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의 2020년 중간 결산, 판매 회복은 정말인가?

  • 기사입력 2020.11.13 15:18
  • 최종수정 2021.06.28 13:20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국내에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주요 기업들이 3분기 경영살적을 발표한 데 이어 일본에서도 토요타와 혼다를 중심으로 종간 결산이 이루어졌다. 판매 회복이 이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는 K자형 회복세와 바이든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다.

 

자동차 회사들에게 있어 주력 시장을 묻는다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도 마찬가지이며, 일본의 토요타도 혼다도 예외는 아니다. 심지어 유럽의 브랜드들 그리고 프리미엄을 논하는 브랜드도 북미 시장의 중요성은 수도 없이 논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한 때 침체를 겪었던 미국 시장의 판매가 호조되어 자동차 제조사들의 실적 그리고 전망도 상향 조정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현대차의 경우만을 놓고 본다면, 2020년 3분기(7~9월) 글로벌 시장에서 99만 7,84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9.6% 감소한 수치이지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7조 5,758억원을 기록했다. 고부가모델 중심의 판매 확대가 이루어진 것이 컸는데, 미국 시장에서는 베뉴와 팰리세이드 등 SUV 중심의 판매가 확대되면서 이익이 나고 있다. 물론 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엔진 관련 충당금 마련을 위한 것이니 논외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토요타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4~9월 실적을 모은 중간 결산과 함께 10월~다음해 3월까지의 실적 예상을 같이 발표하는데, 토요타의 경우 4월에 발생한 위기를 넘기면서 최종적으로는 흑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 시장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에 기대 이익을 상향 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적자를 기록한 닛산과 마쯔다 역시 앞으로의 이익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실적이 회복된 것은 토요타 역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SUV 판매로 이익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토요타 RAV4와 렉서스의 SUV들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재고가 없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자 한다고. 이번 중간 발표에는 사장인 ‘도요다 아키오’가 직접 등장했는데, 2009년 취임 이후에 중간 발표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판매 증진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라고.
미국 소비자들은 진짜로 회복했는가?
미국은 올해 3월에 뉴욕 등 주요 주에서 도시 봉쇄가 실시되면서 딜러를 통한 대면 판매가 어려워졌고, 4~6월 판매 대수가 크게 감소했다. 이후 미국 내 상황이 점차적으로 안정되면서 판매 대수가 회복되었고, 7~9월 미국 내 신차 판매 대수는 2019년보다 9.5% 감소한 393만 대로 집계되었다. 독일의 시장 예측 조사 회사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9월만으로 한정했을 때 미국 내 신차 판매 대수가 2019년 9월을 상회한다고.
이러한 미국 시장의 회복에 대해 산업 전문가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억제되었던 수요가 폭발했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은 부유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판매 관련 공격적인 프로모션도 더해진다. 물론 딜러에 따라 조금씩 다른 조건을 제시하지만, 현대차의 경우 일부 모델에 84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기도 했다. 토요타 역시 캠리와 RAV4에 60개월 무이자 할부 그리고 첫 할부금 90일 유예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 내 판매 회복이 일부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경제는 V자 형태의 회복이 아니라 K자 형태의 회복을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 양상이 두 갈래로 나뉜다는 것으로, 간단히 말하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미국의 저소득층은 신차를 구입하기 보다는 렌터카 또는 중고차에 더 의존하며, 이에 따라 소형차의 판매는 부진하다고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코로나 19 감염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에서 바이든 정부로 정권 교체도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 시장의 회복을 완전히 장담하기는 어렵다. 만약 거시 경제가 회복한다 해도 미국 내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늘리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혼다의 경우 이 점을 반영해 기대 이익을 동결했다. 현대차 역시 2, 3차 유행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고 신흥 시장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 현대차 역시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을 출범하고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수소차 경쟁력을 활용해 미래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K자 형태의 회복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 어쩌면 또 다른 암운이 드리워질지도 모른다.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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