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6 vs. 링컨 컨티넨탈

  • 기사입력 2017.02.07 14:31
  • 최종수정 2021.06.25 15:1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캐딜락 CT6 vs. 링컨 컨티넨탈

아메리칸 플래그십의 승자는?

<모터매거진> 시승팀에게 미국을 대표하는 캐딜락과 링컨의 플래그십 세단의 비교시승이 주어졌다. 과거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던 캐딜락과 링컨. 2017년 현재, 캐딜락과 링컨의 라인업을 이끄는 CT6와 컨티넨탈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의 진화를 알아보았다.

글 | 홍석명 사진 | 임근재

과거 캐딜락과 링컨은 미국산 고급차의 대명사였다. 캐딜락 플리트우드, 드빌, 링컨은 타운카, 컨티넨탈 등 이른바 풀 사이즈 럭셔리 세단이라 부르는 모델들이 라인업을 이끌었다. 수입차 시장에서 링컨 컨티넨탈은 판매왕에 올랐었지만 독일과 일본의 대형 세단들이 캐딜락과 링컨의 자리를 위협했다.

시장은 냉혹했다. 차체 크기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 게 없는 미국 대형차는 북미 시장을 제외하고는 자리 보존이 녹록지 않았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북미 시장 자체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굳이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을 위한 차를 개발할 이유는 없었다.

우리에게 미국 대형차들은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갔다. 캐딜락은 20년, 링컨은 14년 만에 플래그십 모델을 부활시켜 화려하게 국내 데뷔를 마쳤다.

보스의 카리스마

CT6는 현재 캐딜락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1980~1990년대를 주름잡던 플리트우드의 명맥을 잇는 차다. 캐딜락은 자신의 기함을 20년 만에 부활시켰다. 그동안의 공백은 드빌에서 XTS로 이어지는 GM의 미드 사이즈 전륜 구동 플랫폼으로 만든 모델이 기함을 대신했다.

미국차에 대한 깊은 향수를 가진 마니아층은 진정한 기함의 부재를 안타까워했다. 다시 돌아온 미국산 기함은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했을까. 캐딜락과 링컨을 대표하는 CT6와 컨티넨탈 두 대로 비교했다.

[CT6] 테일램프는 길게 떨어지는 캐딜락의 시그니처 디자인
 

CT6는 캐딜락의 새로운 작명에 따라 캐딜락 세단을 뜻하는 ‘CT(Cadillac Touring)’와 체급을 의미하는 ‘6’이 결합한 모델명을 쓴다. 포지션으로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재규어 XJ, 렉서스 LS 급이다. CT6는 캐딜락의 새로운 대형 세단 모델을 위해 개발한 GM의 후륜구동 플랫폼 오메가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CT6] 캐디백을 가로로 집어넣기는 힘들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관은 상대를 쉽게 제압할 수 있는 아우라를 머금고 있다. 강인함이 넘치는 캐딜락의 새로운 패밀리룩과 과거 플리트우드의 존재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3109mm의 롱 휠베이스와 20인치 대형 휠을 품은 앞뒤 휠 하우스는 자연스레 역동적이고 안정적인 비례를 만들었다.

[CT6] 균형미가 돋보이는 대칭형 센터페시아와 시야 확보가 좋은 낮은 대시보드
 

넘치는 힘의 강인한 선과 면이 CT6의 강한 자신감으로 표출되었다. 20년 만에 등장한 캐딜락가의 기함으로서 위용을 과시한다. 당당한 캐딜락 로고가 박힌 대형 프런트 그릴과 버티컬 타입의 시그니처 램프는 장엄함을 머금고 있다.

[CT6] 화려한 계기판은 주행 중 필요한 정보를 쉽게 보여준다
 

컨티넨탈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링컨가의 기함이다.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역할을 했지만 과거의 고급차 이미지는 실추된 상황이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독일과 일본의 대형차들이 고급차 시장을 선점한 이유와 포드가 링컨 브랜드 관리를 소홀했던 점도 있다.

[CT6] 34개의 스피커 수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보스 파나레이
 

컨티넨탈은 14년 만에 부활하면서 그동안 링컨의 라인업을 이끈 MKS를 대체하는 기함이다. 컨티넨탈은 CT6와 달리 전륜구동 미드 사이즈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다. 플랫폼의 모듈화가 활발히 이루어진 상황에서 대형 플랫폼은 큰 의미가 없지만, 컨티넨탈은 미드사이즈, CT6는 풀 사이즈 플랫폼으로 개발했다.

[CT6] 긴 휠베이스를 지닌 모델답게 레그룸이 여유롭다
 

컨티넨탈의 외관은 보수적 색채가 짙고 CT6는 젊은 이미지의 대형차로 거듭났다. 컨티넨탈이 출시와 더불어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안락하고 편안한 주행 감각과 무엇보다 보수적인 디자인을 가진 정통 대형 세단을 추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T6] 시트 조절 레버가 암레스트에 위치한다
 

과거의 전통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어디서나 빛을 발하는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링컨의 엠블럼을 재해석한 시그니처 그릴, LED 헤드램프의 차체를 타고 유려하게 흐르는 옆 라인은 일자형 LED 테일램프로 이어져 링컨 브랜드가 간직한 우아함과 모던함을 컨티넨탈에 반영했다.

기함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진 컨티넨탈보다는 보스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CT6 쪽으로 힘이 실린다.

보수적인 안락함

CT6의 실내는 화려하고 대담하다. 고급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는 천연 가죽과 부분적으로 탄소 섬유를 적절히 조합한 원목이 기함의 기풍과 품격을 살렸다.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성이 반영된 실내다.

화려한 컬러 계기판, 항공기 스로틀 레버를 연상케 하는 기어노브, 노트북처럼 터치패드 방식으로 처리한 HMI. 운전석과 동승석의 구획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미국차에서 느낄 수 있는 넉넉한 쿠션감은 탑승자에게 안락함이 무엇인지를 선사한다.

[컨티넨탈] 보수적인 안락함이 느껴지는 인테리어
 

넉넉한 휠베이스는 뒷자리 탑승객에게 안락함은 물론 휴식과 즐거움을 준다. 뒷자리 탑승객을 위해 앞 시트 등받이에서 올라오는 플립형 10인치 모니터는 독창성이 엿보인다. 하지만 앞 시트 등받이 각도에 따라 모니터의 위치가 틀어질 수 있고 충돌 시 머리에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컨티넨탈] 하나로 이어지는 테일램프로 단박에 링컨임을 알 수 있다
 

아이디어는 참신하지만 계속해서 나올지 의문이 든다. CT6 전용으로 튜닝된 보스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은 무려 34개의 스피커가 소리를 만들어낸다. 탑승자의 귀가 즐겁다. 최근 들어본 미국차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컨티넨탈] 컨티넨탈 역시 캐디백을 가로로 넣긴 힘들다
 

컨티넨탈의 도어핸들은 아이디어가 번쩍인다. 링컨에서 처음으로 사용하는 e-랫치 도어는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도어가 살짝 열린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지만 몇 번 사용하면 기존 도어핸들보다 편리하게 느껴진다. 차문을 열 때도 독특하다.

[컨티넨탈] 90년대 디지털 알람시계와 흡사한 계기판
 

벨트라인에 겹쳐 있는 도어핸들은 금속 느낌이 드는데 대체로 가볍게 열리는 미국차와 달리 무게감을 더했다. 도어핸들을 살짝 감출 수 있어 군더더기 없는 옆면 디자인을 완성했다.

[컨티넨탈] 레벨 오디오는 고음과 저음영역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주지 못 한다
 

실내는 안락한 분위기를 살렸다. 촉감이 좋은 플라스틱 재질과 적재적소에 우드와 알루미늄을 써 CT6에서 느낄 수 없는 보수적인 안락함을 준다. 일본 프리미엄 세단의 느낌도 풍긴다. 대시보드에 위치한 버튼식 기어시프트, 8인치 풀 컬러 터치스크린, 디지털 계기판은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컨티넨탈] 쇼퍼드리븐으로서 부족함 없는 뒷좌석
 

컨티넨탈이 자랑하는 시트는 안락함에 첨단 기능을 접목했다. 무려 30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한 앞 시트와 탑승자의 몸의 굴곡과 몸무게에 맞게 최적화된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능이 너무 세분화되어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

[컨티넨탈] 암레스트에 공조기와 엔터테인먼트 컨트롤러가 마련되어 있다
 

뒷자리 센터 암레스트의 컨트롤 패널은 쇼퍼드리븐답게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조작성도 뛰어나다. 컨티넨탈은 뒷자리 탑승객이 편안하게 앉아 휴식을 즐기며 이동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췄다. 19개의 스피커를 구동하는 레벨 오디오는 CT6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펀 투 드라이브

주행평가는 400마력에 근접한 컨티넨탈부터 시작했다. 링컨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V6 3.0ℓ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은 393마력의 최고출력과 55.3kg·m의 최대토크를 만들어낸다. 6단 자동변속기를 쓰는데 단수 별로 넉넉한 구동력을 갖고 있어 6단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토크 벡터링과 사륜구동이 결합해 조금 더 날카로운 코너링을 즐길 수 있다. 0.02초마다 노면 상태를 모니터링 해 가장 안정적인 승차감과 핸들링을 제공하는 링컨 드라이브 컨트롤을 달았다. 주행 중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그 충격이 각 바퀴로 분산, 전달, 흡수할 수 있도록 연속댐핑제어(CCD)를 통해 컨티넨탈의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돕는다.

최고급 세단이지만 고출력 엔진과 첨단 사양으로 달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본지 시승팀이 주행 성능을 평가한 결과는 ‘운전의 재미’를 맘껏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5초대에 이르는 뛰어난 가속감과 속도를 올릴수록 차의 직진성과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변속 충격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변속은 큰 문제가 없었다. 스티어링은 주차 시 이질감과 걸림감, 모터의 작동 소음이 컸고 스티어링 답력이 무거웠다. 반면 주행 중에는 적당한 수준이고 중립감도 양호하며 노면의 피드백을 잘 전달했다. 저속으로 과속방지턱을 넘으면 뒤 차축의 스트로크가 길어 뒷자리 탑승객은 멀미를 조금 느낄 수 있다.

CT6는 아쉽게도 V6 3.6ℓ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kg·m의 엔진을 얹었다. 컨티넨탈처럼 3.0ℓ 트윈터보 엔진이 있지만 아직 수입하지 않은 상태다. 오토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은 일정 주행 조건에서 6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만 활성화시키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사용한다. 과거 V8 노스스타 엔진에서 진화한 엔진이다.

사륜구동을 달았고 8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최근 새로운 유행을 타기 시작한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은 주행 시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 혹은 반대 방향으로 조향되며 저속 주행에서는 회전반경을 약 1m 줄일 수 있다. 출력의 약점을 가진 CT6는 역시 주행평가 중 등판 성능이 컨티넨탈에 뒤처졌다.

스티어링의 저항이 상당히 컸고 노면의 상태를 전달하는 피드백이 부족해 운전 재미를 반감시켰다. 고급차에 어울리는 승차감을 갖고 있지만 스트로크가 짧아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범프 스톱이 자주 발생했다.

과격한 코너링에서 언더스티어가 과해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주행안정화장치가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점도 CT6의 주행 성능을 떨어트리는 약점이다.

이렇게 본지 시승팀은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 구간에서 반나절 동안의 짧은 시승을 마쳤다. 미국을 대표하는 두 대를 동시에 타 볼 수 있는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미국차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변화된 캐딜락과 링컨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비교시승에서는 링컨 컨티넨탈이 캐딜락 CT6를 앞섰다.

TEST RESULT

총평

미국을 대표하는 캐딜락 CT6와 링컨 컨티넨탈의 흥미로운 한판 승부였다. CT6는 카리스마 넘치는 공격적인 디자인을 지녔고 컨티넨탈은 보수적인 심플함을 디자인에 반영했다. 호불호가 뚜렷한 디자인이다. 동력성은 공평한 비교가 되지 못했다. 컨티넨탈은 트윈터보를 얹은 400마력에 달하는 엔진이었기 때문이다.

TEST FILE

CT6 3.6 AWD

7 00:46:02 GMT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녔고 캐딜락의 기함을 1억원이 안 되는 가격에 가질 수 있다. 캐딜락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를 압도하는 디자인이다. 기함다운 승차감과 넓은 뒷좌석은 쇼퍼드리븐카로 타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스티어링의 피드백이 부족해 운전 재미를 반감시켰고 댐핑 스트로크가 짧아 과속방지턱을 거칠게 타고 넘는다. 과한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면 주행안정화장치가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한다.

차체 ★ ★ ★ ★ ☆

편의성 및 작동성 ★ ★ ★ ★ ☆

동력성 ★ ★ ★ ★ ☆

주행성 ★ ★ ★ ☆ ☆

환경/안전/경제성 ★ ★ ★ ☆ ☆

Continental 3.0 AWD

⊕ 미국 세단에서 느낄 수 없는 출중한 가속감과 안정적인 서스펜션은 운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펀 투 드라이브를 실현한 파워트레인, 뛰어난 고속 주행성과 스티어링 피드백.

⊖ 주차 시 스티어링이 무겁고 전기모터의 작동 소음이 컸고 저속 주행성은 조금 떨어졌다.

차체 ★ ★ ★ ★ ☆

편의성 및 작동성 ★ ★ ★ ★ ☆

동력성 ★ ★ ★ ★ ★

주행성 ★ ★ ★ ★ ☆

환경/안전/경제성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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