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TIME, 람보르기니 데이 서울

  • 기사입력 2020.01.13 09:3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람보르기니 수석 디자이너 밋차 보커트다.

글 | 안진욱

Q. 람보르기니는 그 동안 당신이 그려왔던 차와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지닌 브랜드다. 신경 써야 할 점은?

디자이너로서 람보르기니처럼 아이덴티티가 강한 곳에서 일하는 것은 꿈 같다. 람보르기니 디자인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선 과거를 알아야 한다. 이직 후 쿤타치나 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했던 모델들을 연구했다.

람보르기니 전통 디자인은 실루엣에 있다. 간결한 측면 라인인데 우리는 간디니 라인이라 부른다. 지금 출시되고 있는 아벤타도르나 우라칸도 이 라인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이 라인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람보르기니를 그려야 한다. 여기에 패스트 앤 퓨리어스(Fast & Furious)를 강조해 강력한 인상을 완성한다.

Q. 쿤타치로 디자인을 시작하고 있다고 했는데 람보르기니 역사에서 미우라를 빼놓을 수 없다. 미우라는 직선보다 곡선 위주의 디자인이다. 지금 람보르기니 디자인은 직선 위주다. 앞으로 미우라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곡선 위주의 디자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가?

미우라도 환상적인 차다. 자동차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모델임은 분명하다. 허나 미우라는 역대 람보르기니 모델 중에서 독자적인 디자인이다. 쿤타치 이후 디아블로, 무르시엘라고, 그리고 지금의 아벤타도르까지, 람보르기니의 디자인 언어는 직선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람보르기니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고 브랜드 성공으로 이어졌다. 반면 우루스에는 곡선이 조금 들어가긴 했다. 펜더를 근육처럼 표현하기 위해 곡선을 사용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앞으로 곡선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은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다.

Q. 람보르기니도 하이브리드를 만들 것이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에 맞춰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

최근에 공개된 시안이 그 방향을 알려준다. 12기통 엔진에 전기모터가 추가되었고 지금 판매되고 있는 람보르기니 모델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담아야 했다. 람보르기니 모델은 육각형을 잘 사용하는데 주간주행등의 Y모양은 육각형을 반으로 자른 것이다.

그것을 이제 옆으로 눕혀 더욱 차체를 낮아 보이게 하며 공격적인 자세를 연출하게 했다. 게다가 63대 한정판이지만 한 대 한 대 마다 개인의 입맛에 맞춰져 원오프 수준이다.

Q. 시안에 처음으로 전기모터가 달렸다. 디자이너로서 변화되는 파워트레인으로 인한 디자인 제약은?

먼저 구조를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디자인한다. 혁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케치에 엔지니어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디테일을 잡아나간다. 그들이 계산해 놓은 다양한 역학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를 만든다면 그 성격과 구조에 맞게 조율하면 되니 크게 어려운 점은 없다.

Q. 우루스 하드코어 버전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가?

지금 우루스는 세계 유일한 슈퍼 SUV다.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자체만으로도 돋보인다. 우루스 역시 쿤타치를 바탕으로 디자인했다. 우루스 디자인에 반응도 좋아 판매 성과도 높다. 디자이너인 우리는 항상 지금 당장에 최선을 다한다. 하드코어 버전이 출시되어야 한다면 그때 그 프로젝트에 맞는 디자인을 시작할 것이다.

Q. 람보르기니 인테리어 대해서 말하자면?

슈퍼카는 외관에 맞는 인테리어를 갖춰야 한다. 실내에도 헥사곤을 사용한다. 또한 운전석에 앉았을 때 피가 끓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전투기 조종석으로 테마를 잡고 인테리어를 디자인한다. 운전자를 감싸는 센터페시아, 그리고 엔진스타트 버튼의 커버를 달아 파일럿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Q. 테이핑 퍼포먼스(얇은 테이프로 캔버스 위에 선을 그어 디자인하는 것)를 선보였는데, 평소 디자인할 때도 자주 하는가?

람보르기니처럼 유니크한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뇌와 영혼에서 시작해야 한다. 보통 디자이너들이 펜으로 작업을 많이 한다. 테이핑으로 하는 이유는 손가락 모두를 사용하기에 상상을 현실로 표현하기가 더 수월하다. 손끝의 미세한 감각으로 테이프가 당겨질 때의 텐션을 느끼면서 실루엣의 역동성을 구현할 수 있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람보르기니 역대 모델은? 그 이유?

개인적으로 쿤타치 LP 500 콘셉트카를 좋아한다. 그리고 우라칸도 있다. 우라칸 그 자체로 람보르기니가 가지고 있는 DNA를 순수하게 해석해서 발전시킨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테르조 밀레니오다. 람보르기니에 비전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밋차 보커트(Mitja Borkert)

44세 독일 국적이다. 포르츠하임 디자인 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 포르쉐에서 업계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그 후 2016년 4월 4일부터 람보르기니 센트로스타일(디자인센터) 디자인 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람보르기니에 합류한 후 우라칸 슈퍼 트로페오 에보, 우루스, 테르조 밀레니오 등의 최신 모델을 감독했다.

아벤타도르 SVJ 로드스터

이번 행사에 아벤타도르 SVJ 로드스터가 공개됐다. 가장 강력한 아벤타도르다. 노멀 아벤타도르에 과격한 에어로파츠를 둘러 시선을 잡아 끈다. 거기에 오픈에어링까지 가능하다. V12 6.5ℓ 엔진은 과급기 도움 없이 최고출력 770마력, 최대토크 70.6kg∙m의 힘을 생산하고 네 바퀴로 전달한다.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2.9초, 최고시속은 350km에 달한다. 변속기는 싱글 클러치 타입에 7단 자동이 들어간다. 마지막 순수 V12 자연흡기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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