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PISTOLS SHOT, BMW M340i VS 제네시스 G70 3.3 (2)

  • 기사입력 2020.04.22 16:04
  • 최종수정 2021.06.25 14:5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전기모터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내연기관의 힘으로만 달리는 차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시대, 어쩌면 그 순수함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6기통 스포츠 세단이 이곳에 모였다. 실용성과 주행 능력을 모두 갖추었다는 그들의 대결 이야기.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1)에서 이어집니다.

실내에서도 막상막하의 전쟁이 이어진다. 시인성이 좋으면서도 화려함을 자랑하는 3D 디지털 계기판과 운전석을 감싸는 것 같은 디자인으로 오롯이 ‘운전의 재미와 짜릿함’을 강조하는 G70에 있다가 M340i로 자리를 옮기면 무언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 시트에서는 미묘하게 M340i의 승리. 전체적인 형태나 기능은 거의 동일하지만, M340i의 시트가 G70보다 조금 더 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미묘한 차이이기에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신 2열 시트에서는 그 편안함이 확실하게 갈린다. 물론 키에 비해 앉은키가 지나치게 큰 기형적인 체형도 걸리적거리는 요소이긴 하지만, G70의 2열에서는 도저히 목을 펴고 편안하게 앉을 수가 없다. 반면 M340i의 2열은 편안함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목은 펴고 올바르게 앉을 수 있다. 현대차가 실내 공간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도가 튼 회사인데, 이 점에서 BMW에 패배할 줄은 전혀 몰랐다. 그나마 2열에 어른이 탈 일이 별로 없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어느새 M340i가 먼저 출발하려고 하기에 잽싸게 G70에 올랐다. 시동을 걸면 웅장하지는 않아도 자연스럽게 심금을 울리는 V6 특유의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두 개의 터보차저가 결합해 발휘되는 출력은 작은 차체에서 약간 넘친다는 느낌이 드는 수준. 가속 페달에 조금 더 힘을 주면, 눈 몇 번 깜박이는 사이에 고속 영역을 넘어 초고속 영역에 쉽게 도달하고 그 너머를 바라보게 만든다. 일반도로가 아닌 서킷에서 그 힘을 시험해보고 싶도록 만든다.

스포츠에 맞도록 조율된 서스펜션은 고속 영역까지는 불만을 갖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속 영역을 넘어 초고속 영역에 이를 때 노면 상황에 너무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평평한 길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만약 범프가 조금이라도 있는 길이라면 순간적으로 차체가 불안정해진다. 때로는 타이어가 순간적으로 지면에서 이탈하는 경험도 겪게 된다. 초고속에서 코너링까지 논하기에는 아직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서 잠시 부여된 긴장을 털고 나니 M340i에서 얄미울 정도로 여유를 부리며 내리는 동료 기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때는 기자의 운전 실력이 부족해서 따라잡을 수 없는 것으로 알았는데, 돌아올 때 M340i를 탑승해 보니 운전 자체는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부러 올 때와 똑같은 도로를 주행해 본 결과 안정성에서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역시 아우토반에서 단련된 BMW다운 솜씨이다.

그러고 나니 왜 그렇게 M340i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서킷을 달리는 게 아닌 이상 일반도로에서는 안전을 고려하면서 달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도로는 깨끗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범프도 만나고 요철이 가득한 구간도 만나게 된다. 그런 곳에서도 유연하면서도 기민하게 대응하고 운전자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는 M340i는 일상 속 스포츠를 즐기는 데 있어서 든든한 아군이 된다.

주행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스포티에 대한 것만 고려한다면 G70과 M340i 사이에는 너무나도 큰 장벽이 있다. 물론 주머니에서 나갈 돈과 디자인, 그리고 편의성과 만족도도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본래 진행을 고려했던 6기통 스포티 세단의 매치는 끝판왕이 등장하면서 너무나 허무하게 막을 내렸고, 승자는 BMW로 굳어져 버렸다. 부디 다음에는 제네시스 G70가 좀 더 힘을 내주길, 그리고 다른 브랜드에서도 뜨거움에 불을 지필 수 있는 스포티 세단들이 나와서 BMW를 꺾어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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