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급 스포츠 세단, 아우디 S6

  • 기사입력 2020.10.23 15:53
  • 최종수정 2021.06.28 15:4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시선을 잡아 끄는 잘 생긴 외모에 잘 달리기까지 한다. 그리고 주유소를 자주 찾을 필요도 없다. 이것저것 따지면 이만한 녀석이 없다.


BMW에 M, 메르세데스에 AMG가 있다면 아우디에는 RS가 있다. 초고성능 디비전으로 아우디에서 가장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폭발력이 부담스러운 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공도에서600마력이 넘는 출력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적당히 빠르면서 적당히 편한 차를 원한다. 참 ‘적당히’라는 게 어렵다. 자칫 잘못하면 어중간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여하튼 스포츠와 컴포트 이 농도를 딱 반반 섞어 놓은 것이 바로 아우디 S 디비전이다. 아우디가 좋은 포지션으로 완성해 놨을지 혹은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을 내놨을 지가 궁금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아우디를 타봤지만 S모델은 경험하지 못했다. 소환된 녀석은 S6다. 디젤 엔진이지만 S배지를 허락한 모델이다. 빨리 타고 싶다.

사이드미러를 제외한 크롬을 모두 죽여 버린 블랙 S6다. 이것만으로도 포스가 느껴진다. 훨씬 젊고 스포티해 보인다. 사이드미러는 고성능 아우디의 전통을 따라 무광 크롬으로 마무리했다. 에어로파츠가 노멀 버전 보다 공격적이다. 패밀리 세단이 아닌 스포츠 세단이다. 헤드램프는 HD 매트릭스 LED다. 테일램프 역시 LED인데 보통의 것보다 훨씬 밝다. 시동을 켜고 끌 때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방향지시등이 시퀀셜 타입이다. 그래서인지 시승 내내 깜박이를 켜고 계속 끼어들고 싶었다.

휠은 무려 21인치가 달려 있다. 19인치만 해도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세단에 21인치가 달리는 시대가 왔다. 커다란 크기로 옆태가 위풍당당하다. 휠로 시선이 쏠려 긴 프런트 오버행이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255/35 사이즈 타이어가 끼워져 있고 스퀘어 세팅이다. 고성능 모델답게 브레이크 캘리퍼도 건장한 성인 남성 팔뚝만하다. 보기만 해도 제동 성능에 믿음이 간다. 외관의 아쉬움은 후면에 있다. 바로 가짜 머플러 커터다. 아무리 디젤이라지만 이해할 수 없다. 세차할 때 편하긴 하겠다.

소프트 클로징 기능이 들어간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온다. 도어에서 땅을 비추는 S6 모델명이 정말 선명하다. 여태 본 차 중에서 이런 선명함은 없었다. 역시 아우디는 램프의 요정이다. 앰비언트 라이트로도 그날의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일반형과 톤만 달리 했지만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여하튼 달리고 싶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바텀 플랫 타입 스티어링 휠은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그립감이 훌륭하다.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가 대시보드 가장자리에 빼꼼 하고 있는 트위터는 고급스러움을 책임진다. 최고급 발코나 가죽으로 감싼 시트는 쿠션감이 좋고 사이드 볼스터도 있어 코너에서 운전자를 잘 잡아준다. 2열 공간도 만족스럽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 있고 등받이 각도도 살짝 누워있어 장거리에도 끄떡없다. 트렁크 공간은 라이벌 모델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백 2개는 대각선으로 무난하게 들어간다.

1억이라는 가격표가 붙어있는 만큼 옵션이 가득 담겨있다. 없어서는 안 될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무선 충전부터 시작해 초음파 센서로 편리한 주차를 도와주는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및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와 주행 차선을 지켜주는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달렸다. 또한 주행 중 사각지대나 후방에 차가 다가오면 사이드미러를 통해 경고 신호를 보내는 사이드 어시스트도 있다.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운전자의 스마트폰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우디 커넥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차량 제어, 긴급통화/긴급출동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제공한다. 공기질에 예민해진 요즘에 딱 맞는 아이템도 있다. 차량 외부 및 내부의 공기 퀄리티를 측정해 공기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프리미엄 에어 패키지가 탑재되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어준다.

후드 안에는 V6 3.0ℓ 디젤 엔진이 달려 있다. 터빈은 두 발이다.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파워를 생산한다. ZF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를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0초이며 최고시속은 250km에 봉인되어 있다. 연비는 11.4km/ℓ(도심 : 10.3km/ℓ, 고속 : 13.3km/ℓ)으로 성능에 비해 알뜰살뜰하다. 시동을 켜도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캐빈룸으로 유입되지 않는다. 마음에 든다. 사운드 제너레이터도 달려 으르렁거리기까지 한다. 본격적으로 달려보자.

펀치력이 매콤하다. 두툼한 토크로 차체를 가뿐하게 이끈다. 가속력에 아쉬움은 전혀 없다. 원하는 만큼 달릴 수 있고 꽤나 달린다는 녀석들도 쉽게 추월할 수 있다. 디젤 엔진임에도 회전 질감이 부드러워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에서도 힘이 부치지 않는다. 스피드미터를 꺾을 기세다. 변속기는 번개 같은 변속 속도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저속에서 울컥거리지 않고 변속 충격이 없어 불만이 없다. 다운 시프트에 조금만 더 적극적이면 운전자의 흥이 돋을 것이다. 여기에 맞춰 고속 안정감도 준수하다. 바닥에 밀착되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붕 뜨지 않아 마음 놓고 가속 페달을 더 밟을 수 있다. 서스펜션 세팅이 탁월하다. 저속으로 느긋하게 움직일 때는 하체가 단단하지 않다. 허나 속도가 올라가거나 일부러 거동을 흐트러트릴라 치면 앞뒤, 좌우 균형을 잘 잡는다. S6에는 전자식 가변 댐퍼가 꽂혀 있어 상황에 맞게 감쇄력이 조절되기 때문이다. S배지가 달렸으니 코너링 실력도 봐야겠다. 코너링 성향은 언더스티어지만 라인을 벗어나는 범위가 크지 않다. 진입 속도만 적절하게 맞추면 아름다운 라인을 그릴 수 있다. 복합 코너에 들어가도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온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쪽으로 쉽게 던진다. 게다가 실제로 앞이 무겁지만 체감되진 않는다. 스티어링 피드백은 빠릿빠릿하진 않지만 솔직하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출력과 섀시를 다루기에 충분하다. 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을 잘 억제했다. 트랙에서는 모르겠지만 공도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지치지 않는다. 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안으로 말리지 않아 다행이다. 페달의 답력도 장르에 알맞다.정말 마음에 드는 차다. 여태 타본 아우디 중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다. 더 빠르고 더 멋있는 아우디도 타봤지만 현실을 감안하면 S6가 최고다. 디젤이지만 디젤스럽지 않은 주행감에 디젤의 연료효율의 이점은 가져왔다. 촬영할 당시 비가 왔었는데 트랙션을 잃지 않고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주는 콰트로 시스템은 국내 환경에 매력적이다. 단점이라고는 가격뿐이다. 1억원의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다. 1억짜리 차처럼 달리고 고급스럽지만 이 좋은 걸 우리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SPECIFICATION _ AUDI S6길이×너비×높이  4955×1885×1450mm휠베이스  2928mm  |  엔진형식  ​​V6 터보, 디젤배기량 ​​​2967cc  |  최고출력  ​​350ps최대토크  71.4kg·m  |  변속기  8단 자동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11.4km/ℓ가격  ​​​​​​1억800만원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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