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IDDLE MATCH, 현대 쏘나타 VS 기아 K5

  • 기사입력 2020.03.04 18:14
  • 최종수정 2021.06.25 14:59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국내 중형 세단의 대표적인 극강 라이벌,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기아자동차 K5가 만났다. 한 지붕 아래 똬리를 틀고 서로를 위협하는 형제의 경쟁은 2019년 또 한 번 국면에 접어들었다. 디자인 및 상품성을 대대적으로 매만진 덕분에 두 모델은 소비자에게 결정장애를 불러일으킨다.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현대자동차 쏘나타는 국내에서 대적할 적수가 없는 강자다. 오랜 시간 모델을 이어오며 매번 꼭지점에 올라가있는 판매량이 이를 증명해왔다. 시쳇말로 개나 소나 다 타는 차가 ‘쏘나타’라며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어떤가?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무난하게 끌고 다닐 수 있는 상품성으로 ‘국민차’ 타이틀을 얻었다.

기아자동차 K5는 형만한 아우없다던 옛말을 반박한다. 서자 취급받는 서러움을 날리며 쏘나타를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집어 삼킬 기세로 성장했다. 11월 출시 당시 공개된 사전계약 대수는 약 7000대로 기아자동차가 신차를 출시하며 가장 많은 사전계약 대수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이 K5에 그만큼 관심과 기대를 지니고 있단 의미다.

서장훈과 현주엽, 김세진과 신진식처럼 극강의 포스를 내뿜는 쏘나타 VS K5 라이벌전은 외모 대결에서부터 뜨겁다. 르 필 루즈 콘셉트카에 적용됐던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언어를 새긴 쏘나타는 쿠페 스타일을 적용하고 눈에 띄는 전면부, 과감한 측면부와 후면부로 매력 어필을 시도했다.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이라 정의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보석 원석을 기하학적 형태로 깍아낸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유광 블랙 컬러의 그릴이 넓고 큰 간격으로 배치됐다. 전체적인 모습은 앞쪽을 향해 둥그렇다. 에어 커튼과 덕트, 인테이크 홀을 적용해 공기의 원활한 흐름을 얻는 동시에 스포티한 모습을 꾸리는데 힘을 쏟았다.

헤드램프는 큼직하게 적용하고 눈꼬리 치켜세우듯 측면으로 날을 세웠다. 보닛과 헤드램프 경계는 주간 주행등을 적용했다. 히든 라이팅은 보닛에서 측면으로 흐르는 크롬 가니시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됐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빛 세기가 약해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를 낳는다. 파라메트릭 쥬얼과 함께 쏘나타의 디자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쏘나타가 둥글둥글하고 풍만한 형태를 꾸렸다면 K5는 날카롭고 거친 느낌으로 전면부를 빚어냈다. 기아자동차의 상징 ‘타이거 노즈’ 라디에이터 그릴은 가로로 길게 뻗은 형태를 취하며 얇아졌다. 그릴 패턴은 상어 껍질처럼 거칠고 날카롭지만 부드러운 촉감을 갖춘 직물인 샤크 스킨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릴 패턴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모양으로 배치됐고 각 패턴의 각도를 미묘하게 달리해 보다 날카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일체화시켰다. 특히 주간주행등은 사람 심장의 파동을 표현해 생동감있게 그려넣었다. 종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의료기기 심장 파동말이다. 범퍼는 쾌속선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에어 인테이크 홀과 에어 덕트가 곁을 보좌하며 균형감을 이룬다.

측면과 후면에서 바라보는 두 모델은 또 다른 성격을 드러낸다. 쏘나타의 주간 주행등과 이어졌던 크롬 가니시는 측면까지 흘러들어와 그린 하우스 전체를 감싼다. 캐릭터 라인에도 한껏 힘을 줬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 시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확실히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긴 한다. 후면까지 과감하게 흐른 캐릭터 라인은 리어 콤비램프와 이어진다.

주간주행등과 이어졌던 크롬 가니시는 측면까지 흘러들어와 그린 하우스 전체를 감싼다. 휠캡에도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처럼 기하하적 보석 패턴이 숨어있다. 트렁크 리드는 바짝 깃을 세워 날카로운 모습을 연출하고 리어 콤비램프가 주위를 감싸면서 독특한 후면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싱글 트윈팁 머플러로 멋을 냈다.

K5는 전면부와 사뭇 다르다. 패스트백 형태를 취하며 크롬 라인이 트렁크를 향해 점차 굵어지도록 매만졌다. 측면부 전체를 매끈한 곡선으로 꾸렸고 리어 팬더도 볼록하게 부풀렸다. 트렁크 리드는 쏘나타에 비해 얌전하다. 그러나 리어 콤비램프를 각지게 세우고 트렁크 하단이 층을 이뤄 밋밋함을 달랬다. 리어 콤비램프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사람 심장 박동을 표현한 그래픽을 적용하고 점선 형태로 꾸려졌다. 여기에 듀얼 머플로 형태의 크롬 가니시로 멋을 냈다.

얌전한 전면부와 날카로운 측면, 후면을 갖춘 쏘나타, 거친 느낌의 전면부와 갈무리된 듯한 측면, 후면의 K5는 세세한 부분에서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으로 서로를 위협한다.

인테리어는 두 모델 모두 가로로 슬림하게 분위기를 냈다. 눈에 띄는 차이라면 쏘나타와 K5가 각각 버튼식 기어와 다이얼 방식 기어를 적용했다는 점, 곡선 형태의 4스포크 스티어링 휠,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적용이다. 또한 쏘나타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이원화됐고 K5는 일체감을 높였다는 점이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쏘나타가 가늘고 길게 실내를 비추고 K5는 점선 형태로 빛을 발한다.

혼돈의 카오스

쏘나타는 1.6 ℓ 터보 모델(센슈어스)이고, K5는 2.0ℓ 모델이다. 똑같은 1.6ℓ 터보로 비교하거나 2.0ℓ로 비교했으면 좋았겠지만 언제나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다.

쏘나타는 신차 출시 당시 단점이라곤 파워트레인뿐이란 평가를 받았다. 허나 쏘나타 센슈어스가 곧이어 등장하며 단점마저 누그러뜨린 모양새다. 2.0ℓ 모델이 안겨주었던 답답함을 달래며 확실한 펀치력을 보인다. 브레이크 페달과 액셀러레이터의 무게감도 가볍다. 8단 자동변속기도 매끄럽게 변속이 이뤄지면서 간지러웠던 부분을 날려버린다. 서스펜션 역시 뛰어나다. 지면을 꽉 부여잡는 느낌은 아니지만 다양한 도로 사정에도 결코 지면을 놓지 않는다. 부드럽게 셋팅된 덕분에 요철 구간도 매끄럽게 지나간다.

K5는 우리들 깊은 곳에 자리한 ‘양스러움’, 그 느낌이 사라졌다. 부드럽고 진중하게 나아간다. 실내 소음도 상당 수준 걸러서 만족도가 높다. 쏘나타와 비교했을 때 실내 정숙성은 K5가 압도적이다. 브레이크 페달이나 액셀러레이터, 스티어링 휠은 쏘나타보다 무겁지만 힘겨운 수준은 아니고 차를 다루기 적당한 무게감이다. 서스펜션도 조금 더 타이트하게 세팅된 듯한 느낌인데 두 모델 모두 국내 도로 사정을 고려하면 훌륭한 완성도를 보인다. 탄탄하면서도 부드러운, 그 아이러니함을 적절히 잘 버무린 것 같다. K5 1.6ℓ 터보 모델을 시승했을 때 펀치력에 아쉬움을 많이 느꼈는데 2.0ℓ 모델에 몰아보니 중후한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그간의 부정적 선입견을 버리고 얌전한 패밀리 중형세단으로 변신한 느낌이랄까?

종합해보자면 쏘나타는 2.0ℓ 모델보다 1.6ℓ 터보 모델이 주행만족도가 높고, K5는 1.6ℓ 터보 모델보다 2.0ℓ 모델이 주행만족도가 높다. 또한 스포티함은 쏘나타 1.6ℓ 터보 모델이 살짝 더 묻어나 있고, K5는 정숙함과 부드러움의 색채가 조금 더 진하게 묻어나있다. 주행 안정성과 조작감도 K5가 쏘나타보다 한 수 위다.

SPECIFICATION

현대 쏘나타

길이×너비×높이 4900×1860×1445mm

휠베이스 2840mm

엔진형식 I4T, 가솔린

배기량 1598cc

최고출력 180ps

최대토크 27.0kg·m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3.2km/ℓ

가격 3367만원

기아 K5

길이×너비×높이 4905×1860×1445mm

휠베이스 2850mm

엔진형식 I4, 가솔린

배기량 1999cc

최고출력 160ps

최대토크 20.0kg·m

변속기 6단 자동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2.7km/ℓ

가격 306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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