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ATE BABARIAN AMERICAN, BMW R 18

  • 기사입력 2020.07.31 10:12
  • 최종수정 2021.06.28 15:05
  • 기자명 모터매거진

BMW가 다시 한 번 미국식 장거리 투어 모델에 도전한다. 자신들만의 특기를 살리면서도 아메리칸 크루저의 감동을 살려줄 수 있는 새로운 모델, R 18로 말이다.

 

BMW 모터사이클 역사 속에서 가장 쓰라린 모델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R 1200 C일 것이다. 제임스 본드가 활약한 영화 ‘007 네버 다이’에 출연해 모습을 뽐냈지만, 판매량은 그리 신통치 않아 당시 모터사이클 부문 수장이었던 ‘헤르베르트 디스’가 깔끔하게 라인업을 정리해 버렸다. 그 뒤 BMW 내에서 이런 장르는 다시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번에야말로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아주 진지한 선언을 하고 있다.

단, 접근법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익숙하지 않은 아메리칸 크루저가 아니라 자신들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과거의 모델, BMW R 5에서 디자인과 영감을 얻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 당시 등장했던 모터사이클들은 대부분 장거리 주행을 염두에 둔 크루저 형태의 모델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에 BMW 특유의 2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탑재하고 기술을 조금 더 얹었다. 순수함과 최신 기술을 더해 매혹적인 크루저가 만들어졌다.

BMW의 역사 속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모델이 과연 있었을까. R 18은 R 5의 유산을 디자인 속에서 그대로 이어나간다. 고전적인 형태의 더블 루프 스틸 튜브 프레임, 눈물에서 영감을 얻은 티어드롭 형태의 연료탱크, 장인이 손으로 그려 연료탱크 측면을 섬세하게 둘러싸는 핀 스트라이프, 고전적인 형태의 텔레스코픽 포크와 옵션으로 제공되는 와이어 스포크 휠, 원형 헤드램프와 단 하나의 원으로 구성된 계기판, 이 모든 것이 예로부터 이어져오는 전통이다.

대신 그 안에 담긴 기술은 모두 최신의 것들이다. 헤드램프 안에는 LED가 있고 옵션으로 코너링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코너를 비춰주는 ‘어댑티브 라이트’를 선택할 수 있다. ABS가 적용된 브레이크는 핸들바 오른쪽의 레버를 쥐는 것만으로 앞뒤 바퀴에 모두 제동이 걸린다. 스마트키를 이용할 수 있어 주머니에서 굳이 키를 꺼낼 필요가 없으며, 계기판에서는 주행속도 외에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BMW 모터사이클 역사 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1802cc 2기통 대배기량 수평대향 엔진은 크루저에 어울리는 주행 감각을 제공한다. 최고출력은 91마력으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최대토크가 16.1kg·m에 달하며, 토크의 대부분이 실용 주행 영역인 2000~4000 rpm사이에 발휘된다. OHV 방식의 엔진이기 때문에 회전 자체는 높지 않지만, 주행 중 들려오는 소리와 진동이 라이더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엔진에서 뒷바퀴로 이어지는 프로펠러 샤프트 역시 그렇다.

필요에 따라 엔진을 직접 자극할 수도 있다. 기존의 평범한 주행 모드 대신 레인(Rain), 롤(Roll), 록(Rock)을 마련했는데, 라이더들이 좋아할 로큰롤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롤’은 ‘노멀’ 모드, ‘록’은 ‘스포츠’ 모드를 가리키며, 엔진의 회전 특성과 스로틀 반응이 바뀐다. 안정감 있는 주행을 위해 ASC(자동 자세 제어)가 기본으로 적용되며, 언덕길에서의 출발을 용이하게 하는 ‘힐 스타트 콘트롤’도 있다. 따뜻한 주행을 위한 히팅 그립도 준비됐다.

BMW는 R 18을 평범하게 즐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라이더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수 많은 옵션이 준비되었고 그 중에는 튜닝용 머플러와 에이프 행어 핸들바(소위 ‘만세핸들’이라고 부르는 그것이다), 독특한 엔진 커버도 있다. 리어 프레임에 추가된 구조물을 제거하면 싱글 시트를 갖춘 바버 스타일의 모터사이클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독일의 혼이 담긴 아메리칸 크루저, R 18은 할리데이비슨과 인디언의 영혼을 계승할 준비가 되었다.

 

글 | 유일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