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는 달리고 싶다, BMW M2 컴페티션

  • 기사입력 2019.09.07 15:51
  • 기자명 모터매거진

거침없이 달리고 싶은 순수 러너 M2 컴페티션, 성난 막내의 재촉은 누그러지지 않는다.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마라톤을 볼 때면 종종 놀라곤 한다. 최첨단 시스템과 트레이닝으로 단련한 선수들이 먼발치의 순수 러너를 바라보는 눈동자에서 말이다. 순수 러너들은 오로지 달리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코스를 달려나간다. 골인 지점만을 바라보며 달려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앞에는 누구도 서있지 않는다. 그들은 순수하게 달려왔을 뿐인데 말이다.

BMW M2 컴페티션은 그런 순수 러너를 닮았다. 올곧다고 해야 할지, 미련하다고 해야 할지, 오로지 달릴 생각뿐이다. 날렵해진 눈매는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를 적용했고 BMW의 상징, 키드니 그릴은 카본을 둘렀다. 사이드미러 역시 카본을 입혔다. 공기역학적 성능 향상뿐 아니라 디자인 요소로서도 스포티함은 두드러진다. 새롭게 디자인된 19인치 알로이 휠, 사이드 스커트, 전용 범퍼 등 공격성을 드러낸 막내는 무섭기까지 하다.

M2 컴페티션의 핵심은 파워트레인이다. M3와 M4에 얹어지는 S55B30T0 엔진을 심었다. 싱글 터보에서 트윈 터보로 업그레이드한 M2는 시동을 거는 동시에 포효한다. 마치 울분을 토해내며 달려드는 막내의 반란 같달까? 7단 DCT와 맞물려 최고출력 410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성능을 낸다. 조그만 녀석이 알차다 못해 정말 기가 차다.

진중한 고동을 일으키며 달릴 준비를 마친 M2 컴페티션은 사뭇 두렵다. 성난 발길질로 뛰쳐나가는 쾌감은 짜릿하다 못해 저리다. 묵직한 스티어링 휠은 정확하게 방향성을 제시한다. 마찬가지로 브레이크 페달과 액셀러레이터도 묵직한 편으로 막내의 옹골참을 대변한다.

M 드라이브 버튼을 이용해 M1, M2로 구성할 수 있는데 DSC와 엔진, 스티어링, 변속기를 운전자 취향에 맞게 조리할 수 있다. 불난 집에 기름 붓듯 설정을 달리하면 새로운 호러다임(호러+패러다임)을 만끽한다. 작은 차체에 넘쳐나는 출력은 기민하게 움직이며 운전자를 몰아붙인다. 이따금씩 질척이게 노면을 붙잡고 늘어지는 타이어도 한계 영역을 벗어나면 등줄기에 맺히는 땀방울이 허리를 타고 엉덩이 골까지 적신다.

시승을 했던 날은 마침 한바탕 소나기가 퍼부었다. 아주 가벼운 액셀링에도 M2 컴페티션은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특히 코너를 빠져나갈 때면 스티어링 휠을 붙잡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똑똑한 M2 컴페티션이 미끄러지는 차체를 안정시키며 정자세로 돌아오면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런 짜릿함이 수많은 변태를 양산시켰을 테다. 위험성에 대한 두려움보다 아일톤 세나의 그루브 같았다며 아드레날린을 과다 분비시키는 짜릿함.

작은 차체와 출력은 운전자 시야를 전방에 고정되도록 만들고 심플하게 구성된 인테리어는 달리는 즐거움만을 추구하라고 보채는 듯하다. 그렇게 온신경을 달리기에 집중시키면 M2 컴페티션의 공격성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뒤에서 해머로 내리치듯 튕겨져나가는 가속, 노면을 짓누르며 돌아가는 선회능력, 어깨와 팔만 움직이도록 꽉 조여주는 시트까지. 혹시라도, 우연히라도 M2 컴페티션을 마주친다면 길을 비켜주시라. 녀석과 경쟁한다면 몇 초 안으로 사이드미러의 점이 될 테니까.

BMW M2 컴페티션

길이×너비×높이 4461×1854×1410mm

휠베이스 2693mm

엔진형식 I6 터보, 가솔린

배기량 2979cc

최고출력 410ps

최대토크 56.1kg·m

변속기 7단 DCT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

가격 79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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