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 BROTHERS, 메르세데스-벤츠 GLA & GLB

  • 기사입력 2020.11.14 10:38
  • 최종수정 2021.06.28 13:21
  • 기자명 모터매거진

타성바지보다 일가붙이라고 아버지는 같아도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가 세 꼭지별 SUV 집안에 들어왔다. 바로 GLA와 GLB다.  
GLA와 GLB는 같은 플랫폼에서 만들어진다. 플랫폼은 같지만, 생산지는 다르다. GLA의 고향은 독일 잉골슈타트 본사 공장이다. GLB는 멕시코 아과스칼리엔테스 공장에서 생산된다. 멕시코 공장은 A클래스 세단의 생산을 중단하고 GLB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쁘장한 GLA와 듬직한 GLB는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가 다른 이복형제인 셈이다.

GLB는 GLA보다 차체가 크다. GLA는 길이×너비×높이가 4440×1850×1615mm다. 휠베이스는 2730mm다. GLB는 4650×1835×1690mm다. 휠베이스는 2830mm다. GLB의 길이가 210mm 길고, 너비는 15mm 좁고, 높이는 75mm 높다. 특히 GLA보다 휠베이스가 100mm나 길다.이복형제지간에 덩치만 차이가 나는 게 아니다. 찬찬히 살펴보면 눈매도 콧대도 입 모양새도 사뭇 다르다. 사연을 모르고 보면 나잇살깨나 차이가 나는 사촌지간인 줄 알만하다. 나란히 서 있는 두 대의 SUV를 바라보며 든 생각이다.새로운 식구를 맞이한 메르세데스-벤츠 SUV 패밀리는 새 구성원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짧은 시간 근교에서 시승할 기회를 주었다. 먼저 GLA에 올라탔다.2세대 GLA는 좀 더 SUV다워졌다. 1세대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다. 이전 세대보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기 위해 앞뒤 오버행을 깎고 다듬어서 길이는 짧아졌지만, 너비가 45mm 넓어졌고 키는 110mm 자랐다. 휠베이스도 30mm 길어졌다.

2세대로 성장하면서 체구만 커진 게 아니라 생김새도 많이 바뀌었다. 앞 범퍼의 형상이 저돌적이다. 커다란 에어댐이 범퍼 양쪽에 뚫렸고 스키드 플레이트는 반짝이는 크롬으로 치장했다. 눈매도 매섭다. 부릅뜬 눈매 때문인지 A클래스 세단의 표정이 언뜻 보인다.측면의 캐릭터 라인도 A클래스가 연상된다. 다만 볼드한 숄더 라인이 강한 인상을 전하며 SUV임을 강조한다. 그린하우스가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상이어서 SUV 쿠페 같은 느낌이 풍긴다. 쿼터 글라스가 D필러 끝자락까지 이어져 밖에서 볼 때 실내공간이 커 보인다.AMG 라인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다 보니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 19인치 AMG 5 트윈 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 리어 디퓨저가 장착된다. 전반적으로 둥글게 볼륨감을 강조하며 굵은 선으로 역동성을 가미한 디자인이다.실내는 A클래스 세단의 디자인과 똑같다. 가로로 길게 뻗은 2개의 10.25인치 와이드 LCD 분할 화면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64가지 다양한 컬러로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 항공기의 제트 엔진을 형상화한 디자인의 공기 흡입구 등 디자인적인 요소는 별다른 게 없다.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MBUX 인공지능 보이스 컨트롤을 이용해 음성명령으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작동하거나 실내온도와 앰비언트 라이트 설정, 창문을 내리는 등 운전자별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 무선 충전기도 마련되었다. 안전을 위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시스템도 장점이다.

실내공간은 확실히 커졌다. 머리 위, 어깨, 팔꿈치 공간이 비교적 넉넉하다. 운전석 중심으로 레이아웃이 짜여 시각적으로 넓어 보인다. 30mm 길어진 휠베이스 덕에 뒷좌석의 무릎 공간도 비좁지 않다. 적재공간은 435ℓ, 뒷좌석까지 눕혔을 때 1420ℓ로 넉넉하다.GLA250 4매틱은 1991cc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6.7초에 주파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224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부드럽게 가속하고 필요에 따라 추월 가속 시 제법 빠른 반응을 보인다. 8단 자동변속기는 재빠르게 변속되고 엔진 회전수와 기어의 조합을 최적의 상태로 연결해준다. 연료 효율도 개선해 리터당 복합연비가 10.5km다. 가속, 감속에서 스트레스 없이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GLB는 한 체급 위의 SUV처럼 보인다. GLA가 스포티한 콤팩트 SUV에 가깝다면 GLB는 실용성을 겸비한 콤팩트 오프로더의 이미지가 묻어난다. 2015년 단종된 GLK의 각진 박스형 디자인이 연상된다. 둥글둥글한 GLA와는 이미지가 다르다. 선보다 면을 더 강조한 2박스 스타일로 정통적인 오프로더 SUV다운 형태미를 띠고 있다.전면부 디자인은 보닛 끝자락의 각을 반듯하게 세우고 수직으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세워 소형 SUV치곤 우람하고 듬직하게 보인다. 앞 범퍼의 커다란 에어댐이 강한 인상을 전달하고 네모난 형태의 헤드램프는 깜찍하다. 엉덩이가 볼록한 GLA와 달리 GLB는 바짝 달라붙어 납작하다. 이런 점도 2박스 형태 SUV의 특징을 더 잘 드러내고 있다. GLB 또한 AMG 라인으로 꾸며졌다. 19인치 AMG 5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 리어 디퓨저가 장착되어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한다.

운전석에 앉았다. 실내는 GLA와 똑같고 공간의 활용도가 매우 좋다. 2개의 10.25인치 와이드 모니터와MBUX 등 다른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스포티한 D 컷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고 아티코 인조가죽 시트, 카본 파이버로 군데군데 포인트 장식한 실내는 고급스럽다.1035mm의 넉넉한 헤드룸과 뒷좌석의 무릎 공간도 967mm나 되기에 앞·뒷좌석 모두 편안하다. 트렁크 공간은 565ℓ, 4:2:4로 접히는 2열을 폴딩 하면 1800ℓ로 늘어나 활용도가 크다. 특히 2열 시트를 눕히면 평평하고 반듯한 공간이 나온다. 후륜 현가장치가 트레일링 암 구조여서 이런 평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큰 짐을 싣기에도 편리하고, 요즘 유행하는 차박에도 유용한 공간이다. 향후에 7인승 모델도 추가될 전망이다.

멋스러움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GLB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GLB250 4매틱의 엔진룸은 새로운 M260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조합한 파워트레인을 품고 있다. GLA와 공유한다. 1991cc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과 변속기는 최고출력 22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6.9초에 시속 100km를 돌파한다. GLA보다 0.2초 뒤진다. GLB의 공차중량이 1720kg으로 1660kg인 GLA보다 60kg 무겁다. 무게 때문에 가속 성능도 불리하지만, 라이딩과 핸들링도 차이가 난다. GLA와 GLB 둘 다 랙앤피니언 스티어링 기어를 사용하고 앞은 맥퍼슨, 뒤는 트레일링 링크 타입의 서스펜션 구조다. 트레일링 링크 방식은 노면 충격과 소음이 차체로 많이 전해지는 단점이 있다. 롤링이나 요잉, 피칭 등 주행 중 차체 자세는 GLB가 더 출렁거린다. 몸놀림은 GLA가 좀 더 빠릿빠릿하다. 대신 GLB의 승차감은 한결 부드럽다. 둘 다 급제동 시에 노즈 다이브 현상과 급격한 헤어핀 코너링 시 언더스티어 현상이 약하게 일어난다.

GLB는 오프로드에서 유용한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가 기본사양이다. 오프로드 모드는 비포장도로에서 네 바퀴로 동력 전달을 배분하고 브레이크 시스템을 제어한다. 다운힐 속도 조절 시스템은 오프로드 언덕길을 내려올 때 운전자가 설정한 시속 2~18km 범위의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안전운전 보조 기능이 기본이다.GLA와 GLB는 소형 SUV 시장에서 텃세를 부리며 시장 골목을 주름잡던 토박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골목대장 노릇을 하며 시장통을 휘저을 것이다.글 | 이승용   사진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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