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오프로더 포드 브롱코, 지프 랭글러와 비교한다면?

  • 기사입력 2020.07.14 14:28
  • 기자명 모터매거진

포드가 그 동안 출시를 예고해 왔던 오프로드 전문 SUV, 브롱코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클래식한 형태의 2도어 모델은 물론 가족이 즐기는 것을 고려한 4도어 모델도 준비했으며, 스포츠카인 ‘머스탱’처럼 포드 엠블럼이 아닌 브롱코 전용 엠블럼까지 준비했다. 포드에 따르면 브롱코는 픽업트럭인 F 시리즈의 견고함과 머스탱의 퍼포먼스가 결합한 SUV라고 한다. 2021년 봄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하고 국내에는 2021년 하반기에 수입될 예정이다.

브롱코를 보고 있으면 동일하게 미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강력한 라이벌 모델이 떠오른다. 바로 지프의 오프로드 전문 SUV, 랭글러다. 두 모델 모두 4륜 구동을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이동 성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붕을 제거할 수 있는 등 구성마저도 비슷한 형태로 가져가고 있다. 물론 엔진과 변속기, 그 안에 들어가 있는 4륜 구동 제어 기술들은 다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두 모델을 간단하게 비교해 보고자 한다.

클래식 위에 얹어진 디자인

지프는 랭글러의 디자인을 오래 전부터 계속 유지해 왔고, 포드 역시 1966년에 출시한 1세대 브롱코를 가져와 3차원 스캔을 진행하는 것으로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 모델 모두 좀 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거의 동일한 조상을 갖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장을 누비던 SUV가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두 모델 모두 각이 진 형태의 차체와 거의 직각으로 서 있는 것 같은 A 필러, 원형 헤드램프와 사각형의 심플한 테일램프를 갖고 있다.

대신 디자인의 디테일은 완전히 다르다. 브롱코는 고전적인 형태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전면 그릴에는 포드 엠블럼 대신 브롱코 레터링이 크게 새겨져 있으며, 원형 헤드램프도 멋을 부린 형태이다. 측면에서 보이는 오버펜더 역시 차체를 두텁게 만들기보다는 휠하우스 안에서 옆으로 강하게 돌출되었다는 느낌이다. 후면의 테일램프는 가로로 긴 형태이며, 오프로드 모델답게 온전한 형태의 스페어 타이어를 갖고 있다.

랭글러는 고전을 그대로 갖고 왔다. 전면을 장식하는 7개의 세로 그릴은 오래 전부터 지프의 상징이었다. 브롱코와는 달리 좀 더 두툼한 형태의 펜더를 갖고 있으며, 원형이 아니라 각을 주도록 처리해 오프로드용 SUV라는 느낌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원형 헤드램프와 사각형의 테일램프는 동일하지만, 크기나 디자인이 전혀 다르고 랭글러의 테일램프는 차체에서 좀 더 돌출되어 있다. 랭글러의 앞 범퍼는 브롱코보다 좀 더 앞으로 돌출되어 있다.

브롱코의 실내는 고전과 현대를 절묘하게 조합한 것 같다. 디지털 계기판을 사용하지만 1세대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그래픽을 통해 선명하면서도 직관적인 게이지를 갖고 있다. 그리고 센터페시아에는 12인치 SYNC 시스템을 적용해 앱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모듈식 루프는 내부에서 잠금 장치를 해제하면 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실내는 물청소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스마트폰과 액션캠 등을 쉽게 거치할 수 있는 장소를 별도로 만들었다.

랭글러의 실내는 고전을 계속 중시하며 약간의 디지털을 얹었다. 대시보드의 재질과 마감, 센터페시아에 있는 8.4인치 터치스크린 유커넥트 시스템은 이전 모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다. 그러나 브롱코와 비교해 보면 약간 뒤쳐졌다는 느낌도 든다. 시트는 5인승으로 루비콘 등급에서도 상위 모델에서 가죽을 선택할 수 있으며, 브롱코와 마찬가지로 실내 물청소가 가능하다. 가죽 시트에 물을 뿌려서 청소할 사람은 없겠지만 말이다.

과연 성능은?

아마도 오프로드를 주행할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주행 성능일 것이다. 엔진의 출력 또는 토크가 약해서 바위 등을 넘나들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브롱코와 랭글러 모두 라인업 내에 다양한 엔진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국내 수입 가능성이 높은 엔진만을 비교해 보기로 한다. 따라서 링컨 노틸러스에도 탑재하는 2.7ℓ 에코부스트 엔진은 제외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프 역시 3.6ℓ 펜타스타 엔진은 제외한다.

포드 익스플로러에도 탑재되는 2.3ℓ 에코부스트 엔진이 브롱코에도 그대로 탑재된다. 최고출력 270마력(예정), 최대토크 42.8kg-m을 발휘하며, 기본적으로는 7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10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67.8:1 비율의 크롤 기어를 더해 저속에서의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한층 높일 예정이다. 최저지상고가 11.6인치(약 30cm)로 동급 최강이라고 주장하며, 최대 29도의 돌파각, 37.3도의 이탈각을 갖는다.

모든 브롱코 모델에 두 가지 4륜구동 시스템이 제공된다. 기본 사양은 2단 전자식 시프트 온 더 플라이(Shift-on-the-fly) 변속 케이스를 갖고 있으며, 옵션으로 2H와 4H의 자동 선택이 가능한 2단 전자식과 기계식 혼합의 변속 케이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저속 크루즈 콘트롤 시스템도 갖고 있어 바위산을 오를 때도 페달 하나만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랠리 무대를 주행하는 것처럼 거칠게 주행해도 괜찮다고 한다.

랭글러는 최고출력 272마력을 발휘하는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ZF의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다.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험로를 다니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루비콘’ 모델의 경우 주행 모드를 ‘4륜 파트타임’으로 바꾸고 스웨이 바를 분리하면 험로에서도 네 바퀴를 땅에 붙이면서 다닐 수 있다. 계곡물에 젖어 매우 미끄러운 돌도 그대로 밟고 올라설 수 있는데, 별도의 기어를 4L에 맞추고 섬세하게 가속 페달만 밟으면 된다.

전자식 4륜 구동 선택이 대세가 된 지금에도 랭글러는 수동으로 구동 모드를 바꾸기를 원한다. 번거롭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오프로드 주행을 느끼기 위한 하나의 장치이다. 루비콘 전용 머드 타이어는 일반도로 주행에서는 그 진가를 느낄 수 없지만, 오프로드에 들어서는 순간 그 진가를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브롱코와 랭글러는 둘 다 험난한 전장을 기반으로 태어났고, 미국식 SUV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언제든지 오프로드에 뛰어들 준비가 된 사람들만이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자 단점도 갖고 있다. 후일 국내에 정식 수입되었을 때 제대로 알 수 있겠지만, 오프로드를 좋아하는 이들의 선택이 늘어난 것 같아 생각 외로 기쁘다. 브롱코가 정식 수입될 내년 하반기가 기다려진다.

 

글 | 유일한 기자

https://www.youtube.com/watch?v=-v1urLWR5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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