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2 시리즈 그란쿠페 vs MERCEDES-BENZ A 클래스 세단 (1)

  • 기사입력 2020.05.14 13:12
  • 최종수정 2021.06.25 14:58
  • 기자명 모터매거진

3박스 세단으로 등장한 A클래스와 4도어로 매만져진 그란 쿠페, 콤팩트 여포들의 질주가 시작됐다.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잠은 새우잠을 잘지언정 꿈은 고래의 꿈을 꾼다

A클래스 세단이 출시된 날은 비가 내렸다. 출시 현장에서 기자들끼리 모여 팔꿈치로 악수를 대신하고 마스크를 싸맨 채 추위에 떨었다. 한참을 추위에 떨다가 A클래스 세단을 맞이했고 우리는 너 나 할 거 없이 같은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3980만원??” 그랬다. 다른 그 무엇보다 우리를 사로잡은 건 3980만원이란 가격이었다. 비록 메르세데스-벤츠의 막내라 할지라도, 콤팩트라고 해도 삼각별의 벤츤데 3980만원이라니.

콤팩트 여포로 등장한 A클래스 세단을 불러놓고 탐구생활에 빠져보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뜻밖의 과제가 나에게 주어졌다. BMW 2시리즈 그란 쿠페와 함께 탐구생활에 빠지라는 편집장의 숙제가 말이다. 어쩌겠는가? 우리네 삶이 다 그렇듯 ‘까라면 까야지’.

먼저 몸을 싣게 된 모델은 BMW 2시리즈 그란 쿠페, 4, 6, 8 시리즈를 받치며 짝수 라인 그란 쿠페가 완성됐다. BMW 2시리즈 그란 쿠페에 몸을 실으면 아이들링 시 느껴지는 디젤 특유의 진동이 엉덩이를 감싼다. 다행히 시트 쿠션이 딱딱하지 않아 나긋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겠다. 주행 모드는 스포츠, 컴포트, 에코 프로 세 가지가 제공된다.

도심을 빠져나와 와인딩 코스에 2시리즈 그란 쿠페를 올리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가벼운 스티어링 휠 반응과 매끄러운 변속,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어딘가 밋밋하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스티어링 휠의 무게 변화가 곧바로 전해진다. 가속 페달 역시 무게감이 느껴지고 반응이 빨라졌다. 가속 페달은 가늘지만 세로로 길게 배치됐다. 한국 타이어 벤투스 S1 에보를 신은 신발이 노면을 꾸역 꾸역 잡아가며 코너를 공략해나간다.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에서 세팅 값이 확연히 느껴지지만 여전히 밋밋하다. 변속기는 상당히 명확하게 제 할 일을 다하며 변속이 이뤄진다. 명석한 변속기와 힘을 온전히 지면으로 싣는 타이어가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보면 펀치력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서스펜션 역시 조금 단단한 느낌은 있으나 BMW의 다이내믹함을 생각하면 오히려 소프트하게 세팅된 것 같다. 4도어로 매만진 덕분에 드라이빙 감각보단 일상적 주행에 초점을 맞춰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고 답답한 주행성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금물.

다음으로 몸을 실은 건 A클래스 세단이다. 주행 모드는 인비디주얼, 스포츠, 컴포트, 에코가 제공된다.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스티어링 휠 무게감이 변하는지 안 변하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주행 모드와 상관없이 가벼운 스티어링 휠 감각을 보여준다. 하지만 엔진 회전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스포티함을 운전자에게 안겨준다. 스로틀 반응도 상당히 적극적이고 엔진음이 풍부하게 스며들어 아드레날린을 꽤 자극하는 편.

2시리즈 그란 쿠페와 다르게 가속 페달이 가늘고 짧아서 스포츠 주행 시 즐겁게 오른발을 더 움직이게 된다. 또한 묵직한 조작감의 패들 시프트가 장착돼 엔진 회전수를 높이며 짜릿한 핸들링 재미를 얻는다. 브레이크 페달은 초반 답력이 민감해 적응이 필요할 테다. 브릿지스톤의 투란자 T005 타이어와 민감한 브레이크 페달 조합은 이따금 노면을 울부짖게 만든다.

컴포트 모드에선 변속이 느긋한 감이 있다. 저단 변속에선 약간의 충격도 느껴진다. 아이들링 시 진동이야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2시리즈 그란 쿠페와 비교하는 것이 무리고, 요철 구간에서 억제력을 본다면 2시리즈에 비해 약간 아쉽다. 세팅 자체는 2시리즈 그란 쿠페보다 부드럽게 세팅돼 승차감을 높여놨지만 진동 여운이 살짝 남는다. 아주 살짝. A클래스의 전반적인 주행감각은 무난한 수준이다.

무난하다고 해서 매력 없는 것이냐? 그건 또 아니다. 스티어링 휠, 가감속 페달, 서스펜션, 패들 시프트와 적극적인 반응, 거기에 적절한 사운드가 나름 앙칼지다. 다루기 어렵지 않고 운전자가 조금만 넓게 생각한다면 핸들링의 묘미를 느껴봄직한 모델이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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