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의 전기차 여정, e-2008의 탄생까지

  • 기사입력 2020.07.29 17:32
  • 기자명 모터매거진

푸조의 소형 SUV 2008이 새로운 디자인과 플랫폼 그리고 파워트레인과 함께 돌아왔다. 차량을 고르기만 하면 파워트레인은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파워 오브 초이스(Power of Choice)’ 전략에 따라 가솔린, 디젤, 전기차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가솔린 버전은 2021년 국내 수입 예정). 특히 전기차 버전인 e-2008은 배출가스 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를 담은 모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e-2008 그리고 해치백의 전기차 버전인 e-208이 푸조의 최초 모델일까? 사실 푸조는 정말 오래 전부터 전기차를 만들어 왔다. 1940년대부터 전기차를 만들었으니, 거의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푸조에 과연 어떠한 전기차들이 존재했었는지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푸조 VLV – 독창성을 살린 심플함

프랑스는 1941년에 독일의 침공에 대응하다가 연료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말았다. 기존 자동차의 연료인 휘발유 또는 경유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했는데, 그 결과 등장한 것이 VLV다. 프랑스어로 Véhicule Léger de Ville(경량 도시형 자동차)라고 읽으며, 두 개의 좌석을 갖춘 경량 컨버터블 모델이었다. 그 이름처럼 도심에서의 운행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앞 바퀴 간 폭이 넓고 뒷바퀴의 폭이 좁은 형태로 만들어졌으며, 차체 전면에는 배터리를, 후면에는 전기 모터를 탑재했다. 최고속도는 34km/h였으며, 1회 충전으로 43~50마일을 주행할 수 있었다. 주로 우편 배달부와 의사들이 사용했으며, 41년부터 43년까지 총 377대를 생산했다.

푸조 106 일렉트릭 – 시대의 요구에 따르다

1993년에 등장한 106 전기차는 프랑스에서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본래 1989년에 프랑스 지자체와 기업의 요청에 따라 J5 전기 밴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기반으로 파워트레인을 좀 더 실용적으로 다듬었다. 1993년에 25대가 먼저 만들어진 후 개인과 전문가, 지자체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1995년부터 개인 고객들에게 판매가 시작됐다.

푸조 이온 콘셉트 – 도심형 전기차란 이런 것

1994년 파리 모터쇼 무대에서 공개된 이온 콘셉트는 도심 주행 전용으로 설계된 것이다. 길이 3.32m, 폭 1.6m에 불과하고 2개의 도어만 갖추었지만, 4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있었고 내부에 CD 플레이어, 핸즈프리 전화, LCD 화면,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공간 등이 있었다. 당시로써는 최신 IT 기기들을 도입했던 것이다. 이 차는 최고출력 20kW의 전기 모터와 니켈 카드뮴 배터리를 갖고 있다.

푸조 투아렉 – 푸조 최초의 하이브리드 4륜구동

투아렉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스바겐의 SUV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푸조도 투아렉을 갖고 있었다. 1996년에 등장한 모델로, 앞 좌석 뒷부분에 니켈 카드뮴 배터리를 탑재했다. 중요한 것은 파워트레인인데, 최고출력 35.5kW의 전기 모터를 갖고 있었으며 전기는 저배기량 1기통 엔진을 돌려서 만들어냈다. 15리터의 연료로 186 마일을 주행할 수 있는 경제적인 4륜 구동 모델이었다.

푸조 EX1 – 일렉트릭 퍼포먼스 카

푸조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EX1은 2010년에 등장했으며, 미래지향적인 스타일과 독창적인 아키텍쳐를 갖춘 2인승 로드스터 모델이다. 0~96km/h를 2.24초 만에 돌파하며, 5.1초만에 최고속도 260km/h에 도달한다. 공기 역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날카로운 형태의 차체, 탄소섬유를 통해 초경량화를 추구한 구조, 2개의 전기 모터를 사용해 네 바퀴에 모두 동력을 전달하는 파워트레인을 갖고 있으며 최고 출력은 340마력에 달했다.

조상들이 등장한 후 드디어 전기 SUV인 e-2008이 등장했다. 독특한 스타일과 매력적인 드라이빙 그리고 의외로 긴 주행거리를 갖추고 있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6.5kg-m을 발휘하는 전기 모터와 50kWh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으로 237km를 주행할 수 있는데, 실제 주행 거리는 이보다 훨씬 더 길 것이라고. 또한 수입 전기 SUV 중 유일하게 3천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보조금 지원 시). 푸조가 오랜 시간 다듬어 온 전기차 기술을 믿어볼 때가 왔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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