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SUV 복원기

  • 기사입력 2020.05.27 17:12
  • 기자명 모터매거진

람보르기니가 지금 판매하고 있는 SUV 우르스 이전에 괴물 SUV 하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1986년부터 93년까지 만든 LM002가 그 주인공이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유리 섬유로 만들었고 엔진은 당시 람보르기니가 쿤타치에 탑재했던 5.2ℓ V12 엔진을 그대로 탑재해 최고출력 450 마력을 발휘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301대만 제작했고, 지금은 희귀한 차가 되어버렸다.

그러한 LM002들 중 한 대가 이번에 복원을 진행하게 됐다. 현재 이 모델의 소유주는 2003년에 이 차를 구입했고, 2009년까지 일상 주행용으로 사용하다가 창고에 보관하기 시작했다. 이 차는 2003년에 영국 탑기어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당시 람보르기니의 테스트 드라이버가 인정한 자동차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여러 부품이 망가진 채로 2019년에 영국의 복원 회사인 ‘벨 스포츠 앤 클래식(Bell Sport and Classic)’에 실려왔다.

아마 평범한 기술자라면 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 일하는 마스터 미캐닉은 이전에 페라리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며, 40여 년의 세월을 람보르기니, 부가티 등 수퍼카들을 수리하고 복원하는 데 보내왔다. 다행이 엔진 블록은 제대로 있었고 그 외의 보조 부품들이 분리된 채로 상자에 담겨 왔기에 분석을 시작했다. 사용할 수 없는 부품들은 자체적으로 새 부품을 제작하거나 신뢰도 높은 부품 업체에 제작을 의뢰했다.

LM002의 서스펜션은 아무나 만질 수 없다. 리어 서스펜션에 바퀴 하나 당 2개의 스프링과 댐퍼가 존재하며, 프론트 서스펜션 역시 스프링 내부에 또 다른 스프링이 있는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게다가 스프링이 반대 방향으로 감겨 있기에 섣불리 분해하거나 수리하기가 힘들다. 서스펜션 수리를 위해 공구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 먼저였다. 서스펜션을 성공적으로 분해한 뒤, 분말 코팅과 오버홀을 진행했다.

엔진 역시 워터 펌프에서 누출이 발생했으며, 하우징이 파손되어 있었다. 이 부품은 완전히 새로 만들었으며, 개조되어 있던 배기 관련 부품도 순정으로 되돌렸다. 그리고 변속기 톱니가 손상되어 있었는데, 정품은 6,000 파운드(약 910 만원) 이상을 받고 있었기에 업체 내에서 그라인더를 사용해 톱니를 다시 만들어냈다. 실내는 가죽 상태가 좋았기에 그대로 두었고, 차체에 있는 녹 일부를 제거한 뒤 세심하게 다듬었다. 작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LM002가 새 생명을 얻게 되었다.

 

글 | 유일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