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특집-버스

  • 기사입력 2017.08.07 16:13
  • 최종수정 2020.09.01 20:41
  • 기자명 모터매거진

버스

The Third Foot

세상에 버스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도로에 내연기관 자동차는 더욱더 증가해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사람들은 금액을 지불하고 공기를 마셨을지도 모른다. 버스는 2차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인류와 함께한 돈독한 사이다.

라이벌 지하철만큼 정확한 시간을 지키진 못하지만, 바다만 아니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특히 목적지까지 가장 싸게 갈 수 있다. 대표적인 전 세계인들의 발로서 오늘도 승객을 실고 어디론가 향한다.

글 | 손권율

서민의 움직임을 책임지는 버스가 과거에는 부유층만 누리는 호화스러운 이동수단이었다면 믿을 수 있을 것인가? 17세기 등장한 옴니버스(Omnibus)는 오직 극소수만 누릴 수 있는 권리였다. 증기기관차로 18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해 1829년 영국 그리고 미국으로 뻗어나갔다. 다수의 인원을 한 번에 수송하는 옴니버스는 ‘버스’라는 이름으로 파생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대중화가 시작됐다.

칼 프리드리히 벤츠가 처음으로 가솔린 자동차를 제작한 후 불과 10년 후, 1895년에 메르세데스-벤츠 옴니버스가 등장했다. 14인승으로 단기통 2.6ℓ 엔진을 얹어 독일 서부에 위치한 지겐(Siegen)에서 출발해 네트펜(Netphen), 그리고 도이츠(Deutz)까지 3구간을 운행하는 최초의 내연기관 버스였다.

최고출력 5마력이라는 빈약한 힘 탓에 오르막길에서는 승객이 밀어야 되는 경우도 빈번했지만, 오늘날 버스의 시초가 되는 승합자동차였다.

국내는 도로환경상 주로 노선버스와 장거리 고속버스, 그리고 관광버스에 치중되었지만 국토가 넓은 미국이나 육로가 연결된 유럽의 경우에는 호화스런 장거리용 버스 코치(Coach)가 발달했다.

호텔처럼 다양한 등급의 객실부터 차를 즐기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과실, 또는 화장실 등 장거리 여행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자랑한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색다른 여행 즐거움을 제공하는 교통수단으로 거듭난 것이다.

전 세계의 버스는 모노코크 보디를 사용해 각진 사각형 모양으로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각 나라별 특색에 따른 다양한 성향을 나타낸다. 예컨대 런던의 빨간색 더블 데커는 영국 특유의 도로환경을 고안해 탄생한 버스다.

도로가 평탄하고 포장률이 높은 이유로 마루 면적을 2층까지 확장해 정원수를 늘릴 수 있었다. 국내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저상버스가 발달했다. 지면과 차체까지의 높이가 불과 20cm도 되지 않아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면모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버스는 부유층의 전유물로 시작해 현재 서민의 이동수단까지 인류 곁에서 오랜 시간 함께 진화했다. 초기 증기기관에서 진화한 내연기관, 그리고 친환경적 천연가스 엔진까지 시대에 맞게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는 첨단기술로 대중들에게 어떠한 편리함을 제공할지 예상해보자.

 

세계의 이색 버스정류장

일본

나가사키에는 딸기, 메론, 오렌지 등 과일 모양의 버스정류장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손님을 배려해 의자 배치를 위해 한 입 베어 문 형상으로 공간을 확보했다. 귀엽다. 허나 여기서 드는 의문점, 왜 일본은 토마토를 과일로 착각한 걸까?

 

 

아랍에미레이트

정류장에 에어컨이라니, 역시 부유의 상징 두바이다. 평년기온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이 곳은 움직이는 버스가 1대라도 있다면 정류장이 아이스박스로 변신한다. 동선만 잘 짜면 땀 한 방울 안 흘릴 가능성도… .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버스 정류장은 얼핏 보면 문화재다. 나무와 바위로 만들어 버스를 어디서 타야 되는지 헷갈릴 정도로 자연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초행길이라면 관찰력 있게 다녀야 한다.

 

 

한국

남산 소월길에는 다양한 야외 조각상이 존재하는데 정체는 바로 버스 정류장이다. 그중 특히 아날로그 텔레비전 모양의 정류장이 눈에 띈다. 화면 속 자신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곳으로 향하자.

 

 

 

대한민국 버스 연대기

미국 무개차

일제강점기 시절 등장한 8인승 무개차가 대한민국 버스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11년 일본인 에가와는 천막으로 지붕을 씌운 포드의 8인승 무개차(정확한 모델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 대로 평균 10명의 승객을 태우고 마산시와 삼천포 사이를 운행했다.

최초의 버스는 실내등이 존재하지 않아 야간에는 가스등을 켜놓고 운행했다. 당시 버스기사라는 직업은 부유층만 가능했기에 기사(Knight)에 버금가는 후광을 과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영버스

사실 버스다운 버스는 1928년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경성부(서울시청) 부영버스의 1톤급 승합자동차 우즈레를 개량해 버스보다는 마차의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약 20명의 인원이 탑승 가능했지만 열악한 노선환경과 10대로 인한 배차간격, 그리고 비싼 요금으로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결국 대중적인 전차에 밀려 경성전기에 인수되며 전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됐다.

시발버스

일본으로부터 해방 후 시내버스 승객이 점차 증가하면서 1957년에는 전차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한국전쟁 발발로 대한민국은 극심한 가난의 시간을 겪는다.

버스는 196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서야 다시금 서울에 등장한다. 정원 16명의 마이크로버스와 전쟁 후 거리에 뒹굴던 미군 트럭을 개조해 일명 ‘짜깁기 버스’라 불리며 도로를 활보한다. 버스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안내양버스

대우버스의 전신, 신진자동차의 51인승 승합자동차 ‘FB100LK’가 1967년 탄생했다. 이 차의 전고는 2000mm도 도달하지 못했지만 당시 국민들의 평균키가 낮은걸 감안하면 시내버스로 각광 받을만했다. 9000mm의 차체에 창문을 지하철처럼 길게 배열해 다수의 승객 수용이 가능했다.

145마력의 가솔린 엔진이 프런트에 탑재되어 운전석 옆에 엔진룸이 튀어나와 있었다. 승객들은 엔진룸을 계절에 맞게 여름에는 짐 보관대로, 그리고 겨울에는 난로처럼 사용했다. 더불어 ‘오라이~’로 유명한 버스 안내양이 등장한다.

실미도버스

실미도 사건으로 유명한 시기인 1970년이다. 이 시기에 버스는 더욱더 편리해졌다. 차체 중간에 있던 문이 앞쪽으로 옮기며 탑승이 용이해졌다.

대우의 ‘BF101’와 현대의 ‘FB485’는 당대 대표적인 버스였다. 참사만 없었다면, 항상 만원을 유지하는 버스의 전성기라 말할 수 있다.

 

리어엔진버스

프런트엔진 방식 버스의 지상고는 1m에 육박해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등산처럼 느낄 수도 있다. 이에 1980년대 중반 엔진을 뒤에 얹혀 탑승구인 앞부분의 높이를 낮춘 버스가 등장한다. 리어엔진버스는 20cm나 낮아진 지상고로 교통 약자들을 배려했다.

또한 1984년부터는 서울 올림픽을 앞두며 이미지 제고 차원으로 버스는 대대적인 변화를 이룬다. 선진국처럼 2도어 자동문을 적용해 안내양이 없는 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실내 곳곳에 ‘앞문승차 뒷문하차’ 스티커가 안내양을 대체하며 여성 노동자들에겐 아픔의 시기였다.

냉방버스

1990년도에 접어들며 냉방버스가 유행한다. 당시 요금이 비싼 에어컨이 달린 좌석버스가 등장하며, 시원한 버스를 타기 원하는 승객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결국 버스 제조업체들은 1995년 좌석버스에만 설치됐던 에어컨을 일반버스에도 적용시킨다.

더불어 뒷부분에 2인승 의자도 적용하여 좌석수도 22석에서 29석까지 증가했으며 지상고도 더욱더 낮아졌다. 1996년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며 토큰과 회수권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저상버스

2000년대에는 첨단 기술의 버스, 굴절버스가 등장한다. 2칸을 굴절마디로 연결해 다수의 승객을 확보하며 곡선도로에서도 잘 달릴 수 있다. 획기적인 버스로 인정받았지만, 대한민국 도로환경에 적합하지 않아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저상버스의 시대가 열렸다. 지상고가 40cm 채 되지 않아 한 걸음으로 버스 안으로 진입한다.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도 마련되었고, 차체를 땅으로 기울일 수도 있다. 에어 서스펜션이 차체를 지지하기에 승차감도 안락하다.

환경을 생각해 버스의 심장에도 디젤이 아닌 천연가스 엔진을 얹혔다. 추가적으로 고급 세단만큼이나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공항리무진 버스도 등장한다. 이제야 승객이 주인 자리를 되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버스 회수권

1957년 등장한 버스 승차권이다. 당시 학생들은 무조건 소유해야 하는 잇아이템(?)이였다. 한 세트에 10장 묶음이었다. 회수권은 지역마다 다양한 도안이 특징이었다.

1990년대 후반 교통카드 등장까지 버스 토큰과 함께 승차권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다. 우표 수집만큼 회수권 모으는 재미를 알고 있다면, 응답하라 아재(?)들이여.

 

 

버스 토큰

회수권과 시대를 같이 보낸 버스 승차권이다. 엽전과 비슷한 모양으로 10원 동전의 지름과 비슷하다. 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수원, 천안 등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회수권의 단점 중 하나인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했다.

교통카드

대중교통의 운임을 지불하는 전자화폐다. 1996년 선불카드로 시작해 이어 신용지불로 확장했다. 카드 한 장이라는 간편한 휴대성을 바탕으로 이전 승차권과 다르게 전국구 사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지하철도 이용 가능하다. 아울러 톨게이트 비용부터 편의점 결제까지, 사용범위가 넓다. 더 나아가 현재는 실물카드 대신 스마트폰에 저장한 전자화폐를 통한 결제도 가능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