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싼타페

  • 기사입력 2018.05.11 15:32
  • 기자명 모터매거진

UX(User Experience) REPORT

신형 싼타페가 출시되자마자 자신의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18년 동안 오만 가지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4세대로 진화하며 세그먼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종자 개량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올해 가장 주목할만한 SUV임이 틀림없다.

글 | 이승용

사진 | 최재혁

지난 2000년 출시된 1세대 싼타페(프로젝트명 SM)는 퓨전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본래 모터쇼에 출시한 컨셉트카였다. 북미시장에서 SUV 선풍이 일어나자 시장에 출시하기로 급하게 결정되면서 컨셉트카 디자인에서 큰 변화 없이 양산 차로 생산됐다.

그 당시 잔 고장 등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세계 시장엔 이미 토요타 라브4나 혼다 CR-V 등 쟁쟁한 경쟁자가 득실거렸기에 북미시장에서 싼타페의 성공은 반신반의였다. 18년이 지난 지금 4세대로 진화해오면서 싼타페는 세계 무대에서 누적판매 430만대를 기록하는 신화를 세웠다.

국내 시장에서만 누적판매 100만대를 달성했다. 싼타페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소비자들의 지적과 애정 어린 격려 덕분이다.

4세대 싼타페(프로젝트명 TM)는 사용자 경험(UX)이란 명제를 내세웠다. 고객의 입장에서 중형 SUV를 구매하는 이유와 사용하는 방식을 운전자뿐만 아니라 탑승자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연구 조사해 중형 SUV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가겠다는 의미다.

싼타페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선행 연구를 통해 더욱 편안하고 안전하고 활용도 높은 중형 SUV로 재탄생했다. 연구원들과 엔지니어들, 디자이너들의 협업이 잘 이루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여했다.

DESIGN ✪✪✪✪

신형 싼타페는 현대차 SUV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다. 진보적이고 웅장한 디자인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중형 SUV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전하려 했다. 3세대(DM)의 이미지와 전혀 딴판이다. 캐스케이딩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만 빼고 앞모습을 전부 뜯어고쳤다.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 크게 제작했다. 헤드램프가 둘로 나뉜 컴포지트 라이트로 현대적 감각과 진보한 첨단기술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위쪽엔 LED 주간주행등을 배치했고 범퍼에 LED 헤드램프를 장착했다. 코나에서 처음 선보인 디자인 언어다.

현대차 SUV의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째려보는 듯하기도 하고 심드렁한 표정인 것 같기도 하다. 펑퍼짐한 뒤태는 안정감 있는 모양새다. 앞쪽과 같이 리어램프도 둘로 나누었다. 브레이크등과 포지셔닝 램프는 위에 방향 지시등과 후진 경고등은 범퍼에 장착했다.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으로 공기저항계수가 0.337(Cd)에 불과하다. A필러의 두께를 줄여 스크린 글라스의 크기를 키웠고 벨트 라인을 낮춰 창문의 높이를 늘렸다.

3열의 쿼터 글라스의 면적을 키웠다. 이로 인해 그린하우스의 전체 크기가 커져 실내 공간이 커 보이고 안에서 밖을 바라보기 편해졌다. 사용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디자인에 가미되었다.

개인적으로 바람개비처럼 생긴 알로이휠 디자인은 무척 거슬린다. 더 나은 선택이 분명 있었을 텐데 말이다. 휠 타이어 인치 업이 아니더라도 멋을 위해서라도 교체하는 게 나을 것 같다.

SPACE ✪✪✪✪✪

인테리어의 디자인과 소재, 공간은 매우 만족스럽다. 옆구리를 잡아주는 버킷 시트 형상의 디자인이 맘에 든다. 허리와 어깨, 머리를 받쳐주는 쿠션이 편안한 운전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몸을 잘 지탱해주고, 스마트 열선 시스템이 장착되었다.

시트는 고급스러운 퀼팅 디자인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수평으로 놓인 플로팅 디자인의 대시보드는 넓은 실내를 강조한다. 고급스러운 촉감의 인조가죽으로 대시보드와 센터패널, 콘솔박스를 감쌌고 손이 닿는 곳은 가죽 안쪽에 얇은 쿠션을 덧대어 폭신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준다.

플라스틱 소재들도 표면에 부드러운 고무 소재를 발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 길이가 70mm 길어졌고 휠베이스가 65mm 늘어났으며 너비가 10mm 넓어졌다. 덩달아 실내공간도 넓어졌다. 1열 시트의 레그룸이 42mm, 2열은 38mm 넓어졌다.

2열 시트를 버튼으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기능을 채택해 2열에 앉은 승객이 오르내리기 편하다. 트렁크 공간도 625ℓ로 이전보다 40ℓ 커졌다. 3열 시트를 사용할 경우 130ℓ의 적재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7인치 컬러 LCD 모니터가 장착된 디지털 버추얼 클러스터는 원형의 속도계를 가운데 두고 왼쪽은 태코미터, 오른쪽은 주유계와 오일온도 게이지를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요즘은 블랙박스 사용으로 인한 배터리 방전 사고가 잦다.

배터리 상태를 클러스터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어 편리하다. 실내 공기의 질을 고려해 통풍구에 미세먼지와 냄새를 탈취해주는 마이크로 에어필터를 장착했다. 구석구석에 운전자와 승객을 배려한 아이디어가 담긴 인테리어다.

PERFORMANCE ✪✪✪

2.0ℓ 디젤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뤄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동력을 생산한다. 저속구간에서 터보랙이 뒷덜미를 잡는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km까지 대략 11초 정도 걸린다. 가속 성능은 조금 아쉽다.

대신 변속이 빠르고 충격이 없어 스트레스가 적다.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었다. 핸들링은 차체 크기를 고려하면 제법이다. 서스펜션의 세팅이 매우 부드럽고 탄력 있다.

요철을 넘을 때 충격을 빠르게 지워준다.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롤링이 조금 있지만, 급선회 시 꽁무니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다. 라이딩과 핸들링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SAFETY ✪✪✪✪

뼈대를 강화했다. 고강성 차체 구조로 인장강도를 14.3% 향상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전방 충돌 경고(FCW),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이탈 경고(LDW),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지능형 주행안전기술(ADAS)를 기본 적용했다. 어지간한 중형차나 수입차보다 안전장치의 구성이 낫다.

CAUTION ✪✪✪✪✪

안전 하차 보조(SEA, Safe Exit Assist)

뒷좌석의 승객이 내릴 때 뒤쪽에서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후측방 레이더가 감지해 계기판에 주의 메시지를 띄우고 경고음을 울려 주위를 환기시켜준다. 동시에 하차하지 못하도록 뒷문을 잠그는 안전장치다. 차일드 록 버튼을 운전석 도어 암레스트에 장착해 손쉽게 작동할 수 있게 했다.

후석 승객 알림(ROA, Rear Occupant Alert)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을 때 초음파센서로 뒷좌석을 감지해 아이나 반려동물 등이 남아있는지 휴대폰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해주는 기능이다. 실수로 아이나 반려동물을 차내에 방치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싼타페가 오랫동안 고객들의 선택을 받으며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내적인 변화였던지 외적인 강요였던지 간에 현대차가 그동안의 불만스러웠던 조각들을 고치고 가다듬어 조율해왔기 때문이다. 차별받으면 반감을 사는 게 당연하다. 자동차업체는 자동차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빈칸을 채우는 일을 등한시하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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