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공간으로 무대를 옮긴 모터스포츠

  • 기사입력 2020.05.22 17:1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코로나19 감염 문제로 인해 다수의 모터스포츠가 개최되지 못하고 있는 현재, 레이서들이 현실 대신 게임을 통해 가상 공간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글 | 유일한

 

코로나19는 자동차로 인해 돌아가는 경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당연하게 누릴 것 같았던 것들조차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모일 수 있는 거대한 행사 등은 거의 다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모터스포츠조차 예외는 아니다. 올해 WRC는 멕시코 랠리 이후 아직까지 개최되지 않고 있으며, 본래대로라면 올해 5월에 성대하게 개최되어야 할 포뮬러-E 서울 그랑프리도 취소됐다. F1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개막전인 호주 그랑프리가 취소된 이후 지금까지 무소식이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감염이 진행되고 있기에 아주 오랫동안, 아니 어쩌면 올해에는 모터스포츠를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두 손 다 놓고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릴 수만은 없다. 모터스포츠는 팬들의 지원과 응원을 먹고 살기 때문에 무언가 보답을 해야 한다. 그러한 고민에 고심하고 있던 레이서들과 주최측이 선택한 것은 게임을 통해 ‘가상의 세계’에서 레이스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시뮬레이터’를 지향하는 레이싱 게임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F1 주최측으로부터 직접 라이선스를 받아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기도 하고,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아이레이싱’ 또는 ‘아세토 코르사’ 등은 시뮬레이터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F1 레이서들도 서킷에서 연습할 수 없을 때는 이러한 게임들의 힘을 빌릴 정도니 무대는 검증되어 있는 셈이다. 레이서들은 이제 자동차에 오르는 대신 게임 패드를 잡고 있다.

 

레이서들의 게임 실력을 직접 볼 수 있기에 팬들도 생방송으로 이러한 경쟁을 지켜보고 있다. 처음 잡아보는 패드의 어색함에, 그리고 낯선 게임 화면으로 인해 사고도 일어나지만, 게임 속이기에 다치는 이도 없다. 수많은 실전으로 단련된 레이서인 만큼 게임 속 자동차의 움직임에도 금방 익숙해진다. 어느새 레이스는 흥미진진해지고, 비록 라이벌이 옆에 없다 해도 마치 있는 것처럼 뜨거운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레이스에 자동차 제조사들도 잇달아 뛰어들었다. BMW도, 벤틀리도, 그리고 아우디와 르노도 자사가 지원하는 팀 소속의 레이서들을 후원하고 있다. 새로운 무대를 찾은 레이서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잘 나오지는 못하지만, 패드 또는 스티어링 휠을 잡고 연습을 거듭한다. 레이스카보다는 훨씬 저렴하지만 효과는 더 큰 이 가상 레이스는 빠져들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도 이미 가상 레이스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슈퍼레이스 개최 일자가 5월 말로 변경되었는데(현재 6월 20~21일로 재 연기), 그 동안 뜨거운 레이스를 보여주기 위해 슈퍼6000 클래스에 참가하는 레이서들을 중심으로 가상 레이스가 개최됐다. 사용되는 게임은 ‘아세토 코르사’로 이 무대를 통해 변경된 차체와 리버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레이스에서는 엑스타 레이싱팀의 이정우 선수가 우승을 거두었다.

모터사이클 레이스 역시 이러한 게임 열풍 속에서 예외가 아니다. 가상 공간에서 개최된 모토 GP는 상당히 뜨거운 경기가 되었다. 이 레이스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 ‘렙솔 혼다’ 팀에 합류한 ‘알렉스 마르케즈’와 ‘몬스터 야마하’ 팀의 ‘매버릭 비냘레스’다. ‘발렌티노 롯시’ 역시 게임 패드를 붙잡고 ‘마크 마르케즈’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게임 속으로 무대를 옮긴 모터스포츠의 흥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