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ITIES: AGE OF ELECTRIC

  • 기사입력 2019.07.25 16:33
  • 기자명 모터매거진

복잡한 도심을 살아가는 우리, 꽉꽉 막힌 교통지옥을 피해 일렉트릭 모빌리티를 선택했다. 목적은, 아니 목표는 삼청동의 어느 추로스집이다. 좁은 골목은 물론이요, 시원한 바람이 반기는 한강변, 에어컨 빵빵한 지하철까지 이용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우리가 선택한 모빌리티는 옳았을까?

글 | 김상혁, 박지웅, 안효진, 유일한

사진 | 최재혁

MIGHTY MOUSE

MICRO ELECTRIC VEHICLE

작아서 더 강할 줄 알았던 초소형 자동차. 복잡한 도시에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까?

글 | 박지웅

앙증맞은 로노의 전기차 트위지를 또 만났다. 지난 시승 때는 주로 강남 일대에서만 달렸다. 이번엔 아예 강남을 시작으로 서울 중심부를 관통해 북쪽 삼청동까지 갈 작정이다. 전기가 가득 충전된 상태는 아니지만, 상관없다. 목적지까지 편도 거리는 약 14km, 트립 컴퓨터에 따르면 현재의 60% 전력으로 33km 달릴 수 있다. 전력 질주하면 이 수치가 크게 의미는 없겠지만, 혼잡한 서울 시내에선 분명 가다 서다를 반복할 테니 회생 제동 시스템이 조금씩 배터리를 채워줄 것이다.

반포대교 남단 고가 차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잠수교로 들어선다. 강남에서 강 북쪽으로 넘어갈 일이 있을 때면 자주 잠수교를 이용하는 편이다. 편도 1차로지만 차들로 막히는 경우가 없고, 반포대교가 그늘을 주어 한여름이라도 항상 시원한 강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에어컨이 없는 트위지에겐 더없이 훌륭한 곳이다. 플라스틱 창문을 열자 강바람이 솔솔 실내로 유입된다. 아예 손을 뻗자 팔을 타고 들어오는 바람에 온몸이 시원하다.

용산구청을 지나 남산3호터널을 통과했다. 당연히 면제일 줄 알았던 혼잡통행료가 부과된다. 이유는 구청에서 친환경 1종 차량에 발급하는 저공해자동차 스티커가 없다는 것. 트위지 역시 순수 전기차여서 친환경 1종 차량으로 구분되지만, 미디어 시승차로 돌리는 트위지는 무슨 이유인지 해당 스티커를 따로 발급받지 않은 모양이다. 다행히 경차 혜택을 적용해 50% 감면된 1000원만 냈다. 면제 대상까지 될 수 있으니 트위지 예비 오너라면 새 차를 받자마자 잊지 말고 구청으로 향하는 것이 좋겠다. 

 터널을 나오자마자 도로가 차들로 북적거린다. 혼잡통행료를 받는 이유가 이것이다. 트위지가 제아무리 작아도 차들 사이로 지날 수 없고, 보행자도로로 내달리는 불법을 저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가운 햇볕에 푹푹 찌는 실내는 고통스럽지만, 트위지도 엄연한 자동차이기에 꽉 막힌 도로에선 영락없이 교통체증이 주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명동과 남대문 시장으로 빠지는 차들을 뒤로하고 겨우겨우 시청 삼거리까지 왔다. 여전히 도로에 차는 넘쳐나지만,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다 서다 회생 제동을 무한 반복한 덕에 주행가능거리가 오히려 1km씩 꾸준히 늘었다. 주행가능거리가 줄어드는 것 같다가도 어느새 보면 늘어나 있으니 신기하다.

드디어 삼청동에 다다랐다. 과거 가로수길을 달렸던 때 못지 않은 인기를 실감한다. 람보르기니 부럽지 않은 시저스 도어를 위로 열자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하나같이 카메라를 꺼내 들고, 차량 정보를 묻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트위지는 실제로 타보면 분명 단점보단 장점이 많은 차다. 가속이 박진감 넘치지는 않아도, 묵직한 스티어링 휠과 단단한 서스펜션을 갖춘 덕에 레이싱 카트를 모는 듯한 신나는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배고파하면 220V 돼지코로 콘센트가 보이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충전이 가능하니 충전소를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없다. 각종 보조금을 더하면 차량 가격 1500만원에서 최고 1100만원을 덜어낼 수 있는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상당해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도시에서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이처럼 신나게 다닐 수 있는 차가 또 있을까?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2338×1237×1454mm  |  휠베이스 1686mm

엔진형식 전기모터  |  최고출력  17.1ps

최대토크  5.8kg·m  |  변속기  1단 자동 |  구동방식  RWD

복합연비  7.9km/kWh  |  가격 1500만원

FAST & SHARP

ELECTRIC SCOOTER

전기의 시대, 적어도 서울 시내에서 이보다 더 유리한 교통수단이 있을까 싶다.  

글 | 유일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모빌리티 세계에서 중국의 진격은 무서울 정도이고 모터사이클 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에 탑승하는 니우 엔 프로 역시 중국에서 만든 모델인데, 만약 제조사를 모른다면 외형만 보고서 출신을 판단하기는 힘들 것 같다. 불과 2년여 전 업무 차 상하이에 갔을 때만 해도 이런 깔끔한 형태의 전기 스쿠터는 없었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적어도 디자인 때문에 스쿠터 못 사겠다는 이야기는 안 나오겠다. 

니우는 2014년에 설립한 신생 브랜드이지만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서울 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에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기는 한데, 이미 2018년에 맥라렌과 협업한 한정판 모델을 만들었고 올해 폭스바겐이 발표한 전동킥보드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그만큼 완성도와 성능에 있어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 이 정도라면 이들이 만든 스쿠터도 안심하고 탈 수 있을 법하다.

외형을 보면 왜인지 모르게 ‘애플 아이폰’이 떠오른다. 전면에서 보면 단정하게 다듬은 사각 형태 중앙에 약간 돌출되어 있는 원형 헤드라이트가 있는데, 마치 최근에 카메라가 조금씩 돌출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보는 것 같다. 그 뒤로는 시트와 후면에서 사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거의 직각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후면, 그리고 단순한 형태이면서도 시인성이 좋아 눈길을 끄는 테일램프가 매력적이다. 동승객을 위한 손잡이도 차체와 어울리게 다듬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좋겠지만 지금은 삼청동까지 가 보는 것이 먼저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거니 계기판이 반짝이는 것 외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다. 이 상태에서 핸들바 오른쪽의 녹색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녹색으로 ‘READY’를 표시하며 출발 준비가 되었음을 알린다. 스쿠터이므로 조작은 간단하다. 가속 그립을 돌리면 전진하고, 브레이크를 당기면 정지한다. 기어 변속도, 엔진 회전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최고출력은 그리 세지 않지만, 작은 차체에 비해 토크는 제법 세다. 아무 생각 없이 가속 그립을 돌리면 앞으로 순식간에 튀어나갈 것 같다. 그래서 모터 출력을 3단계로 나누어 제어하고 있는데, 1단계에서는 아무리 돌려도 시속 20km 정도의 속력만 나온다. 3단계가 되어야 시속 60km 이상이 나오니 스쿠터에 익숙한 라이더라면 출발 전 모드를 미리 조작해 두는 것도 좋겠다. 전체적인 출력은 배기량 약 70cc 정도의 스쿠터에 필적할 것으로 보인다. 

잠시 한가한 도로를 주행하고 있으니 옆에서 르노 트위지가 속력을 높여서 추월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시내는 속력이 전부가 아닌 법. 굳이 서 있는 차량 사이로 주행하지 않아도, 좁은 곳을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는 기동성만으로도 어느새 트위지를 따라잡고 다시금 사이드미러에서도 한참 뒤로 보내버린다. 지금쯤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는 나름대로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인데, 아무래도 도착하는 시간만으로 따진다면 필자가 1등을 할 것만 같다.

처음에는 배터리 용량이 작아서 걱정했었는데 주행해보니 약 40km 정도를 달리는 동안 별도의 충전은 필요 없었다. 짧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서울 시내는 대부분 감쌀 수 있는 거리다. 게다가 발판 밑에 있는 배터리가 의외로 가볍기에 중간 지점에 전원 플러그만 갖춰져 있다면 분리해서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기 요금까지는 측정할 수 없었지만, 만약 누군가를 만나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긴다면 커피값으로 충전을 대신할 수 있겠다. 

이미 다른 스쿠터를 이용하고 있어 그 동안 전기 스쿠터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라면 출퇴근용으로 하나쯤 구입해도 될 것 같다. 국내 판매 가격이 369만원이고 여기에서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어라? 이거 의외로 괜찮은 구매 아닌가? 어차피 투어용으로 대배기량 모터사이클을 구입해야 하는데 그걸 시내에서 이용하기는 불편하니 말이다. 이렇게 필자는 또 저축에서 멀어지나 보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1800×780×1130mm

엔진형식 전기모터  |  최고출력  2.3kW(3.1ps)

최대토크  12.2kg·m  |  구동방식  RWD  |  가격  369만원

SMART CHOICE  

ELECTRIC BIKE 

200년 동안 인간과 가장 친한 이동수단으로 함께 해 온 자전거. 환경보호는 물론 건강을 위한 운동 효과, 그리고 전기 배터리 추가로 장거리 이동 수단으로서 편리성까지 갖춘 팔방 미남과 보낸 일주일.

글 | 안효진

지난해도 올해도 목표만 가지고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전기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이유는 간단하다. 건강도 지키고, 길게 보면 교통비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출퇴근 시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장점만 봤을 때 벌써 시작했어야 했지만, 생각보다 값이 나가는 전기자전거 가격에 구매가 망설여졌고, 무엇보다 회사인 양재까지 오는 길에 자전거 도로가 잘 닦여있지 않았기에 미루고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이번 체험 기사를 위해 일주일 동안 전기자전거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기자의 마음의 기울기가 한쪽으로 확실하게 휘어졌다.

우선 체험할 전기자전거를 인터넷에서 서칭했다. 기자가 선택한 모델은 대만에서 온 베스비의 전기자전거, PSA1이다. 베스비는 대만의 글로벌 전자기업인 다폰 전자가 만든 브랜드로 자전거가 인기가 좋은 대만에서는 꽤 인지도가 있다. PSA1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배터리 셀을 사용해 36V, 10.5Ah의 배터리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베스비에서 자체 개발한 250W의 강력한 모터와 파워 알고리즘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실제로 일주일간 라이딩을 즐겨보니, 장거리를 빠른 모드로 달려도 배터리가 줄어드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 느렸다.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가진 전기자전거일지라도 알고리즘과 배터리 셀 기술력에 따라 주행거리가 차이가 있다고.

촬영을 위한 체험은 강남에서 삼청동까지 이동해 추로스 맛집을 찾아가는 콘셉트였다. 무더운 날씨에 자전거를 타고 삼청동까지 갈 자신이 없어 몰래 전철을 타보려 시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평일은 절대 자전거 휴대 금지라는 표지판에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용산 구청 언덕을 올라 삼각지부터 잘 닦인 자전거 도로를 따라 삼청동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차도로 나가는 것 자체가 겁이 났는데, 타다 보니 자전거 도로가 중간에 끊겨도 상관이 없을 만큼 차도를 달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인도 옆으로 잠시 주차를 한 택배 트럭과 택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도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 빈번했고, 이런 상황적인 제약들이 자전거를 타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특히, 가는 길과는 달리 돌아오는 길은 잦은 공사로 자전거 도로가 거의 이어지지 않아서 올 때 오히려 시간이 더 걸렸다.

아무리 전기자전거지만 장거리를 달리는 건 개인 체력의 문제 때문에 망설여졌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꾸준히 타다 보니 3단계의 전기모드로 오르지 못할 곳이 없었다. 1단계 모드를 가장 많이 사용했는데, 이 모드로는 90km나 주행이 가능해 서울 도심을 누비는 데는 부담이 없었다. 조금만 페달을 밟아도 평지 정도는 힘들이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었다.

촬영 날 주행 거리는 약 22km.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시내 곳곳과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3단계까지 다양하게 사용해 봤는데, 집에 돌아와 배터리 잔량을 확인해 보니, 다섯 칸 중에 세 칸이나 남아 있었다. 충전은 자전거에서 배터리 팩을 분리해 집안에서 손쉽게 충전할 수 있었다. 완충까지 단 4시간으로 밖에 걸리지 않는다. 거기에 브랜드 자체에서 개발한 스마트 앱을 설치하면 도난방지시스템, 주행기록, 내비게이션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을 더한다.

결론적으로 전기자전거는 초반 비용과 자주 충전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그를 상쇄할만한 매력이 충분했다. 원한다면 땀 한 방울 내지 않고도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었고, 또 전원을 끄고 보통 자전거 모드로 운동도 즐길 수 있다. 기동성도 좋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신나게 달려나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출근길 만난 열악한 자전거 도로의 상황은 여전히 신경 쓰이는 부분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가 점점 주목받고 있는 한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1590×600×1100mm

프레임 알로이  |  모터 250W(0.34ps)

변속기  시마노 알투스 7단 |  무게  19kg

브레이크  텍트로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  |  가격  176만원

SMART MOBILITY CHOICE 

KICK BOARD 

도심에서 현명한 이동 수단이라고 했나? 킥보드는 자체 이동도 하고 지하철도 올라타고, 버스도 탈 수 있는데 이보다 더 이동 편의성을 갖춘 스마트함이 있어?

글 | 김상혁

도심 속 모빌리티로 기획을 잡았을 때 딱 떠오르던 것이 킥보드다. 간단한 조작과 적절한 이동 속도, 이동 편의성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카 셰어링이 보편화된 요즘 새로운 공유 플랫폼으로 떠오르며 그 가능성까지 확실히 증명한 대세 중의 대세라 할 수 있겠다.

한강에서 출발해 삼청동까지 이동하는 코스는 모빌리티로선 나름 장거리다. 그런 이유로 삼천리 자전거의 데프트 30을 선택했다. 비닐도 벗겨지지 않은 신상이다. 데프트 30의 주행 가능 거리는 주행 모드에 따라 35km(HIGH 모드)에서 55km(ECO 모드)다. 목적지까지 왕복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주행모드는 ECO, MID, HIGH 모드 세 가지로 구분되며 대략 ECO는 시속 10km, MID 시속 15km, HIGH 시속 24km의 속력을 낼 수 있다. 정지상태에서 살짝 발을 굴러 바퀴가 회전하기 시작하면 모터가 반응하며 속도를 올린다. ECO 모드는 가볍게 산책하는 느낌인데 주변 안전만 확보되어 있다면 반려견과 함께 하기에 그만일듯싶다.

사람과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가 뒤섞여 복잡한 구간에선 ECO 모드로 안전하게 이동했다. 평소 자동차로 달리던 사람에겐 꽤나 답답할 테다. 시속 24km의 속력을 낼 수 있는 HIGH 모드로 변경 후 달려나가니 그제야 좀 달리는 맛이 난다. 발판도 생각보다 넓고 미끄럼 방지 패드가 적용돼 종이상자나 물통 등을 싣고 다니기도 수월하다.

무더운 날씨 탓에 땀이 뚝뚝 떨어지고 온몸이 녹아내릴 지경이었다. 이때야말로 킥보드의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간단히 접어 그대로 지하철을 타며 되니까 말이다. 아마 다른 모빌리티를 선택한 기자들은 고스란히 태양의 은총을 받았을 테다.

지하철로 이동하기 위해 접은 킥보드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약 20.8kg의 무게는 자칫 미끄러졌을 경우 상해를 입을 수 있는 무게다. 데프트 30에는 캐리어 가방처럼 끌고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어 천만다행이었다.

삼청동 입구에선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오르막이다. 데프트 30의 등판각도는 약 10도다. 평지에서 속도를 붙여 오르막에 진입하면 급격하게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없지만 늘어진 오르막길에선 역시나 더딘 편이다. 36V 350W의 구동모터도 오르막길에선 힘에 부치는 모양이다.

어렵사리 도착한 추로스 가게 앞,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내가 귀여운 탓인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거 같다. 단단한 매무새와 대비되는 앙증맞은 외모를 가진 킥보드 때문이겠지. 어르신 한 분은 가까이 다가와 전기로 가는 것이냐 묻기도 한다. 속력은 어떤지, 균형잡기 어렵지 않은지 묻는 탓에 본의 아니게 영업을 해버렸다.

영업 모드를 조금 더 보태 데프트 30의 두드러진 장점을 꼽자면 브레이크 성능과 승차감이다. 킥보드가 무슨 브레이킹과 승차감이냐 핀잔을 주고 싶다면 일단 타보시라. 일부 킥보드가 속도를 이기지 못하며 풀 브레이크에도 불구, 쭉쭉 밀려나는 경험을 해봤다면 멈출 때 비로소 느끼는 성능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디스크 로터의 반짝반짝 빛나는 금속광이 어찌나 기특한지 모른다.

승차감 역시 마찬가지다. 킥보드가 다니는 길은 의외로 요철구간이 많다. 또한 작은 바퀴는 약간의 도로 균열에도 반응한다. 진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그런 진동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장시간 이동하면 피로가 쌓이는 건 당연지사. 헬스장 첫날 프로그램을 마친 것처럼 손과 팔이 부들부들 떨릴 테다. 그때가 되면 ‘아~킥보드에 달린 서스펜션이 열 일 하는구나’라며 감사의 기도를 올리겠지.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1150×580×1170mm

엔진형식 36V 350W(0.48ps)  BLDC 허브모터(후륜)

최고속도 시속 24km |  등판능력  10˚ |  무게  19kg

구동방식  스로틀 (킥&고 방식)  |  가격  75만원

ELECTRIC SCOOTER SAYS

소음 없고! 배출가스 없고! 이래도 스쿠터를 반대할 텐가?

ELECTRIC BIKE SAYS

환경보호는 물론 내 건강 지키기까지, 한 번에!

KICK BOARD SAYS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셔~

MICRO ELECTRIC VEHICLE SAYS

타본 사람만 알 걸? 카트라이더가 된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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