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 MINI, 미니 컨트리맨 JCW

  • 기사입력 2020.05.01 19:14
  • 기자명 모터매거진

초록 바탕에 빨강 지붕을 씌웠다. 수박처럼 귀엽고, 그리고 빠르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정말 짱짱하다. 섀시에 유격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새 차 효과 보다는 오래 타도 이 느낌이 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계속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젓고 싶다. 참고로 촬영 당일 오전에 벤틀리 벤테이가를 타고 미니 컨트리맨 JCW로 갈아 탔다. 날개 배지와 영국 출신 SUV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 차이는 5배 정도 난다. 단지 방향만 다를 뿐, 계급은 같다. 당연히 벤테이가가 훨씬 고급스럽고 빠르지만 벤틀리에서 옮겨 미니를 타도 차가 별로다라는 생각이 1도 들지 않는다. 그만큼 미니는 미니만의 색이 뚜렷하다. 이 컬러 톤에서 미니는 하이엔드다. 미니에서 덩치를 담당하고 있는 컨트리맨, 거기에 JCW 버전 이야기다.

꼬마가 운동을 열심히 하니 근육도 귀엽게 나왔다. 나름 SUV라고 터프한 척도 한다. 프런트 오버행이 짧아 측면 비율이 좋다. 외모는 노멀 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JCW 배지가 여기저기 달렸고 앞뒤 범퍼 디자인이 조금 더 스포티하게 꾸며진 정도다. 브레이크는 브렘보의 것이 달리고 휠은 19인치다. 승차감과 무게에서 손해를 보겠지만 과감하게 20인치를 끼워도 귀여울 것 같다. 테일램프는 아직 유니온잭으로 바뀌지 않았다. 언젠가는 바뀌겠지.

두툼한 도어를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인테리어도 동글동글하다. 예쁘게 생긴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작고 두꺼워 잡는 맛이 있다. 알칸타라로 감싼 시트는 세미버킷형이다. 헤드레스트를 따로 조절할 수 없는 일체형이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다. 사이드볼스터는 코너에서 운전자를 잘 지지해준다. 2열 공간도 만족스럽다. 성인 남성이 타더라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넉넉하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있어 장거리 이동에도 힘들지 않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으로 450ℓ를 제공하고 2열을 접으면 최대 139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거창한 취미생활을 가져도 된다.

즐거운 드라이브에 빠질 수 없는 오디오 시스템은 하만카돈이다. 묵직한 베이스는 운전자의 심장을 뛰게 하고 고음 처리도 깔끔하다. 록과 힙합 장르에 잘 어울리지만 보컬이 중심이 되는 음악도 무난하게 소화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퀄라이징만 잘하면 대부분의 기호에는 맞을 것이다. 음향기기에 투자를 꽤 하는 편인데 이 정도면 애프터마켓 제품으로 교체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자신감 넘치는 운동능력 

음악과 함께 달려보자. 살짝 움직여 봐도 악동처럼 달리고 싶다. 운전자를 계속 흥분시킨다. 가속 페달로 명령을 내리면 엔진이 재빨리 반응한다. 드라이브 모드는 연비 위주인 그린, 노멀, 스포츠 중에서 택할 수 있는데 그린 모드로 해놔도 답답하지 않다. 그렇다고 모드별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4기통 2.0ℓ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기존 보다 75마력이나 파워가 늘었다.

변속기는 8단 자동 유닛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1초다. 브로셔에 적혀 있는 수치보다 더 잘 나간다. 공도에서 가지고 놀기 알맞은 출력이다. 펀치력을 동반한 4기통 특유의 경쾌한 느낌이 좋다. 엔진회전질감도 부드러워 타코미터 바늘을 올려놓고 밟아도 부담스럽지 않다.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타입이지만 듀얼 클러치 못지 않게 변속 속도가 빠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고의적으로 변속 충격을 주어 박진감을 더해주고 다운시프트도 적극적이다. 단단한 하체 덕분에 미니 친구들 중에서 차고가 가장 높음에도 좌우롤링이 잘 억제되어 있다. 승차감에서 손해 볼 것 같지만 과속방지턱과 요철에 유연하게 대처한다. 고속 안정감도 준수하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노면에 밀착되어 캐빈룸의 평화를 지켜준다.

날씨가 꽤 따뜻해졌으니 오랜만에 와인딩을 즐겨본다. 코너링 한계값이 높아 타이어가 쉽사리 비명을 지르진 않는다. 타이어 사이즈가 225mm밖에 되지 않는데 횡그립이 어마어마하다. 코너링 성향은 언더스티어지만 라인을 벗어나는 범위가 크지 않다. 진입속도만 적절하게 맞추면 빠른 속도로 탈출할 수 있다. 웬만한 스포츠카로는 가뿐하게 제칠 수 없고 우습게 보지도 못 할 코너링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복합코너에서 섀시가 엉키지 않고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보내는 리듬이 자연스럽고 빠르다. 무게중심이 높다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주행안정화장치의 개입은 느긋하다.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급격한 스티어링만 아니라면 개입을 눈치 채긴 어렵다.

브레이크 성능도 좋다. 출력과 섀시를 컨트롤하기 충분하다. 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을 잘 잡았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지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코너링 중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안쪽으로 말리지 않아 언제든지 마음 놓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 있다.

커졌다고 한들 미니는 미니다. 컨트리맨 JCW는 운전재미와 실용성 모두를 잡았다. 물론 3도어 원조 미니가 더 날쌔고 자극적이지만 이 급에서 컨트리맨 JCW 정도로 운전이 즐거운 차는 없다. 생각나는 라이벌이 없을뿐더러 어떤 차를 억지로 끌고 나와 붙이더라도 컨트리맨 JCW에게 상대가 되질 않는다. 미니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면서 확실한 2열 공간과 트렁크를 갖춘 컨트리맨 JCW였다.

SPECIFICATION 

MINI COUNTRYMAN JCW 

길이×너비×높이  4299×1822×1557mm

휠베이스 ​​267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배기량 ​​​1998cc

최고출력  306ps

최대토크  45.9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9.6km/ℓ​

가격  ​​​​​​60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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