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트로페오 시리즈, 붉은 심장의 V8은 마지막인가

  • 기사입력 2020.08.11 12:10
  • 최종수정 2021.06.26 11:22
  • 기자명 모터매거진

마세라티는 현재 페라리에서 엔진을 공급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자력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페라리의 엔진 계약이 2022년 이후로 끝나기 때문인데, 그래서 자체적으로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슈퍼카 라인업을 차지하게 될 마세라티 MC20은 자체 개발한 V6 엔진을 탑재하고, 기블리 역시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받아들이면서 4기통 엔진을 탑재한다. 내년에 등장할 그란투리스모 신형은 아예 엔진을 버리고 전기 모터만으로 구동한다.

그런 와중에 마세라티가 페라리의 강력한 트윈터보 V8 엔진을 받아 만든 트로페오(Trofeo) 시리즈를 공개했다. 세단인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 SUV인 르반떼가 이 엔진을 받았으며, V8 엔진을 받은 고성능 모델임을 알리는 장식을 곳곳에 넣어두었다. 사실 르반떼는 이전부터 트로페오 모델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라인업을 다시 다듬으면서 장식을 다르게 하고 약간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주행 중 짜릿함과 고급스러운 감각이 배가될 것이다.

기블리는 2013년에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V8 엔진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 동안 가장 강력했던 모델이 최고출력 430마력을 발휘하는 S 모델이었는데, 트로페오 모델이 최고출력 580마력을 발휘하면서 다른 라인업을 압도하게 된다. 이 거대한 출력은 ZF에서 제작한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순수하게 뒷바퀴로만 전달되며, 0-100km/h 가속에 4.3초가 소요되고 최고 속도는 326km/h에 달한다.

콰트로포르테는 라인업 내에 V8 엔진을 갖추고 있었지만 최고출력이 530마력(GTS 모델)이었는데, 트로페오가 되면서 50마력이 증가했다. 0-100km/h 가속에 4.5초가 소요되고 최고 속도는 기블리와 동일하다. 여기에 통합 차량 제어 시스템(IVC)를 추가해 향상된 주행 성능을 보여주며, 세단 모델에만 추가하는 코르사(Corsa) 버튼을 통해 스포츠 주행을 간단하게 실현할 수 있다. 빠른 출발을 도와주는 ‘론치 콘트롤’ 기능도 추가했다.

르반떼 트로페오의 성능은 그대로이지만, 거대한 차체와는 달리 0-100km/h 가속은 4.1초로 트로페오 모델들 중에서 제일 빠르다. 대신 최고 속도는 302km/h로 약간 느리다. 트로페오 모델들은 모두 짜릿함을 제공하는 엔진음과 배기음을 제공하며, 피아노 블랙 컬러로 마감한 전면 그릴과 붉은색으로 엑센트를 준 프론트 펜더의 통풍구 그리고 C 필러에 부착한 특별한 엠블럼을 갖고 있다. 삼지창 엠블럼 하단을 보면 트로페오 모델을 구분할 수 있다.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이전보다 좀 더 커진 10.1인치 다기능 모니터를 가졌다. 여기에는 새로 다듬은 MIA(Maserati Intelligent Assistant)가 포함되며 ‘마세라티 커넥트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다. 르반떼의 화면 크기는 이전과 같지만 해상도와 그래픽이 개선됐다. 실내에는 피에노 피오레(Pieno Fiore) 천연 가죽을 씌웠고, 헤드레스트에 트로페오를 새겼다.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는 한층 더 진화해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새로 등장한 트로페오 모델들의 판매 시기와 가격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관심이 있다면, 빠르게 예약해야 할 지도 모른다. 비록 터보차저가 추가되어 있다 해도 내연기관만으로 마세라티의 매력적인 소리를 즐길 수 있는 모델은 이 트로페오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페라리의 엔진을 공급받는다는 점에서도 말이다. 아니면 그란투리스모와 함께 전기차의 시대로 직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글 | 안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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