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 : M, BMW M4 컨버터블 컴페티션 & BMW S 1000 RR

  • 기사입력 2020.01.15 10:02
  • 기자명 모터매거진

큰 거 바라는 게 아니다. 단지 이 바퀴 달린 금속 덩어리들이 갖고 싶을 뿐이다. 그 누구보다 빠르진 않지만 그 누구보다 즐거운 이 녀석들.

글 | 안진욱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PROLOGUE

자동차와 바이크를 동시에 만드는 회사를 식스휠(Six Wheels) 브랜드라 부른다. 스피드를 갈망하는 이들은 자동차든 바이크든 식스휠 브랜드의 것을 선호한다. 이유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잘 만들어서다. 특히 코너링 퍼포먼스가 높다.

자동차와 바이크는 코너 라인을 탈 때 움직임이 달라 이 두 가지 경우 모두를 갈고 닦은 브랜드의 것은 믿고 즐겨도 좋다. 이러한 식스휠 브랜드는 혼다, 푸조 정도가 있다. 그 중에서 최고는 단연 BMW다. 바이크로 시작해 자동차까지 점령했다.

달리는 즐거움을 최우선시하기에 프리미엄 브랜드 중 팬덤이 가장 두텁다.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모델 두 대, BMW에서 만든 스포츠카와 슈퍼바이크를 한자리에 모았다. 두 대 모두 M 배지가 박혀있다. 벌써 심장이 뛴다면 다음 페이지로.

SEE YOU AGAIN

BMW M4 컨버터블 컴페티션

글 | 안진욱

언제 로또에 당첨될지 모른다. 이를 대비해 내 몰스킨 수첩에 드림카 리스트가 적혀 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우니까. 목록에 쓰여진 차들의 공통점들이 있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된 차들이다. 그 중 하나가 BMW E46 M3. 반드시 수동변속기 모델이어야 한다.

다 뜯어내고 차체 보강 후 파워유닛, 보디킷, 그리고 휠까지 모두 CSL(E46 M3 스페셜 버전)의 것을 가져온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M4 옵션인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를 달면 순정틱(?)하면서 뭘 좀 아는 놈처럼 보일 수 있다.

인테리어도 새로이 다듬고 레카로의 폴 포지션 버킷시트도 집어 넣어야 한다. 여기에 실버 그레이 메탈릭 페인트로 마무리. 전 세계 최초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E46 M3 CSL 수동변속기 버전이자 내 드림카가 완성된다.

혼자서 이런 짓을 하고 있을 만큼 난 자동차에 미쳐 있고 M3를 좋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 생겼고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M3를 가슴에 품고 산다. 사실 E46 M3를 타보진 못했다.

첫 경험은 E92 M3다. 대학생 시절 제네시스 쿠페 튜닝카를 신나게 타고 다녔는데 세상에서 내 차가 제일 좋은 줄 알았다. M3를 타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수많은 부싱들의 유격은 아예 없는 것 같았고 변속 속력은 비현실적이었다.

유명 브랜드의 코일오버 서스펜션이 아닌 순정 하체로 좌우롤링과 승차감을 모두 잡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M3를 타니 자유로 노면이 깨끗하게 느껴졌다. 태어나면서 쓴 왕관을 한 번도 내려놓은 적 없는 저력은 풋내기라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당시 다양한 차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지금은 직업 상 수많은 차를 접한다. 고성능 디비전 M과 AMG는 물론 슈퍼카들도 자주 탄다. 거기에 정식으로 레이싱과 드리프트까지 배웠다. 상황이 달라진 나에게 M3는 여전히 뜨거울까?

결론에 앞서 M4에 대해 이야기하자. 내가 생각하는 M3는 키드니 그릴이 달린 고성능 쿠페다. 문짝이 두 개였고 그래야만 했다. 이전에도 4도어 M3가 있긴 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쿠페 모델이었다. 몇 년 전 BMW 모델명 정리를 통해 더 이상 쿠페에 홀수 3을 쓸 수 없게 되었다.

M3는 세단이 되었고 내 마음 속 M3는 M4 배지를 달게 되었다. 웃기게도 M4를 사면 M3 배지를 붙일 생각까지 했다. 여하튼 우리의 M3는 M4가 되었다.

M4 오너는 아니지만 정말 많이 타봤다. 이 차로 트랙에서 연습도 하고, 등산도 하고, 마트도 가고, 웬만한 것은 다 해봤다. 버전도 다 타본 것 같다. 내 인생에서 나와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M카다. 이제 작별할 시간이 다가오는 듯하다.

올해 신형 M3가 출시될 예정이고 그 후에 M4가 등장할 것이다. 그렇기에 BMW 차고에서 M4 시승차가 언제 도망갈지 모른다. 더 추워지기 전 그녀와 진하게 데이트하고 싶었다. 2대 중 골라야 한다. 탄자나이트 블루 컬러의 쿠페, 그리고 야스마리나 블루의 컨버터블, 모두 컴페티션 모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머프색, 그리고 이런 날씨에는 오픈에어링을 최고로 즐길 수 있다. M4 컨버터블 컴페티션을 끌고 무작정 교외로 나간다. 당연히 뚜껑을 열어버린다. 목적 없는 순수한 드라이빙에 S 1000 RR과 함께 한다. 왜? M카와 비머 슈퍼바이크가 같이 다니면 그 장면만으로도 예술이 되니까.

막히는 서울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한다. 스로틀을 무자비하게 연다. 이내 폭발적인 사운드가 귓가로 전해진다. 이렇게 하이톤 사운드일 줄은 몰랐다. 이 사운드의 주인은 S1000 RR이었다. 소름 돋는 초고음을 공도에 울리며 나를 앞질러 달려간다.

순간이동 하는 그를 잡을 순 없다. 이제 나 홀로 달린다. 바이크에 비하면 음량은 부족하지만 음색은 빠지지 않는다. 6기통 트윈터보 엔진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기 사운드다. 심지어 과거 자연흡기 M카의 소리 보다 좋다.

물론 자연흡기 엔진에 애프터마켓 배기 시스템을 달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순정 대 순정은 지금 타고 있는 M4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신경질적인 금속 마찰음에 백프레셔가 더해져 가속 페달을 밟거나 뗄 때, 언제나 존재감 있다.

가속력은 일반 도로에서 쏟아내기에 넘친다. 굴러다니는 모든 것을 추월할 수 있다.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힘을 리어 액슬로 보낸다. 이 정도 출력을 만만하게 보는 이들도 있다. 얼마나 그들이 운전을 잘 하는지 모르겠지만 M4는 운전자에게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출력 이상으로 예민한 구석이 있다. 이것이 M의 매력이다. 누구에게나 자기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건 매력 없다. 자격이 되어야만 자신을 허락하는 게 M4다. 주행안정화 장치를 해제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슬립은 허용한다.

잘 이해하고 타면 능숙하고 여유 있게 대처하며 이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반면 실력을 감추려 건방지게 굴면 출처 없는 카운터스티어를 날리다 보험사에 울면서 전화하게 된다.

로터스 정도 되어야 퓨어 스포츠카라 생각하는 보수적인 마니아들이 있는데 긴장감의 농도가 순수함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로터스는 그냥 레이스카다. 새로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라면 모를까, 대한민국 도로에서 레이스카 수준의 차들은 성능을 반도 쓸 수 없다.  M4 정도가 정말 딱 알맞다.

코너링 성향은 뉴트럴스티어라 해도 무방하다. 진짜 뉴트럴스티어의 차를 몰아보면 대부분 오버스티어로 느낀다. 우리 몸이 언더스티어 성향인 차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뉴트럴스티어에 배려로 언더스티어 한술 담은 이 세팅이 마음에 든다.

라인을 그리다 가속을 일찍 가져가면 뒤가 살짝 날아가는데 이때 카운터스티어만 살짝 주면 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스로틀을 닫았다 거동이 안정화되면 다시 연다. 이 리듬이 자연스럽다. 이것이 진짜 스포츠카다. 평소에는 엄마처럼 편하게 보살펴 주고 놀고 싶을 때 아빠처럼 놀아주는 게 스포츠카라 생각한다.

삼천포로 잠깐 빠지겠다. BMW 스티어링 휠은 바텀 플랫 타입을 사용하지 않는다. 과거 포르투갈에서 BMW 드라이빙 담당자를 만나 그 이유를 물어봤다. 카운터스티어를 하기엔 바텀 플랫 타입이 불리하다고 했다.

스티어링 휠이 어느 위치에 있어도 운전자와의 거리가 일정해야 위급한 상황에 차체를 바로잡을 수 있고 드리프트도 더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미적지수를 올리기 위해 굳이 스티어링 휠 밑동을 자를 필요가 없다고. 예쁜 것 보단 재미있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브랜드다.

다시 M4로 돌아왔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타이어 스키드음을 들으니 행복하다. 히터를 최대한으로 켜고 시트와 스티어링 휠의 열선도 작동시킨다. 목에 따뜻한 바람이 감싸주니 전혀 춥지 않다. 찬 바람은 머리카락을 살짝 스치고 지나간다. 루프를 열었다고 해서 운동성능이 바뀐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열거나 닫았을 때 모두 잘 나가고 잘 돈다. 고속안정감도 훌륭하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노면에 밀착해 마음 놓고 고속크루징할 수 있다. 이 스피드를 제어할 브레이크 성능도 준수하다. 캘리퍼 크기가 작은 것이 아쉽지만 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을 잘 억제해 불만이 없다. 코너링 중 제동이 걸려도 차체가 라인 안쪽으로 말리지 않는 점도 칭찬한다.

3일간의 이별 여행인가. 이제 작별해야 한다. 처음 던진 질문 “나에게 M3인 M4는 여전히 나에게 뜨거울까?”에 답도 해야 한다. 또 타고 싶고, 또 보고 싶고, 진짜 갖고 싶다. 이러면 뜨거운 것이다. 더 빠르고 더 비싼 차들이 있지만 이러한 감정이 생기지는 않는다.

여배우가 아닌 우리가 용기를 내어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이상형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카히스토리 리스트에 M4가 있는 인생, 근사하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이 눈 앞에 있는 M4는 갖질 못했고 지나가야 한다. 다음 세대 M4가 나오더라도 못 잊을 거다. 이름 갖고 투정부리던 내 수첩에 M4를 적어 놓게 만들었다. M4는 좋은 차다. 이제 새로운 M4를 기다리며 꿈을 꿀 준비를 한다.

WELCOME DAILY M

BMW S 1000 RR

글 | 유일한

모터사이클 중에서도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은 ‘손에 선뜻 잡히지 않는 모나리자’ 같다. 허리를 숙이고 자세를 최대한 낮춰야 편하게 잡을 수 있는 핸들바와 상체가 버틸 수 있도록 허리와 하체를 단련하지 않으면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포지션이 첫 번째 문제이다.

다음으로 어느 정도 속력을 낸다면 괜찮겠지만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엔진이 두 번째 문제. 이로 인해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데일리카로 타는 라이더들을 그 동안 공감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오랜 기간 쌓여왔던 관념이 산산이 부서졌다. BMW가 이번에 새로 출시하는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 S 1000 RR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녀석은 일반적인 모델도 아니고 M 퍼포먼스 파츠를 더해 순수하게 도로를 정복하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델이다.

반전의 매력이 있다. 하드코어를 추구할 것 같았던 S 1000 RR은 너무나도 편했다. 그러면서도 달려야 할 때는 명확하게 힘을 낼 줄 아는, 그야말로 일반도로와 서킷을 모두 아우를 만한 M카였다.

실물로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판매를 진행 중이고 연식 변경 모델의 등장을 앞두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출시 전이다. 모델 풀 체인지를 단행하면서 많은 곳이 바뀌었는데 특히 디자인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이전 모델에서 구현했던 시그니처 속칭 ‘짝눈’ 헤드램프를 버리고 평범하면서도 날렵한 형태로 빚어졌다. 차체에는 M의 상징 ‘트리콜로’ 컬러를 적용했다.

자세히 보면 그 형태가 범상치 않다. 헤드램프 끝 부분의 페어링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작은 틈이 에어로파츠의 역할을 한다. 윈드실드 하단의 페어링도 공기역학을 철저히 고려한 모양새다.

차체를 따라 자연스럽게 공기가 흐르는 부분에 에어 인테이크와 에어 벤트를 적용해 공기 저항을 받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러운 엔진 냉각과 흡입이 이루어진다. 크게 튀지 않으면서도 BMW만의 개성을 부여하고 기능에 충실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이 슈퍼바이크가 M 퍼포먼스 파츠를 더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모델과는 달리 카본 파이버로 제작한 경량 휠을 신고 있으며 경량 배터리와 함께 드라이빙 모드도 추가된다.

시트에 새겨진 M 로고를 보고 있으니 어느새 자동차에서 많은 부분을 받아들인 모터사이클의 위상이 느껴진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동시에 만드는 BMW라면 더 그럴 것이다.

좀 더 그 자태를 감상하고 싶지만, 먼저 지붕을 열고 옆에서 기다리던 M4가 빨리 갈 것을 재촉한다. BMW 전용 재킷을 입고 모터사이클에 오르니 왜인지 모르게 그 모습이 평소보다 멋져 보인다.

시동을 걸면 처음에는 레드존 영역이 상당히 넓게 표시되는데, 당황하지 말고 잠시 예열을 기다리면 레드존이 좁아지면서 엔진 회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음을 알린다. 손으로 느껴지는 추위는 열선 그립을 켜서 달래고, 앞서가는 M4를 천천히 따라가 본다.

BMW 기술을 모두 투입한 S 1000 RR의 새 엔진은 놀라움을 준다. 도심의 정체로 앞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M4 때문에 짜증이 잠시 났는데, 기어를 2단이 아니라 3~4단에 두어도 시속 20km 부근에서 움직이는 데 힘이 부치지 않는 점이 놀랍다.

이전에 탑승했던 다른 제조사의 모델과는 달리 가속 그립만 살짝 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크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라이딩 포지션만 감내할 수 있다면 일상 주행용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달려야 할 때는 또 달릴 줄 안다. 엔진이 바뀌면서 BMW 특유의 가변 캠 시스템이 장착되었는데 4000rpm을 약간 넘어가는 순간부터 성질을 바꾸면서 내재되었던 힘을 그대로 방출해낸다. 그 힘에 살짝 긴장도 하게 되지만 두려워 마라.

일반적인 주행 모드라면 주행안정화 장치가 개입하면서 바퀴를 기민하게 제어해줄 테니 말이다. 물론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주행 모드를 바꾸고 DTC(Dynamic Traction Control)의 개입 강도를 조절하면 된다.

가속 감각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하자면, 마음대로 날뛰는 야생마가 아니라 전통 있는 종마의 고삐를 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분명히 빠르다. 독일산 미사일 위에 몸을 맡기니 대기를 뚫어버린다. 앞에 아무것도 없다면 어디까지고 가속할 수 있을 기세다.

인상적인 것은 그 움직임 속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누군가는 그 감각이 재미가 없다고 섣불리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인간이 자신의 두 다리를 뛰어넘는 속력을 즐기는 이상 이 정도의 준비는 당연하다. 안심되는 감각에서 오는 질주본능이란 것은 분명히 있으니 말이다.

날씨가 날씨인 만큼 끈적거리는 타이어를 온전히 지면에 붙이는 일은 상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모처럼 속력에 맞춰 코너를 공략해 본다. 심장 박동을 조금만 더 높인 후 왼쪽 엉덩이에 약간 힘을 주니 코너에 맞춰 자연스럽게 차체가 눕기 시작한다.

그 재미가 다가오고 나니 봄 또는 가을에 다시 한 번 제대로 탑승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라이더에게 가혹한 겨울은 M의 코너링조차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시련을 안겨주고 만다.

그렇다면 직선이라도 제대로 즐겨봐야겠지. 다시 한 번 오른손에 힘을 주며 잠재된 힘을 해방시켜본다. 순식간에 1만rpm을 넘기고 비현실적일 수 있는 영역에 접근해 버렸지만, 그 너머의 영역까지 닿을 수 있다는 듯 M의 여신이 자연스레 손을 내민다.

그 손을 잡으려고 할 때, 갓길에 서 있는 자동차에서 갑자기 아이가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걱정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재빨리 기어를 낮추며 오른손과 오른발에 강하게 힘을 주니, 자세도 거의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아이와 한참 떨어진 곳에서 정지한다. 어느 새 M4도 옆에 멈추어 이 상황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 역시 멈출 줄 알아야 달릴 수 있다는 M 답다.

배기 사운드에 놀라고 만 아이를 달래고 다시 달리다 교차로 신호가 바뀌면서 두 대 모두 어쩔 수 없이 정지했다. 약간 경사가 있는 길이기에 평소처럼 오른발에 힘을 강하게 주었는데 계기판에 녹색으로 ‘H’가 표시된다.

그 동안 자동차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오토홀드 기능이 있어 브레이크에 신경 쓸 필요 없이 변속하는 왼발에만 신경 쓸 수 있어 편리하다. 신호가 바뀌면 그대로 뛰쳐나가 제한 속도까지 마음껏 가속하면 될 일이다. 이쯤 되면 옆에서 달리는 M4가 전혀 부럽지 않다.

모터사이클이 자동차의 편리함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지만, 그에 가깝게 편의 장비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S 1000 RR은 M 엠블럼에 어울리는 퍼포먼스와 함께 편의성을 갖춘 ‘데일리 스포츠 M’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래도 M은 아직까지는 자동차에만 어울린다고 생각이 든다면, 애를 써서라도 이 놀라운 종마에 올라 달리며 세상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한 번 달려보면 M4와 결은 다르지만 또 같은 M의 짜릿함이 몸을 휘감을 거다.

SPECIFICATION

BMW M4 컨버터블 컴페티션

길이×너비×높이 4671×1870×1392mm

휠베이스 2812mm

엔진형식 I6 터보, 가솔린

배기량 2979cc

최고출력 450ps

최대토크 56.1kg·m

변속기 7단 듀얼 클러치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8.9kmℓ

가격 1억2450만원

BMW S 1000 RR

길이×너비×높이 2073×846×824mm

휠베이스 1441mm

엔진형식 I4, 가솔린

배기량 999cc

최고출력 206ps

최대토크 11.5kg·m

변속기 6단 수동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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