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4 & 435d x드라이브 그란쿠페

  • 기사입력 2017.12.12 15:26
  • 기자명 모터매거진

THE END OF 4 SERIES

4시리즈 라인업에 가솔린, 그리고 디젤 대장을 불렀다. 긴장과 평온함을 오가고 몇 명을 수송할 수 있냐의 차이는 결국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서 한 점으로 수렴한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확실히 쿠페가 예쁘다. 여기에 대부분 자동차 마니아들은 동의할 것이다. 문짝이 두 개라면 가슴이 설레고 루프 라인이 우아하게 떨어지니까.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다양한 쿠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단을 재료로 쉽게 미적지수를 끌어올려 상품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BMW D세그먼트 쿠페는 4시리즈(쿠페, 컨버터블, 그란쿠페)다.

2013년 세상에 나온 4시리즈는 40만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BMW의 짝수 시리즈인 2시리즈는 작고 6시리즈는 부담스럽기에 4시리즈가 가장 인기가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4시리즈 라인업 중에서 M4와 435d x드라이브 그란쿠페를 호출했다. 두 모델이야말로 4시리즈의 가솔린과 디젤 트림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숫자 ‘4’를 달고 있으며 직렬 6기통의 실키식스 엔진에 터빈 두 발을 장착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또한 프레임리스 도어를 가지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차이점이라면 사용하는 연료가 다르고 한 녀석은 뒷바퀴만을 굴려 운전자를 긴장시키고 다른 한 녀석은 네 바퀴에 구동력을 보내 운전자를 안심시킨다는 것.

문짝 2개와 4개, 그리고 듀얼 클러치와 토크컨버터 타입의 자동변속기로 조건이 다르기도 하다. 두 모델을 한꺼번에 몰아 각각 어떠한 매력이 있는지 느끼고 싶었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4시리즈는 마이너체인지(LCI)를 거쳤다. 이전 버전에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이라면 당연 헤드램프 디자인이다. 두 대 모두 눈 화장을 고친 것만으로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앞트임 LED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의 라인이 기존의 각진 코로나링에서 윗동을 잘라버리고 키드니 그릴 쪽으로 흘러나가는 모양으로 바뀌었다.

덕분에 더욱 강렬한 눈빛을 갖게 되었다. 테일램프는 담배에 불 붙인 모양의 면발광 LED를 넣었다. 특히 M4는 카본 파이버 루프의 중앙부를 파놓아 더욱 공기를 잘 다스리게 되었다.

실내의 변화는 기존 4시리즈 오너가 아니라면 눈치 채기 어렵다.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가 최신형으로 바뀐 것은 반갑다. 3시리즈를 베이스로 제작되는 4시리즈이지만 무게 중심은 3시리즈보다 낮다. 435d 그란쿠페가 3시리즈에 비해 30mm 정도 낮다. 때문에 시트포지션이 두 대 모두 낮다.

M4는 그렇다 치고 435d 그란쿠페에 앉더라도 운전자의 엉덩이가 지면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것이 만족스럽다. 이는 스포츠 드라이빙의 기본 덕목이다. 뒷좌석은 알다시피 435d 그란쿠페의 승리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타면 헤드룸은 빠듯하지만 레그룸은 부족하지 않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 있어 크게 불만은 없다. 기다란 도어를 열고 M4의 뒷좌석으로 들어가려면 땀이 이마에 방울방울 맺힌다. 가방에 양보하는 것이 낫다.

BMW이자, 두 대 모두 강력한 심장을 지녔다. 달려야만 한다. 먼저 435d 그란쿠페에는 직렬 6기통 3.0ℓ 디젤 엔진과 ZF 자동변속기 조합의 파워트레인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64.3kg·m의 힘을 네 바퀴에 전달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4.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스피드 마니아들이 군침을 흘릴 스펙이다.

옆에 세워진 BMW 대표 스프린터 M4는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엔진에 터빈 두 개를 달아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힘을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통해 리어 액슬에 보낸다. 0→시속 100km는 단 4초다. 스피드 마니아들의 순결을 뺏을 스펙이다.

일단 M4를 타고나서 435d 그란쿠페를 몰아봐서 흥분이 얼마나 반감되는지를 알려고 한다. 엔진스타트 버튼을 눌러 M4를 깨운다. 허스키한 배기사운드를 토해내며 주차장에서부터 운전자의 손에 땀이 나게 한다. M 모델이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운전자의 취향에 딱 맞는 퍼포먼스 세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 그리고 엔진의 감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다. 노멀 모드에서는 주행질감이 부드러워 여느 세단처럼 편안하게 탈 수 있다. 스포츠 모드를 건너뛰고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본래의 성격이 나온다. 섀시와 파워트레인이 잔뜩 긴장해 운전자의 마음가짐을 달라지게 만든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엔진 응답성은 빠르다. 아니 급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겠다. 타코미터 바늘이 솟구치는 속도는 비현실적이다. 쏜살같은 변속 속도에는 적당한 충격을 가미해 박진감을 선사한다. 가속력은 화끈하다.

최고출력 450마력이 엄청난 수치는 아니지만 M4의 450마력은 500마력 이상으로 체감된다. 그 어떤 차와 달리더라도 이길 기세다. 고속도로에 올리더라도 힘이 남아돈다. 앞차와 속도를 맞추고 추월을 마음먹으면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

이는 가벼운 차체 덕분이기도 하다. 공차중량이 1540kg으로 라이벌 메르세데스-AMG C63보다 300kg 정도 가볍다. 거기에 드라이브샤프트를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 순발력이 엄청나다.

M 배지의 위력으로 핸들링, 엔진 반응 속도, 변속 속도 등 뭐하나 무딘 것이 없다. 주행안정화 장치도 M 모델답게 운전자를 방관하다 잡아준다. 코너링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운전자가 원하는 라인을 쉽게 그릴 수 있다.

뉴트럴스티어에 가깝지만 방심하면 오버스티어를 일으키니 조급한 탈출은 삼가야 한다. 전륜에 4피스톤, 후륜에 2피스톤 캘리퍼로 장착되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무난하다. 고속에서 풀브레이킹이 여러 차례 시도하더라도 페이드 현상이 발생되지 않는다. 페달 답력은 가벼워 미세한 브레이킹 컨트롤은 힘들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붙잡고 435d 그란쿠페에 들어왔다. 일단 디젤 특유의 걸걸함이 억제되어 마음에 든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도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4기통 디젤과는 차원이 다른 정숙함이다.

이제 가속페달을 무자비하게 괴롭힌다. 물론 멀어져가는 M4를 잡을 수 없다. 허나 M4보다 두툼한 토크로 민첩하게 차체를 이끄는 느낌이 좋다. 디젤이라 해서,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았다고 해서 둔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웬만한 스포츠카들을 기죽일 수 있는 달리기 실력을 지녔다. 또한 론치컨트롤 기능까지 있어 네 발로 폴짝 튀어나가는 로켓 스타트가 가능하다.

디젤 엔진이 후반 영역에서 맥아리가 빠진다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시속 200km를 넘는 게 435d 그란쿠페에게는 가장 쉬운 일이다. 강력한 성능에 맞춰 고속안정감도 준수하다. 꽤 높은 속도에서 급하게 차선을 옮기더라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운동을 열심히 한 하체 덕이 크다. 이는 코너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M4와 함께 와인딩을 타더라도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운전 실력이 비루하다면 435d 그란쿠페로 산길을 달리는 것이 훨씬 빠르다.

트랙션이 안정적이라 코너링 전개 중 M4보다 스로틀을 일찍 열 수 있다. 아무런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것이 435d 그란쿠페의 매력이다.

두 대를 모두 타보니 이들이 각각 라인업에서 담당하는 명확한 임무가 있었다. 435d 그란쿠페는 현실적인 슈퍼카(?)라 할 수 있다. 시원한 가속력, 사계절에 대응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 그리고 기름을 적게 먹는 등의 일상 드라이빙에 필요한 과목들의 평균 점수는 435d 그란쿠페를 따라올 차가 없다.

분명 서울에서 출발해 부산에 가야한다면, 435d 그란쿠페가 M4보다 빨리 도착할 것이다. M4는 중간에 맘마를 한 번 먹어야 하니까. 그렇다면 한 번 더 다듬어진 M4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쳐도 M4이며 추후 모델 풀체인지가 되더라도 M4일 것이다. M4가 재미없어지는 날은 BMW가 문 닫는 날이다.

SPECIFICATION
BMW M4BMW 435d x드라이브 그란쿠페
길이×너비×높이4670×1870×1390mm4640×1825×1375mm
휠베이스2812mm2810mm
무게1650kg1820kg
엔진형식​​​6기통 트윈터보, 가솔린​​​6기통 트윈터보, 디젤
배기량2979cc2993cc
최고출력450ps313ps
최대토크​​​56.1kg·m64.3kg·m
변속기7단 듀얼 클러치8단 자동
구동방식RWDAWD
서스펜션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타이어(앞)265/30 R 20,

(뒤)285/30 R 20

(앞)255/40 R 19,

(뒤)255/35 R 19

0→시속 100km4.0초4.8초
최고속도250km/h250km/h
복합연비9.3km/ℓ12.0km/ℓ
CO₂ 배출량184.0g/km165.0g/km
가격1억1780만원84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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