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는 라인업은 적게 갖고 있지만, 주문 제작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동일한 옵션이나 색상의 자동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디자인과 색상을 담아 불과 몇 대만 한정 생산하는 ‘비스포크 콜렉션’은 구매 고객이 디자인에 대한 큰 고민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자동차를 고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를 위해 롤스로이스의 디자이너들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등장하는 것은 롤스로이스의 쿠페 모델, 레이스를 기반으로 한 비스포크 콜렉션이다. ‘크립토스 콜렉션(Kryptos Collection)’이라고 부르며,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처럼 차체 곳곳에 녹색을 적용했다. 차체는 언뜻 보면 평범한 회색이지만, 햇빛 아래에서 숨겨져 있던 파란색과 녹색이 나타난다. 차체 측면을 가로지르는 롤스로이스 특유의 ‘코치 라인’은 상단이 녹색, 하단이 회색이라는 특이한 패턴을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따 온 ‘크립토스(Kryptos)’는 ‘보이지 않고 숨겨져 있으며 코드화되어 있는 신화적인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수천 년 동안 쉽게 풀 수 없는 암호’라고 할 수 있다. 그 뜻에 따라 롤스로이스의 디자이너들은 레이스 곳곳에 암호를 새겨 넣었다. 언뜻 보면 멋과 아름다움을 위한 무늬인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숨겨진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그 메시지는 디자이너와 CEO만이 알고 있으며, 진정한 의미는 봉투 속에 담겨 봉인되어 있다.
크립토스 콜렉션은 단 50대만 제작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각 자동차마다 고유한 메시지를 갖고 있을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레이스의 고객들이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코드 해석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비로운 녹색 불빛과 형상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코드에 담긴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찾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신비로운 녹색으로 물든 코드는 과연 어떤 뜻을 담고 있을까?
글 | 유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