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GLE 450 4MATIC, 옵션을 채우고 돌아오다

  • 기사입력 2020.10.28 20:45
  • 최종수정 2021.06.28 15:53
  • 기자명 모터매거진

아쉬웠던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이 하나로 상품성은 올라갔다. 
작년에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 GLE450이 아쉬웠던 구성을 재정비하고 돌아왔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반자율주행 시스템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빠뜨리지 않았다. 때문에 올림픽대로에 갇힌 지금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고 하늘을 크게 볼 수 있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완성도가 높다. 비가 와도 차선을 잘도 인식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여태 타본 차 중에서 가장 크다.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해서 띄울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디젤이 아닌 가솔린 엔진이라서 그런지 정말 조용하다. 시동을 켰다고 인지하지 못할 만큼 조용하다. S클래스 수준의 정숙함을 자랑한다. 회전질감도 부드럽다. 저속으로 차를 움직일 때 느낌이 너무 좋다. 예전의 메르세데스처럼 초기 응답성이 답답하지도 않다. 가속 페달을 무자비하게 밟아도 터보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 큰 덩치를 이끄는 파워 유닛은 6기통 3.0ℓ 트윈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힘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5.7초다. 변속기는 9단 자동인데 변속 충격은 없고 변속 속도는 느긋하다. 일상주행에 딱 알맞은 출력이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두툼한 토크로 차체를 쉽게 움직인다. 고속에서도 힘이 달리지 않는다. 전혀 답답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전진한다. 고속안정감은 차체가 깔리는 느낌은 없지만 붕 뜨지는 않아 다행이다. 차고가 높은 SUV치고는 준수한 실력이다. 

이는 잘 세팅된 서스펜션 덕분이다. 플래그십 세단 부럽지 않은 승차감을 선사하는 하체가 고속에서는 롤링과 피칭을 허용하지 않는다. GLE450에는 에어매틱 패키지가 적용되었다. 여기에는 댐팽조절시스템(ADS)가 포함되어 노면 상황에 맞춰 댐핑압력을 최적화할 수 있다. 훌륭한 하체를 믿고 코너를 타 본다. 무겁고 무게중심도 높지만 그리 불안하지 않다.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라인을 벗어나는 범위가 크지 않다. 진입 속도만 적절하게 낮추면 깔끔한 선을 그릴 수 있다. 복합코너에서는 섀시의 강성이 느껴지는데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쪽으로 잘 넘긴다. 이 차로 와인딩을 타는 오너들은 없겠지만 훌륭한 운동성능을 지녔다. 

제동성능은 어떨까? 파워트레인과 섀시를 다루기에 충분하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은 적당히 묵직해 원하는 만큼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은 잘 잡았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또한 코너를 도는 와중에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라인 안쪽으로 말리지 않는다. 기본기가 탄탄하다. 

촬영장에 도착해 차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네이비 컬러가 차를 더욱 고급스럽게 만든다. 역시 SUV는 이 정도 덩치는 되어야 포스가 난다. 커다란 덩어리에 최신 메르세데스 디자인 언어를 입혔다. 예쁘다. 각을 살리던 이전 방식 대신 선 끝을 부드럽게 마감했다. 그리고 외모에서 콤플렉스는 없다. 시승차는 AMG 패키지가 적용되어 스포티한 분위기까지 흐른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형상은 최신형임을 알려주는 아이템이다. 그릴은 AMG 라인이라 삼각별 주변에 크롬핀과 다이아몬드 장식이 박혀 있다. 84개의 LED로 헤드램프는 마주 오는 차 운전자의 눈부심을 줄여주는 배려심까지 갖췄다. 

옆모습도 둔해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 점잖고 세련된 이미지다. 다만 휠은 20인치가 꽂혀 있는데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22인치는 달아줘야 더 어울릴 것 같다.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C필러 디자인인데 생각해보니 M클래스 시절부터 이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딱히 이 부분을 티 내면서 광고하지 않아 몰랐는데 나름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자리를 옮겨 뒷모습을 살펴보자. 우선 다부져 보인다. 테일램프를 날카롭게 빚고 그 사이를 크롬 장식이 다리를 놓는다. 머플러 커터는 리어 범퍼 하단에 깔끔하게 매립해놨다.   

비를 피해 안으로 들어간다. 완벽한 인테리어다. 흠 잡을 곳 하나 없다. 메르세데스 특유의 인테리어를 보여주면서도 GLE만의 개성은 남겨뒀다. 송풍구가 정말 많다. 12.3인치 패널 두 개를 합쳐 놓은 대형 디스플레이 양끝도 송풍구로 감쌌고 디스플레이 밑에도 4개의 송풍구가 있다. 원형이 아닌 사각형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칼럼 타입 기어레버는 이전 것과 다른데 너무 가늘어 탄성이 느껴지는 게 아쉽다. 스티어링 휠은 크기가 적당하고 두께도 두툼해 잡는 맛이 좋다. 시트는 쿠션감이 좋아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하지 않다. 사이드 볼스터도 어느 정도 튀어 나와 코너에서 운전자를 잡아준다. 2열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등받이 각도는 조절은 되지 않지만 도 적당히 누워 있어 착석감이 좋다. 

편의사양도 빵빵하다. 앞서 말한 반자율주행과 파노라마 선루프를 시작으로 교차로 기능이 적용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Active Brake Assist),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Active Lane Keeping Assist), 하차 경고 어시스트, 그리고 프리-세이프 플러스(PRE-SAFE PLUS) 등이 포함된다. 오디오 시스템은 부메스터인데 중저음이 묵직하고 고음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실력을 가졌다. 구성에서 아쉬움은 소프트 클로징이 빠졌다는 것 하나다. 여하튼 이전보다 차 값에 걸맞은 구성이라 소비자들이 환영할 것이다. 문제였던 옵션만 채우니 상품성이 월등히 향상되었다. 원래 차 자체는 좋았다. 독일차답게 기본에 충실하다. 아마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연비일 것이다. 가솔린이라 정숙하고 주행질감이 깔끔한데 생각보다 연비가 나쁘지 않다. 튀는 개성은 없지만 단점이 없는 게 장점인 GLE450이었다.

SPECIFICATION _ MERCEDES-BENZ GLE 450 4MATIC
길이×너비×높이  4930×2020×1780mm  |  휠베이스  2995mm  |  엔진형식  ​​I6 터보, 가솔린
배기량 ​​​2999cc  |  최고출력  ​​367ps  |  최대토크  51.0kg·m  |  변속기  ​​​9단 자동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8.7km/ℓ  |  가격  ​​​​​​1억1640만원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