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 LISTEN! 꼭 들어야 할 배기음을 가진 슈퍼카

  • 기사입력 2020.10.31 16:02
  • 최종수정 2021.06.28 12:0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스포츠카나 슈퍼카 시승기에서 말하는 감성의 9할은 배기 사운드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유튜브에서 배기 사운드를 꼭 들어봐야 할 모델 10대를 뽑았다. 나열된 것이 순위는 아니다. 

DODGE VIPER ACR
아메리칸 머슬의 ‘끝판왕’이다. 머슬카는 직진만 가능하고 코너에서 약하다는 편견을 깨버린 녀석이다.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를 달고 금호타이어를 끼운 닷지 바이퍼 ACR은 뉘르부르크링에서 7분 12초 13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롱노즈 숏데크 타입에 보닛 안에는 트럭 엔진이 박혀 있다. V10 엔진은 배기량이 무려8.4ℓ다. 순수 자연흡기 엔진으로서 최고출력 645마력, 최대토크 82.7kg∙m의 어마어마한 파워를 생산하고 뒷바퀴를 굴린다. 변속기는 수동 6단이 달리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4초다. 바이퍼의 특징은 머플러 커터가 사이드 스커트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OHV 엔진 특성상 아이들링 시 엇박자 배기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이는 할리데이비슨을 연상케 한다. 스로틀이 열리면 묵직하면서 허스키한 배기 사운드를 토해낸다. 

PORSCHE CARRERA GT차를 정말 잘 만들지만 포르쉐의 배기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마스코트인 911이 6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사용해 특유의 건조한 사운드를 내는데 이를 포르쉐 노트라 부른다. 마니아들이 911의 충성심으로 즐길 뿐이지 실제로 들어보면 답답하다. 그렇다면 과연 포르쉐가 작정하고 V형 엔진으로 배기 사운드를 만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카레라 GT 사운드를 들어보면 된다.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포르쉐 하이퍼카 카레라 GT는 V10 엔진으로 최고출력 612마력, 최대토크 60.2kg∙m의 힘을 리어 액슬로 전달한다. 변속기는 수동 6단 유닛만이 들어가고 클러치가 워낙 무겁고 주행안정화장치가 달려있지 않아 실력과 재력을 갖춘 운전자들에게만 허락되었다. 배기 사운드는 소프라노처럼 높은 음을 들려준다. 멀리서 귀신이 울면서 다가오는 포스가 느껴진다.

MERCEDES-BENZ SLS 63 AMG BLACK SERIES한때 AMG가 배기 사운드로 주가를 올리던 시기가 있었다.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독일산 머슬카의 매력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 중에서 최고는 AMG SLS다. 걸윙 도어로 유명하지만 AMG 역사상 최초로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달아 막강한 파워를 똑똑하게 처리하기까지 했다. SLS에서 대장인 SLS 블랙시리즈는 와이드보디 키트와 에어로파츠로 공격적인 자세를 연출함과 동시에 최고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다. 노멀 SLS 보다 음량도 커지고 톤도 살짝 높아졌다. 큰 차이점은 백프레셔의 유무다. 블랙시리즈는 스로틀이 닫히면 박진감 넘치는 백프레셔를 터트린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AMG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SLS 블랙시리즈는 V8 6.3ℓ 엔진으로 최고출력 631마력, 최대토크 64.8kg∙m의 힘을 노면에 쏟아 냈다.

LEXUS LFA렉서스에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비슷한 가격표가 붙어 있던 모델이 있었다. 바로 렉서스의 첫 슈퍼카 LFA다. 렉서스가 이 차를 만드는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그 완성도가 높아 중고차가 된 지금도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FR 구조에 V10 4.8ℓ 엔진은 최고출력 553마력, 최대토크 48.9kg∙m의 힘을 생산한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7초, 최고시속은325km에 달한다. 이 차의 매력은 계기판부터 레이싱 게임의 그것처럼 꾸며져 있는데 배기 사운드 역시 레이싱 게임에서 듣던 그 사운드를 실제로 뿜어낸다. 이는 엔진을 야마하가 만들었는데, 야마하는 바이크도 잘 만들지만 악기도 만드는 회사다. 음색은 스피커를 찢어버릴 듯한 하이톤으로, 사운드가 얼마나 좋으면 애프터마켓 배기 시스템을 단 오너들이 없을 정도다.

LAMBORGHINI AVENTADOR SVJ출시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존재감 있다. 아벤타도르의 최종병기 SVJ는 전투기 같은 다이내믹한 익스테리어가 일품이다. 노멀 버전보다 훨씬 과감해진 에어로파츠와 멋진 리어 스포일러가 특징이다. 또한 트랙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던 과거의 람보르기니와 달리 한때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을 가지고도 있었다. V12 6.5ℓ 엔진은 터빈이나 컴프레서 도움 없이 최고출력 770마력, 최대토크 73.4kg∙m의 괴물 같은 힘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9초, 최고시속은 350km에 달한다. 배기 사운드는 람보르기니 전매특허인 포효하는 소리로 도로를 점령하기 충분하다. 페라리 12기통 음색 보다 더 두툼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배기 효율 때문인지 아벤타도르 S 보다 백프레셔 박력이 조금 떨어진다.

JAGUAR F-TYPE SVR재규어 F-타입은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매콤한 배기 사운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유는 6기통이든지 8기통이든지 과급기로 컴프레서를 사용하기에 터보차 보다 시원한 배기 사운드를 완성할 수 있었다. 6기통 모델부터 8기통 모델 모두 타봤는데 6기통 사운드도 기가 막히다. 웬만한 8기통 사운드 보다 웅장하고 거칠다. 하드코어 버전인 SVR은 좋은 뜻으로 소리가 더럽다. 진짜 더러운 배기 사운드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들려준다. 거친 것을 넘어 폭력적이다. 실제로 터널에서 SVR로 백프레셔를 고의적으로 만들어 봤는데 정말 폭탄 터지는 줄 알았다. 애프터마켓의 배기 시스템 보다 음량도 더 크고 자극적이다. 촉매가 다 붙어있는데 이 정도 소리를 내는 게 신기하다. F-타입 SVR은 V8 5.0ℓ 슈퍼차저 엔진으로 최고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파워를 만든다.  

MASERATI GRANTURISMO배기 사운드에 있어 마세라티 브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차에 관심 없는 이라도 마세라티 배기 사운드가 좋다는 것은 알 정도다. 실제 음악 전문가들과 함께 배기 사운드를 조율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이미지를 심어준 주인공은 그란투리스모다. 매끈하고 우아한 차체에 고급스러운 배기 사운드가 무엇인지 잘 들려준다. 참고로 지금 마세라티는 터보 엔진으로 넘어오면서 과거 명성에는 못 미치는 배기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아무쪼록 기자 생활을 하면서 수백 대의 시승차를 만났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차 중 하나다. 퍼포먼스가 뛰어나진 않지만 외관과 배기 사운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모델이다. 정말 세련된 배기 사운드는 중후한 중저음톤인데 한적한 주택가를 지나가도 그 누구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정도로 감동이다.

FERRARI F40페라리 F40은 출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였다. 보통 페라리하면 귀가 찢어질 듯한 하이톤 배기 사운드가 떠오른다. 페라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하이퍼카 F40은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페라리 사운드와 다르다.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환상적인 백프레셔 사운드를 들려준다. 최근에 많은 브랜드가 백프레셔를 고의적으로 세팅하고 있지만 페라리는 약 30년 전에 이미 백프레셔를 가지고 놀았다. 신기한 것은 터보 엔진임에도 배기사운드 음색이 꽤 하이톤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터빈을 달기 시작한F1 머신의 소리보다 시원하게 들리는 것 같다. 구조나 소재면에서 지금보다 뛰어날 수 없는데 아마도 배기가스 규제가 더 여유 있었기에 촉매의 밀도 차이로 이러한 배기 사운드를 뿜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AUDI Q7 V12 TDI디젤 엔진은 4기통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6기통만 돼도 부드럽고 정숙하다고 난리다. 가끔씩 8기통도 보인다. 자동차 마니아라도 잘 모를 것이다. 12기통 디젤 엔진을 들어봤는가? 아우디는 디젤 엔진으로 르망을 주름잡더니 12기통 디젤 엔진을 선보였었다. Q7에 들어간 V12 6.0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102.0kg∙m의 괴력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5초다. 이어폰으로 들어보면 알겠지만 디젤 엔진은 실린더가 12개더라도 배기 사운드가 근사하지 않다. 답답하고 먹먹한 소리다. 디젤 엔진은 구조상 4기통, 6기통, 그리고 8기통까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하튼 디젤 엔진은 배기 사운드에 절대 기대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이 기획에 Q7을 넣었다.

BMW E46 M3 CSL전 세계의 사나이들은 가슴 속에 M3 한 대쯤은 품고 있다. 만인의 드림카이며 스포츠 쿠페 장르의 왕이다. 그 동안 다양한 M3가 선보였는데 마니아들의 대다수는 E46 M3를 가장 M3답고, 가장 M3답게 생겼고, 가장 M3답게 달렸다고 평가한다. BMW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실키식스를 달고 있어야 진정한 M3라고. M3 스페셜 버전인 CSL은 직렬 6기통 3.0ℓ 엔진에 과급기 하나 달지 않고 최고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37.7kg∙m의 힘을 뒷바퀴로 굴린다. 변속기는 수동 기반의 6단 SMG.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8초다. 배기 사운드의 특징은 고회전 영역으로 갈수록 신경질적인 벌이 날아가는 소리처럼 들린다. 기어를 위나 아래로 바꿀 때는 금속 마찰음이 나는데 이 사운드가 심장을 뛰게 한다.

글 | 안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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