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308 VS. 현대 i30

  • 기사입력 2018.04.27 16:03
  • 최종수정 2021.06.25 15:16
  • 기자명 모터매거진

CHALLENGE FOR CHALLENGER

잘 달리던 308은 낮잠을 청했고, 뒤쳐져 있던 i30는 부지런히 달려왔다.

글 | 편집부

사진 | 최재혁

# INTRO

해치백은 유럽에서 인기 있는 장르다. 국내에서도 이제 유럽산 해치백은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독일 브랜드가 주이며 그 중에서도 폭스바겐 골프가 중심이었다. 지금 골프의 공백으로 다른 브랜드에게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에 <모터매거진> 시승팀은 도전자를 결정할 자리를 만들었다. 출전 선수는 푸조 308과 현대 i30. 그 중 푸조는 WRC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전륜구동 핸들링에 자신감 넘치는 브랜드다. 간판 해치백은 단연 308이다.

상대 진영 i30는 1세대부터 유럽형 해치백을 지향한 모델. 이제 3세대로 오면서 정리정돈이 어느 정도 끝난 상태다. 전통의 도전자와 신흥 도전자간의 대결이 시작된다. 파워 유닛은 1.6ℓ 디젤로 조건을 맞췄다.

# EXTERIOR

글 | 박지웅

독특한 그릴 디자인을 가진 현대 i30에게 자연스레 먼저 눈이 간다.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의 웅장한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캐스케이딩(Cascading)’ 그릴을 현대차 최초로 적용했다. 향후 출시되는 현대차 전 모델의 아이덴티티가 될 요소다.

그릴 옆 선과 평행한 LED 주간 주행등은 세로형상이기 때문에 점등 시 한껏 스포티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릴 디자인의 독특함은 푸조 308도 뒤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차체가 낮고, 3008에서 처음 선보인 크롬 소재의 입체적인 프런트 그릴까지 적용해 역동적인 인상을 한껏 고조시켰다.

범퍼 하단에서 끌어올린 라인은 사나운 눈매 위로 날카로운 눈썹처럼 위치한 주간주행등이 이어받아 다이내믹하게 완성했다. 여기에 시차를 두고 점멸하는 ‘LED 시퀀셜 방향 지시등’ 탑재는 세련된 프랑스 감성을 더한다.

옆태는 캐릭터 라인이 백미다. 두 모델 모두 풀 LED 헤드램프를 품은 눈매 끝에서 시작한 라인이 일직선으로 테일램프까지 이어진다. 다만,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i30 캐릭터 라인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돌출시켜 전면부의 스포티한 이미지가 그대로 느껴지지만, 비교적 둥그스름하게 다진 308의 캐릭터 라인은 단단하면서 힘이 넘치는 보디를 강조한다.

프런트 펜더와 캐릭터 라인 사이에 위치한 ‘GT 라인’ 배지가 시각적으로 이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i30는 이전 세대보다 15mm 전고를 낮추고 후드는 25mm 늘였다. 이것이 주는 루프 라인의 변화를 무시 못 한다.

기다란 후드에서 A필러를 따라 부드럽게 올라오는 라인은 오히려 날렵한 이미지를 구현하기에 충분하다. 과감한 후드 캐릭터 라인을 가진 308의 우아한 루프 라인 역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전고는 i30보다 높지만, A필러를 최대한 뒤로 눕혀 보닛을 타고 넘어오는 바람마저 미끄러지듯 매끈한 라인을 만들었다. 엉덩이는 ‘LED 클로 이펙트(Claw Effect) 테일램프’를 적용한 308에 좀 더 점수를 주고 싶다.

푸조 전 라인업에서 보이는 특유의 사자가 발톱으로 할퀸 모양의 아이코닉 디자인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디젤 모델들은 대개 배기구가 땅을 향해 있는데, 308도 다르지 않다. 다만 실제 배기구는 땅을 향해 있지만, 듀얼 머플러 형태의 파츠를 리어 범퍼에 적용해 잘 숨기고 있다.

푸조의 세심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젊은 고객층을 염두에 둔 스포티한 인상은 i30 뒤태에서도 잘 느껴진다. 리어 범퍼 가니시, 리어 리플렉터 등 테일램프 하단부 전체를 일체형으로 디자인한 것도 i30만의 개성이 느껴지는 특징이다.

허나 여러 부분에서 스포티한 고성능 해치백의 이미지를 연출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데, 왜 디젤 모델 머플러 팁은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했는지 궁금하다. 전면부에서부터 느껴지는 역동성이 휑한 머플러 팁에서 김이 샜다.

#INTERIOR

글 | 안효진

옵션은 역시 현대, 국산차를 못 따라오지!

열선, 통풍 시트, 스티어링 휠 열선. 과하다 과해

i30 운전석에 오르면 마치 한국 포털 사이트에 접속한 듯, 자주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능이 한눈에 알아보기 좋게 버튼으로 배치되어있다. 수평형으로 디자인한 대시보드는 탁 트인 운전 시야 확보는 물론 역시 실내 공간은 국산 브랜드만 한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만큼 여유로운 공간활용이 돋보인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블랙 컬러를 입혔고 송풍구, 스티어링 휠, 시트 등에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젊고 다이내믹한 실내 분위기를 강조했다.i30는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 기능을 자랑하는데, 열선과 통풍 시트는 기본.

스티어링 휠 열선, 사각지대나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를 인지해 경보해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주행 조향 보조 시스템,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첨단 기능들을 갖춰, 운전자가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 카플레이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 젊은 층의 니즈를 파악한 기능도 눈에 띈다.또한 뒷좌석 레그룸 또한 세단 못지않게 여유로운 편이다. 물론, 헤드룸의 경우 키가 큰 성인 남성이라면 살짝 갑갑할 수 있겠지만, 여느 경쟁모델에 비교하면 참을만한 수준이다.

해치백 특유의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트렁크 용량을 기존 대비 17ℓ 늘려, 395ℓ로 넉넉하게 짐을 실을 수 있다. 게다가 깜빡 잊고 창문을 닫지 않고 시동을 꺼도 스마트키를 이용해 열려있는 창문을 닫을 수 있는 리모트 윈도 컨트롤 기능을 갖춰 편리성도 갖췄다.

프랑스인들의 독특함은 웬만해서는 범접하기 힘든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 실내 디자인에서 그 독특함이 더 한다. 308은 이전 모델들과 비교하면 사뭇 간결해진 편이다. 특히 버튼을 최소화해 전체적으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완성했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프랑스 여자 같은 308

직물시트라고 무시하지마~ 마사지도 가능!

ISOFIX 카시트로 더욱 안전하게!

전체적으로 기존 아이-콕핏 컨셉트를 이어간다. 운전자 방향으로 기울어진 9.7인치 터치스크린은 멀티미디어, 블루투스 등 다양한 메뉴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아담하면서도 듬직한 스티어링 휠은 조작도 편할 뿐 아니라, 계기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그립감도 좋아 더욱 민첩하게 조작할 수 있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갖춰,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안전 운전을 돕는다. 주행모드도 바꿀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달리면 더욱 다이내믹한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모델은 스티어링 휠부터 시트와 도어 패널, 기어 노브 등 실내 곳곳에 강렬한 컬러의 GT라인 전용 레드 스티치로 꾸며 스포티한 느낌을 더 했다. 최상위 트림답게 스티어링 휠은 GT 엠블럼이 각인된 풀그레인 가죽으로 감쌌다.

직물과 가죽 소재를 적절히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 남성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게다가 앞 좌석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더해 눈길을 끈다.

또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탁 트인 시야를 완성해 뒷좌석에 앉아도 실내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졌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70ℓ, 뒷좌석 6:4 폴딩 시트를 접으면 최대 1309ℓ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PERFORMANCE

글 | 안진욱

트윈테스트의 꽃 체력장 시간이다. 두 대 모두 파워유닛은 1.6ℓ 4기통 디젤 엔진으로 사용 연료와 사이즈가 같다. 먼저 푸조 308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로 보낸다.

현대 i30는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보이며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를 사용한다. 중량은 308이 1410kg, i30가 1385kg으로 i30가 25kg 정도 가볍고 16마력 더 세다. 이정도 수치면 i30가 조금씩 더 치고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달려보면 된다.

먼저 드래그 레이스로 시작한다. 스타트부터 i30이 우세하다. 타이어 스키드음을 내면서 폴짝하고 튀어나간다. 사이드미러에 308이 담겨있지만 그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가벼운 몸무게 덕분에 순발력 부문에서 앞설 수 있었으며 그 차이를 출력으로 더 벌렸다.

이어 고속주행에서의 성능을 확인해본다. 결과는 드래그 레이스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일정 속도를 유지하다 동시에 가속페달을 밟으면 역시 i30가 치고나간다. 거기에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앞세워 다음 기어로 넘길 때마다 308과 더욱 멀어진다. 수치의 차이가 테스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변속기 이야기를 잠시하고 가자면 토크 컨버터 타입 자동과 듀얼 클러치의 싸움이다. 요즘 나오는 자동변속기의 성능이 워낙 출중해 어지간한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명함을 못 내미는 경우도 많다. 허나 이 두 유닛은 트렌드에는 뒤쳐져 있다.

먼저 i30에 달린 듀얼 클러치는 유럽산 핫해치에서 맛봤던 그 맛이 아니다. 빠른 변속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소리다. 그렇다고 그리 느리지도 않은, 괜찮은 자동변속기의 변속 수준 정도다. 오히려 308에 달린 6단 변속기의 성능이 아쉽다.

전륜구동용 변속기는 아이신이 가장 잘 만드는 걸로 유명한데 여기에 걸맞지 못한 실력이다. 푸조가 세팅을 잘하지 못했거나 혹은 구형 제품을 사용했을 수 있다. 원인이 둘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

여하튼 308이 i30보다 느리긴 했지만 두 대 모두 실용구간에서 힘이 부족한 느낌은 들지 않으며 경쾌한 발걸음을 보여준다. 고속안정감 역시 만족스럽다. 고속도로에 올리기 전에는 유럽태생의 308이 훨씬 안정감 있는 주행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허나 결과는 예측을 벗어났다. 현대차의 고질병이었던 고속불안감은 i30에서 느낄 수 없었다. 반면 308은 리어 그립이 가끔씩 약해지는 게 느껴져 불안하다. 또한 강한 제동이 걸리면 노즈다이브 현상이 생기며 브레이크스티어도 나타난다. 그 정도가 크지는 않지만 기본기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반면 i30 역시 노즈다이브는 생기지만 브레이크 스티어는 잘 억제되었다.이제 슬라럼 테스트를 진행한다. 믿었던 308이 이전 과목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에 이번에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라며 출발한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가 신겨져 있다.

출력에 비해 아주 좋은 운동화를 신고 있으니 믿음을 갖고 주행안정화장치를 비활성화하고 코스에 진입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스티어링 휠은 피드백과 리턴이 외모처럼 빠르지 못하다. 허나 운전자가 입력한 값에 정확한 결과 값을 산출한다. 콘과의 거리를 좁히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다.

움직임이 나쁘지는 않지만 한쪽으로 쏠렸던 중량을 반대쪽으로 넘기는 리듬이 매끄럽지 못하다. 타이어의 그립은 남아돌지만 서스펜션이 버티지 못해 안타까웠다. 좌우롤링이 심한 편이다. 다음 주자로 토션빔을 단 308과 달리 멀티링크를 단 i30이 자신감 넘치게 코스에 들이댄다.

308과 같은 사이즈의 사계절 타이어 넥센 엔프리즈가 끼워져 있지만 스키드음을 내고 콘 사이를 잘도 헤쳐나간다. 중량을 좌우로 옮기는 과정도 매끄럽다. i30로 콘을 스치며 지나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솔직히 많이 놀랐다. 탄탄한 섀시와 서스펜션은 그립이 약한 타이어 탓을 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의 감도는 가벼운 게 아쉽지만 피드백이 빠릿빠릿한 것은 아주 칭찬한다. 핸들링 테스트에서는 i30의 승리다. 약 3년 전 308 GT를 와인딩에서 신나게 탄 적이 있었다. 리어가 토션빔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탄탄한 하체와 파일럿 스포츠 3 타이어는 기자를 정말 즐겁게 했다.

당시 국산 해치백은 푸조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입장이었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기간에 이렇게된 것이다. 그렇다면 와인딩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308이 언더스티어의 정도가 더 크다. 진입과 탈출 시에 속도는 두 대가 비슷하지만 그리는 코너 라인이 i30가 더 좁다.

만약 i30에 308과 같은 타이어를 끼웠으면 와인딩에서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몇 년 사이에 현대차가 발전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외모는 기자의 취향이 전혀 아니지만 성능은 정말 탄탄했다. 거기에 이렇게 혹독한 테스트 후에도 기름은 남아돌았다.

연비테스트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연비는 두 대가 비슷한 정도. 308은 아쉬움이 컸다. WRC와 해치백 짬밥이 현대와 엄청나게 차이나지만 지금 출시되는 양산차에서 그 격차를 보여주지 못했다.

푸조가 게을러진 것 같다. 물론 앞으로 나올 308 다음 세대가 이전에 나에게 줬던 재미를 줄 수도 있지만…. 또한 i30도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았으면 한다. 여전히, 그리고 아직도 독일 친구들과의 실력차는 크니까.

SPECIFICATION
HYUNDAI i30PEUGEOT 308
길이×너비×높이4340×1795×1455mm4255×1805×1470mm
휠베이스2650mm2620mm
무게1385kg1410kg
엔진형식4기통, 디젤4기통, 디젤
배기량1582cc1560cc
최고출력136ps120ps
최대토크30.6kg·m30.6kg·m
변속기7단 듀얼 클러치6단 자동
구동방식FWDFWD
서스펜션(앞)맥퍼슨 스트럿/(뒤)멀티 링크(앞)맥퍼슨 스트럿/(뒤)토션빔
타이어(모두)225/45 R17(모두)225/45 R17
0→시속 100km--
최고속도--
복합연비17.3km/ℓ14.6km/ℓ
CO₂배출량107.0g/km129.0g/km
가격2170만~2490만원3450만원

 

TEST FILE
HYUNDAI i30PEUGEOT 308
외관 디자인★★★☆☆★★★★☆
실내 디자인★★★★☆★★★★★
실내 공간★★★☆☆★★★☆☆
시트★★★★☆★★★★☆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브레이크★★★★☆★★★☆☆
연료효율★★★★☆★★★★☆
정숙성★★★★☆★★★★☆
코너링★★★★☆★★★☆☆
고속안정성★★★★☆★★★☆☆
상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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