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ST & STREAM, BMW 330e

  • 기사입력 2020.11.12 09:27
  • 최종수정 2021.06.28 13:2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숫자는 같지만 성능은 그 이상이다. 빠르고 힘이 넘치면서도 오염이 덜하다. 운전의 재미? 빼놓는다면 섭섭하다.


숫자 뒤에 붙는 알파벳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감각이 달라질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전에 같은 브랜드의 SUV X3의 PHEV 모델을 운전하면서 느꼈던 감각이 세단에 거의 그대로 옮겨진 것 같다. 그래도 차이는 있다. SUV와 세단의 차이만큼 느껴지는 스포티 감각, 그리고 정숙성과 편안함이다. 조금 더 시끄럽다고? 재미를 추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적어도 편안함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실키식스와는 또 다른 재미

3시리즈의 외형이나 실내는 그동안 많이 봐왔던 것이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풀 체인지를 단행하면서 제일 눈에 띄는 곳이 헤드램프의 하단인데, 마치 야수가 가볍게 이빨을 드러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BMW의 상징과도 같은 키드니 그릴은 이전보다 더 커졌지만, 이 정도라면 마니아들에게도 허용 범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붉은 L자가 강렬하게 강조되는 테일램프는 본래 3시리즈가 가진 스포티를 강하게 살려주는 요소다.

직선과 각을 살리고 있는 실내는 꽤 단정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에어컨 조작 버튼들이 송풍구 아래쪽에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어서 그럴 것이다. 기어 노브 주변에 여러 가지 버튼이 늘어서 있는데, 난잡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시선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곳이라 그런가 보다. 3시리즈라고 하면 그동안은 뒷좌석이 어쩔 수 없이 불편했었지만, 신형은 앞 좌석도 뒷좌석도 성인이 앉기에 편안하다. 공간 구성을 꽤 잘 수행했다는 느낌이다.각설하고 이제 엔진을 살펴볼 차례다. 최고출력 184마력을 발휘하는 2.0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평상시에는 합산 출력 252마력을 발휘한다. 아마도 이 수치만 본다면 일반 가솔린 모델인 330i보다 낮다고 탄식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일상 주행 중에는 그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그보다 먼저 느껴지는 것이 전기모터의 부드러움으로, 토크가 꽤 있어서인지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강하게 차체를 밀어낸다.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어 있고 전기 모드로 주행한다면, 정말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PHEV의 목적도 거기에 있다. 집에서 충전할 수 있다면 출퇴근 시 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다녀서 배출가스와 연료비를 줄이며, 가솔린 엔진을 통해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장거리 주행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330e에서는 이런 실용성보다는 다른 것을 더 논하고 싶다. 바로 ‘스포츠카 못지 않은 운전의 즐거움과 출력’이다.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스포티와 서스펜션의 단단함은 스포츠 모드에서 그대로 돌출된다. 특히 일반 스포츠 모드가 아니라 ‘엑스트라부스트(XtraBoost)’를 추가한 모드를 꼭 사용해 보기 바란다. 그 순간엔 합산 출력이 252마력에서 292마력으로 훨씬 더 높아지며, 서스펜션도 일반 주행모드보다 좀 더 탄탄하게 조여진다. 이 순간만큼은 6기통 엔진을 탑재한 M340i가 부럽지 않다. 가속 시 반응도 훨씬 빠르다.

그래서 훨씬 재미있게 느껴진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조합이 이렇게까지 운전의 재미를 살려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빠른 가속과 함께 무게 배분도 좀 더 이상적으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스티어링을 잡은 손에 즐거움이 넘친다. 나중에야 제원표를 보고 안 사실이지만, 엑스트라부스트가 발동되면 가속하면서 3초 안에 차 한 대 정도의 간격을 벌릴 수 있다고 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5.9초만 소요되니 당연한 일이다.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흥분하여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줄수록 급격하게 줄어드는 연료다.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눈금이 더 빠르게 떨어지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열 좌석 아래에 대용량 배터리를 품으면서 연료 탱크가 트렁크로 밀려났는데, 용량이 40ℓ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 모델과 비교했을 때 20ℓ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장거리 주행 시에는 그만큼 더 주유소에 자주 들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된다.

집에서 제때 충전할 수만 있다면, 이만큼 친환경과 함께 운전의 재미를 주는 자동차도 없을 듯하다. 물론PHEV 전체로 따지면 슈퍼카도 존재하지만, 이 크기에 이 가격, 그리고 범용성까지 고려했을 때 나오는 결론이다. 개인적으로는 BMW가 가장 잘 만드는 것이 3시리즈라고 보고 있는데, 그 점은 PHEV가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아마도 소문으로만 도는 3시리즈 전기차가 등장한다면, 그때도 큰 만족이 오지 않을까 싶다.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은 언제나 살아 있을 것 같다. 그것이 3시리즈라면 말이다. 만약 집에 충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혹은 회사에서라도 충전이 가능하다면, 반드시 3시리즈의 PHEV를 구매하라고 권하고 싶다. 부드러운 회전과 힘을 주는 직렬 6기통 엔진이 그리울 수도 있겠지만, 전기모터가 엑스트라부스트를 밀어주는 순간 모든 감각이 달라질 것이다. 엔진의 점화와 모터의 전기 흐름이 만나는 순간, 마법은 시작된다.

SPECIFICATION_ BMW 330e길이×너비×높이  4710×1825×1435mm휠베이스 2851mm  |  엔진형식  I4 터보+전기모터, 가솔린배기량  1998cc  |  배기량 1998cc  |  최고출력  184ps최대토크  30.6kg·m  |  전기모터 출력  113ps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  |  복합연비  ​​​11.8km/ℓ가격  6460만원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