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TECH FLAGSHIP. BMW 745Le VS MERCEDES-BENZ S

  • 기사입력 2020.10.08 19:15
  • 최종수정 2021.06.28 15:43
  • 기자명 모터매거진

용호상박. 세기의 라이벌 BMW와 메르세데스의 기함이 모였다.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과정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무장한 녀석들로 소환했다.  

글 | 안진욱 

#EXTERIOR

독일산 기함 두 대가 서 있다. 존재감이 상당하다. 먼저 S클래스를 살펴보자. 신형 디자인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지만 개인적으로 지금 S클래스가 더 끌린다. 클래식하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출시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전혀 식상하지 않을 만큼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다. 

시승차는 AMG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은 모델이다. 때문에 더 점잖아 보인다. 프런트 범퍼는 마이바흐의 것과 비슷하게 생겼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플래그십에 어울리게끔 크다. 주간주행등은 세 개의 줄로 표현한다. 무엇보다 보닛에 세워진 삼각별이 이 차의 하이라이트다. 측면 라인은 우아하다. 프런트 오버행은 짧고 리어 오버행은 길어 프로포션이 좋다. 

휠은 후기형에서 달리기 시작했는데 디자인이 차체 디자인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애프터마켓에서 구한 휠 같다. 뒷모습은 중앙으로 수렴하는 형상이고 테일램프와 머플러 커터 등을 잘 정리정돈 해놨다. 이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기에 충전구가 리어 범퍼에 마련되어 있다. 

이제 7시리즈를 감상하자. 확실히 S클래스보다 스포티한 분위기가 흐른다. S클래스와 마찬가지로 M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더 다이내믹해 보인다. 사람의 눈이 간사한 게 이렇게 커져버린 키드니 그릴이 어느새 적응되어 버렸다. 그릴에는 가변 셔터가 달려 필요 시에 열고 닫힌다. 

L자 주간주행등을 품은 헤드램프는 레이저로 세상을 밝힌다. 자리를 옮겨 옆모습을 바라본다. BMW 전매특허인 짧은 프런트 오버행을 가졌고 앞쪽 펜더에 위치한 크롬 가니시가 뒤쪽 도어까지 이어져 차가 더 길고 낮아 보인다. 

휠은 20인치로 차체 크기와 디자인에 잘 어우러진다. 매끈한 루프 라인이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진다. 엉덩이가 빵빵하다. 테일램프는 얇고 길게 뽑아 이를 더 부각시킨다. 두 대 모두 각각의 개성이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하면 S클래스를, 스포티하고 희소성을 중시하면 7시리즈를 선택하면 되겠다.

#INTERIOR

실내는 7시리즈 먼저 보자.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BMW 패밀리룩을 가지고 있다. 운전자를 향해 있는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에 최고급 가죽으로 도배를 해놨다. 손과 눈이 닿는 어느 곳도 놓치지 않았다. 시트에 퀼팅 스티치를 넣어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적당하고 두툼해 잡는 맛이 좋다. 
게다가 S클래스에는 없는 말뚝 기어노브가 있어 크루징 시 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타더라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남아돈다. 1열 조수석을 앞으로 완전히 밀어버리고 누울 수도 있다. 기함이 갖춰야 할 덕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7시리즈에서 내려 S클래스로 옮겨 탄다. 기분이 좋아지는 인테리어다. 최고급 호텔에 온 것 같다. 보고 또 봐도 멋있다. 클래식하면서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준다. 가죽의 느낌도 좋고 스티어링 휠 상단과 하단을 감싼 우드의 감촉도 훌륭하다. 시트는 소파처럼 편안해 장거리 주행에도 몸이 괴롭지 않다. 뒷좌석 역시 공간도 넉넉하고 착석감도 으뜸이다. 특히 헤드레스트에 붙어 있는 쿠션은 메르세데스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다.

글 | 유일한 

#PERFORMANCE

먼저 BMW 745e를 느껴볼 차례다. 740e는 2.0ℓ 4기통 엔진과 짝을 이루었는데, 745e가 되면서 3.0ℓ 직렬 6기통 엔진을 도입했다. BMW 특유의 ‘실키 식스’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 변화가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전기 모터는 8단 자동변속기에 통합되어 있으며 동력에 개입해 연료를 절약하는 것과 동시에 제동 시 에너지 회수를 담당하는 발전기 역할도 겸한다. 배터리가 뒷좌석에, 연료탱크가 뒤 차축에 있어 그만큼 트렁크 용량의 희생이 있다. 

발진은 꽤 부드러운 편이다. 모터 모드는 물론 엔진을 이용해 발진할 때도 꽤 매끄럽게, 그리고 빠르게 발진한다.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에 동력이 변환되는 과정에서도 이제 충격이나 위화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굳이 위화감을 찾고자 한다면 못 찾을 바 아니나,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은 운전 말고 대형 세단에 걸맞게 여유를 가지고 편안함을 추구할 때 위화감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꽤 조용하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퇴근 거리가 약 30km 정도라고 하는데, 만약 집 또는 직장에서 배터리를 충전해 둘 수만 있다면, 그리고 주행 속도에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모터만으로 다닐 수 있다. 전기모터가 시속 110km까지 감당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루한 것은 싫다고? 만약 스티어링을 직접 잡는다면 지루함은 그냥 날아가 버릴 것이다. 직렬 6기통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또 다른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S560e는 엔진 구성부터 다르다. 벤츠 내에도 새로 제작한 직렬 6기통 엔진이 있지만, PHEV 버전에서는 굳이 V6 엔진을 선택했다. 아마도 엔진의 길이를 최대한 짧게 만들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3세대 하이브리드 변속기는 벤츠가 자체 개발한 9단 자동변속기에 보쉬에서 개발한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모터 안에 분리형 클러치와 비틀림에 대항하는 댐퍼, 토크 컨버터 락업 클러치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벤츠의 토크 컨버터는 이전부터 부드러운 것으로 호평을 받아왔는데, S560e에서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한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오갈 때 발생하는 위화감이 이곳에서 모두 상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친 주행 중에도 충격 또는 위화감을 찾을 수 없다. 그야말로 비단길을 걷는 것 같은 부드러움을 제공하고, 특히 고속도로 주행에 특화된 안정감을 보여준다. S클래스라는 이름은 역시 아무에게나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보다. 단지 아쉬운 것은 효율과 구조다. 동일한 거리를 비슷한 패턴으로 달려봐도 연료가 줄어드는 것이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느껴진다. 스펙상으로는 745Le보다 배터리 용량에서 앞서고 있는데도, 체감상 효율은 그다지 좋지 않다. 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는 주행거리도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다. S클래스에 어울리는 부드러움을 실현하기 위해 효율 면에서 약간 손해를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말이다.  

VIP를 위한 뒷좌석

7시리즈의 뒷좌석은 예전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다. 이전에 시승할 때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잠시 뒷좌석에서 쉬려고 했는데, 동료 기자가 운전석에서 차체를 너무 흔들어대는 바람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멀미까지 나려고 한 적도 있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이 바로 이 뒷좌석인데, 이전보다는 훨씬 편해졌고 이제는 휴식도 제법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게다가 PHEV인 만큼 배터리가 허락한다면 조용히 이동할 수 있다.

S클래스의 뒷좌석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7시리즈도 이제 제법 따라잡았지만, 아직까지는 S클래스의 뒷좌석이 조금 더 편안하다. 똑같은 도로를 같은 사람이 운전해도 느껴지는 편안함의 차이가 다르다. 정자세로 앉아있을 때는 그 차이가 크게 다가오지 않겠지만, 휴식을 위해 좌석을 눕히고 발을 뻗는 순간부터 차이가 크게 난다. 한 가지 거슬리는 것은 통풍시트를 최대로 가동했을 때 귀에 울리는 소리뿐이다.

SPECIFICATIONBMW 745Le 길이×너비×높이  ​5260×1900×1480mm  |  휠베이스 3210mm  |  엔진형식  I6 터보, 가솔린 배기량 2998cc  |  최고출력  286ps  |  최대토크  45.9kg·m  |  전기모터 출력  113ps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  |  복합연비  10.0km/ℓ  |  가격  ​​​1억6240만원 SPECIFICATIONMERCEDES-BENZ S 560e 길이×너비×높이  5260×1900×1495mm  |  휠베이스 3165mm  |  엔진형식  V6 터보, 가솔린 배기량 2996cc  |  최고출력  367ps  |  최대토크  51.0kg·m  |  전기모터 출력  122ps 변속기  9단 자동  |  구동방식  RWD  |  복합연비  10.1km/ℓ  |  가격  ​​​1억9940만원

글 | 안진욱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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