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550d x드라이브
2018-05-03 15:36

POWERED BY SUPER DIESEL



직렬 6기통에 터빈 4개를 더했다. 2개를 달아 운전자를 흥분시키는 경우는 많이 접했다. 거기에 2개를 더 다니, 이것은 신세계다. 나만 알고 싶은 신세계.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국내 자동차 시장에 수입차 점유율을 올린 1등 공신은 바로 유럽산 디젤 세단이다. 디젤 연료는 SUV나 트럭에만 어울리는 줄 알았던 우리에게 이런 장르는 나름 파격적이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근사한 외관과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두툼한 토크와 알뜰살뜰한 연비를 보여주는 파워트레인에 매료되었다.

반면 소음과 진동은 세단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고속도로에서 지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디젤 엔진을 조롱하기도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소음과 진동이 휘발유 모델 수준이며 고속으로 가더라도 팔팔한 녀석이라면 그 누구도 반기를 들지 않겠지.

그래서 데리고 왔다. BMW 5시리즈 디젤이다. 520d가 아니고 530d 또한 아니다. M550d다. 앞서 말한 디젤차의 3가지 약점이 고스란히 보이는지 짚어보자. 시동을 걸고 밖으로 나와도 달달거리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측정기를 들이대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하주차장에서도 내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 정도면 외부 소음은 잘 억제되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거기에 실내로 들어가면 고요하다. 이전 F10 모델보다 방음에 많이 신경 썼기에, 거슬리는 소리를 실내에서 들을 수 없다. 게다가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은 온 신경을 손끝과 엉덩이에 집중시키지 않는 이상 느끼기 힘들다.



일단 두 가지 항목은 이정도면 합격점을 줄 수 있겠다. 이제 마지막 고속영역에서 소극적으로 변하는지 확인하러 달려보자. 3.0ℓ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에 터빈을 무려 4개나 달았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는 77.6kg·m의 힘을 네바퀴로 전달한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변속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4초로 거의 M3 수준이다.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로켓처럼 튀어나간다. 더구나 엔진 리스폰스가 정말 빨라 가속과 제동을 번갈아 가더라도 리듬이 끊어지지 않는다.

정말 도로 위의 차들을 모조리 제칠 수 있는 펀치력이다. 인상적인 것은 2000~3000rpm 구간에 최대토크가 쏟아지지만 그 이후의 후반 영역에서도 토크가 시들지 않는다. 정말 눈 깜짝할 새 스피드미터는 200 이상을 가리킨다.

보통의 디젤 엔진은 고회전으로 돌릴 수 없어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그리 신나지 않지만 이 녀석은 5500rpm에서 퓨얼컷이 걸리는 만큼 손가락의 재미까지도 얻을 수 있다.

이 재미를 더욱 극대화시켜주는 변속기의 변속 속도도 마음에 든다. 앞뒤 기어로 빠르고 부드럽게 잘 옮긴다. 거기에 다운 시프트에 적극적이어서 운전자를 쉽게 흥분시킨다.



고속도로에서 누가 디젤차가 기를 못 쓴다고 했던가. 다른 디젤 모델은 모르겠고, M550d에게 덤볐다가는 얼차려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또한 운전자가 마음껏 달릴 수 있을 만큼 고속안정감도 탁월하다.

왼손은 스티어링 휠에 오른손은 기어노브에 올려놓고 바워스 앤 윌킨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감상하며 달리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을 많이 조타할 필요도 없다. 따분해졌다면 다시 달리면 된다.

가속하며 차선을 옮긴다. 차선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M550d에는 리어 액슬이 움직이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Integral Active Steering)이 달려 있다.

고속에서는 프런트 액슬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시속 60km 이하 저속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최대 5°까지 움직인다. 때문에 시승차를 처음 받았을 때 스티어링 휠을 요리조리 휘저어보다, 난생 처음 느낀 움직임을 경험했다.

지그재그하면서 전진해도 좌우롤링이 없고 차체와 서스펜션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든다. 차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모르고 타면 이상하겠지만 알고 타면 최고의 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이 짧아져 3시리즈처럼 돌 수 있고 고속에서는 7시리즈처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체급을 넘나들 수 있는 아이템인 것이다.

이런 영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코너에 들어가 본다. 시승차에는 여전히 윈터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대시한다. 타이어 그립이 못 받쳐줘서 그렇지, 차체가 가볍게 느껴져 운전자가 부담 없이 코너를 공략할 수 있다.

그리 가벼운 몸무게가 아니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중량은 실제보다 훨씬 덜하다. 살짝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만 진입속도만 잘 맞춘다면 얼마든지 예쁜 라인을 그릴 수 있다.

또한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가속페달을 일찍 밟아 재빨리 코너를 탈출할 수 있다. 주행안정화장치의 개입도 세련되고 밸런스가 좋아 경고등이 깜빡거리며 가속페달이 먹통이 되는 경우는 볼 수 없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출력을 채찍질하기에 충분하다. 운전자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차를 세울 수 있다. 브레이크스티어나 노즈다이브 현상을 잘 억제 해 놓은 것도 마음에 든다.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더라도 페이드 현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힘이 풀리지 않는다.

코너에서 무작정 브레이크 페달을 밟더라도 차가 안쪽으로 말리지도, 거동이 흐트러지지도 않는다. 다만 브레이크 캘리퍼가 더 크고 멋지게 생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보통은 생긴 거에 비해 제동성능이 별로인 경우가 많은데, BMW의 경우는 정반대다.



여하튼 디젤차로 이렇게 신나게 논 적은 없었다. 겉모습은 일반 M패키지를 단 5시리즈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차에 관심이 많은 이도 마찬가지일 터. 허나 트렁크 우측에 박혀 있는 550d 배지는 자부심이다. 터빈이 4개 달렸다는 자부심.

터빈이 4개 달린 차는 부가티에만 있는 줄 알았다.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렸는데, BMW는 디젤 엔진에 이런 과감하고 기특한 장난을 쳤다. 여러 터빈이 달려있지만 각자 담당하는 영역에 충실히 일하면서 다음 과정으로 이어지는 연계가 매끄럽게 만든 기술이 놀랍다.

더구나 4기통 디젤 엔진만큼의 연비는 아니지만 시승 내내 연비에 신경 안 쓰고 혹사를 시켜도 9km/ℓ 초반 대를 유지해주는 것도 이 차의 큰 장점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세단일 것이다. 이보다 빠른 M5와 같은 슈퍼 세단들이 있겠지만 이들은 밟다보면 중간에 고급휘발유를 찾아 헤맬 것이 분명하니까. 장거리 주행이 많고 튀지 않게 스포츠 주행을 즐기고 싶으면 이 녀석이 ‘딱’이다.

속되게 표현해 변태 엠블럼 튜닝이란 것이 있다. 고성능 모델에 하위 트림 배지를 붙여 반전의 움직임으로 공도를 놀라 게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이 종종 이런 개구쟁이 짓을 한다. 그 희롱에도 이 녀석이 ‘딱’이다. 슈퍼카 오너들도 탐낼만한 자신만의 뚜렷한 매력을 갖춘 M550d였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935×1870×1445mm


휠베이스
2975mm


무게
1960kg


엔진형식
6기통 쿼드터보, 디젤


배기량
2993cc


최고출력
400ps


최대토크 ​​​
77.6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서스펜션
(앞)더블 위시본, (뒤)멀티링크


타이어
(앞)245/35 R 20, (뒤)275/30 R 20


0→시속 100km
4.4초


최고속도
시속 250km


복합연비
11.6km/ℓ


CO₂ 배출량
167.0g/km


가격
1억23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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