 유입은 거의 없는 편이다. 휠 하우스와 엔진 룸 등에 흡음재를 다수 사용하여 정숙성을 향상시켰다. NVH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이 느껴졌다. 렉스턴의 2.2 디젤 엔진은 202마력, 45.0kgf.m의 출력을 낸다. 공차 중량이 2.1톤에 가까운 차를 끌기에 버겁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전자식 8단 기어가 탑재된다. 기존 벤츠 7단 미션 대신 현대 파워텍의 변속기를 받아들였다. 다른 버튼식 혹은 다이얼식 기어를 사용하는 국내 브랜드와 달리 레버식 기어 형태를 선택했다.

차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가뿐하게 출발하는 것이 느껴졌다. 엔진은 활발히 움직이고 변속 시점은 제때에 맞춰 이뤄진다. 80km/h에서 120km/h 까지의 추월 가속을 몇 차례 시도했다. 높은 출력으로 빠르게 튀어 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실용 영역에서는 쓸 만한 성능이다. 어차피 이 차의 본래 목적은 달리기 위한 차가 아니다. 일정한 속도로 여유 있는 크루징을 할 때 장점이 극대화된다. 다만 필요에 따라 엑셀을 다소 깊게 밟으면 높은 회전수에서 들려오는 엔진음이 다소 방정 맞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 렉스턴의 공인 연비는 11.6km/L이다. 통행량이 거의 없는 시승 코스에선 트립 컴퓨터 기준으로 14km/L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 세팅은 상당히 부드럽다. 도로에서 요철을 만나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만큼 고속 안정성이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도로의 규정 속도 내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주행안전 보조 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의 신뢰도는 꽤 괜찮았다. 시승 코스의 조건 상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해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적어도 앞차와의 간격을 맞추거나 차선의 중앙을 놓치지 않는 솜씨는 좋았다.올 뉴 렉스턴은 목적에 맞게 만들어진 자동차다. 가족이 안전하며, 넓은 공간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3t의 견인 능력과 거대한 트렁크 용량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레저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곳곳에 조금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었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의 매력을 갖춘 자동차다. 40대 이상 남성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쌍용차는 올 뉴 렉스턴으로 회심의 한 방을 준비했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임영웅’을 내세운 쌍용의 SUV는 이제 SUV 전쟁터에서 영웅이 되어 쌍용을 살려야 한다. 내심 쌍용의 렉스턴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시장에서 멋지게 ‘한 방’ 해주기를 바란다. SPECIFICATION _ SSANGYOUNG ALL NEW REXTON길이×너비×높이  4850×1960×1825mm  |  휠베이스 2865mm엔진형식  I4 디젤  | 배기량  2157cc  |  최고출력  202ps최대토크  45.0kg·m  |  변속기  8단 자동구동방식  2WD/4WD  |  복합연비  11.6km/ℓ  |  가격  4975만원

글 │조현규 사진│쌍용자동차, 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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