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스트림 엔진, 고에너지 & 고효율의 집합을 꿈꾸며

  • 기사입력 2019.06.10 15:12
  • 기자명 모터매거진

기아 신형 K3부터 탑재를 시작해 신형 쏘나타에도 얹힌 스마트스트림 엔진. 복잡해 보이는 엔진이지만 목적은 간단하다. 엔진의 효율을 높이고 연비를 개선하는 것. 그런데 그것이 제일 어렵다.

글 | 유일한

엔진, 특히 내연기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모든 자동차 엔지니어들의 과제이다. 점점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에 있어 효율을 1% 높이기 위해 과거에는 사용하지도 못했던 기술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양산형 엔진이 보여주고 있는 고효율은 40~41% 정도. 50%가 넘었다는 결과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험실 내에서 보여준 데이터에 머물고 있다. 효율 1%를 위해 신 기술을 추가하고 있는 것은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전기 모터가 지배할 것이 유력시되는 시대에 내연기관을 왜 붙잡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세상이 그렇게 빠르게 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충전이 필수적인데, 고속 충전 기술도 그렇지만 충전기의 개수와 여기에 들어가는 전기도 생각해야 한다.

인프라에 있어서 미약한 것은 수소 역시 마찬가지. 게다가 아직까지는 판매 가격을 일반 자동차까지 낮출 수 없다. 테슬라가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 캐나다에서 어떤 꼼수(?)를 썼는지 안다면 답은 이미 나와있다.

현대기아차의 스마트스트림 라인업은 엔진, 변속기 등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 이번에는 엔진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한다. 기아 K3를 시작으로 모습을 드러낸 스마트스트림 라인업은 현재 쏘나타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앞으로 등장할 엔진들도 기다리고 있다. 그 스마트스트림에 들어간 기술들을 정리해 보았다.

K3의 시작, 스마트스트림 G 1.6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양산화를 맨 처음 연 엔진으로 연비 향상 및 기술 확장성을 최대로 고려하여 제작한 것이다. 기존 1.6 엔진과는 다르게 직분사가 아닌 듀얼 포트 분사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엔진의 회전과 탑재되는 자동차의 평소 용도를 분석하여 선택한 것이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직분사 시스템의 약점은 저회전 영역에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도심 또는 연비 주행 중에는 이 약점이 크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듀얼 포트에 사용하는 인젝터는 독자 개발한 것. 다양한 분사 방식이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연료 분사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인젝터는 연소실에 근접한 형태로 위치하며, 안정된 연소를 구현해 EGR(배기가스 재순환)의 효율을 증대시켜 연비를 개선한다.

라디에이터와 변속기, 히터로 냉각수 분배를 조절하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ITMS)과 마찰을 줄인 밸브 트레인, 피스톤, 크랭크트레인과 저점도 오일을 조합한 마찰 저감 엔진 무빙 시스템(FOMS)도 연비 상승에 도움을 준다.

쏘나타를 시작으로, 스마트스트림 G 2.0 CVVL

이번에 출시한 신형 쏘나타에 맨 처음 탑재한 것이 스마트스트림 G 2.0 CVVL 엔진이다. 기존의 누우 엔진을 기반으로 큰 개량을 거친 것으로, EGR의 냉각 기술과 함께 냉각 기술의 개선과 전자식 가변 오일펌프가 핵심이다.

여기에 고에너지 점화코일을 통해 강력한 연소를 추구한다. 누우 엔진과 비교하면 최고 출력은 2마력이 낮지만 최대토크는 오히려 0.2kg·m이 높은데, 효율을 중시하는 롱 스트로크 엔진으로 변한 영향이다.

주목할 것은 냉각 기술의 발전이다. 냉각수가 흐르는 영역 중 실린더 헤드와 블록 워터자켓 입/출구를 분리하면서 실린더 헤드는 저온으로 유지되어 노킹을 개선하고 블록은 고온으로 유지되어 엔진오일의 점성을 낮추고 마찰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인다.

여기에 각 실린더 당 균일하게 냉각수가 흐르도록 만드는 크로스 플로우(Cross Flow) 기능을 추가해 온도를 제어하고 있다. 배기가스 역시 EGR 쿨러로 냉각시켜 노킹을 줄인다.

전자제어 연속 가변 오일펌프도 있다. 전자 연속 제어를 통해 엔진의 회전에 따라 필요한 양의 오일만을 공급해 구동 손실을 최소화한다. 가솔린 대신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스마트스트림 L 2.0 엔진은 가변 캠 기술인 CVVL과 배기가스를 재순환하는 EGR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스마트스트림 G 2.0과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다.

직분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스마트스트림 G 1.6 T-GDi

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하는 연료를 남김없이 태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엔진의 온도, 혼합하는 공기의 양, 불꽃을 일으키는 시기와 위치 등 많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캠핑을 하면서 불을 지필 때를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같은 장작을 사용해도 쌓는 방법과 불을 붙이는 지점, 그리고 바람을 불어넣는 구조에 따라 불의 모습과 온도, 타는 시간이 달라진다. 불이 붙으면서 연기가 많이 날 때가 있는가 하면 의외로 연기가 적을 때도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경험을 쌓게 되면 불을 지피기 전에 땅을 다듬고 돌을 이용해 불을 원활하게 지필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하게 된다.

이는 자동차의 엔진에서도 마찬가지로, 흥미로운 것이기도 하지만 개발 엔지니어들을 괴롭히는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직분사 시스템은 ‘완전연소’라는 목적을 위해서도 포기할 수 없다. 고기를 가능한 한 얇게 자른 상태에서 불에 구워야 짧은 시간 내에 익힐 수 있듯이, 연료도 가능한 한 미립자 상태로 만들어야 한 번에 태울 수 있다.

그에 따라 탄생한 것이 직분사 엔진이고, 좀 더 고운 연료를 분사할 수 있도록 분사 압력을 점차 높여왔다. 세월이 흐를수록 평범한 자동차도 출력이 점차 높아져 가는 현상 역시 급속도로 직분사와 터보차저의 시대를 이끌었다.

새로 만든 스마트스트림 G 1.6 T-GDi 엔진은 기존 250bar를 넘어서는 350bar로 연료를 내뿜는다. 피스톤이 상하로 움직이는 거리를 결정하는 스트로크는 더 길어졌고, 압축비도 10.5:1로 증가했다. 그 동안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의 압축비는 상당히 낮은 편이었고 기존 엔진에서도 9.5:1에 불과했지만 연소 기술이 발전하며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출력보다는 연소 효율에 더 초점을 맞춘 터보차저는 이제 특정 회전 영역에서만 반응하던 과거를 뛰어넘어 전 회전 영역에서 엔진에 공기를 더 불어넣기 위해 일하고 있다.

하나 더 구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엔진 내부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줄이는 것이다. 피스톤은 가능한 한 가볍게 만들어 위 아래로 움직이는 데 드는 힘을 줄이고 피스톤 링과 베어링에 저마찰을 유도하는 물질로 코팅을 한다.

프라이팬에 적용하는 테프론 코팅과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캠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체인도 마찰이 적은 것으로 바꾸고 엔진오일도 이제는 더 이상 물엿과 같이 끈적이지 않는다. 그 결과 기존 엔진 대비 34%의 마찰 감소를 이루었다고.

GDi와 MPi의 장점만을 모아, 스마트스트림 G 2.5 GDi

그 동안은 GDi 유닛과 MPi 유닛 장점이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졌지만, 기술의 발전과 혼합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냈다. 두 방식을 동시에 적용하고 엔진 회전에 따라 연료 공급 방식을 다르게 만든 것이다.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스마트스트림 G 2.5 GDi.

저회전 영역에서는 포트 분사 방식의 MPi를 통해 균일한 혼합과 함께 고압 펌프의 부담을 덜어내며, 고회전 영역에서는 직분사 방식의 GDi를 통해 실린더의 냉각과 함께 노킹을 개선한다. 넓은 영역에서의 연소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연비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연비 개선을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앳킨슨 사이클 방식을 적용함과 동시에 압축비를 13.0:1까지 높였다. 앳킨슨 사이클 엔진은 개념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토요타가 프리우스에 적용하면서부터이다.

이제는 연소 효율과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 외에도 일반 가솔린 모델에도 사용하고 있는데, 흡기 밸브가 닫히는 시간을 일부러 늦추어 유효압축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 흡기 밸브를 제어하는 유닛에 전기모터를 적용한 e-CVVT를 개발했다.

엔진의 열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은 연비 개선과 오염물질 감소를 위해서 중요한 일이다. 이 엔진에서는 드러나 있는 배기 매니폴드를 볼 수 없는데, 실린더 헤드와 일체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일반 엔진은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연료를 필요 이상으로 분사하고 그 결과 연비가 낮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스마트스트림 G 2.5 GDi는 이를 막기 위해 실린더 헤드에 냉각수를 흐르게 만들고 이를 이용해 배기가스의 온도를 낮춘다. 엔진의 온도에 따라 각 영역에 지능적으로 냉각수를 공급하는 ‘통합유량제어밸브’도 있다.

유럽 시장을 책임지는 스마트스트림 D 1.6

최근 유럽 시장에서 디젤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다수가 판매되고 있다. 이를 위해 중 소형 승용차 및 SUV 탑재를 위한 고출력, 저소음 엔진을 목표로 개발된 것이 스마트스트림 D 1.6 이다. 콘티넨탈과 같이 제작한 이 엔진은 유럽 수출용 현대 코나와 기아 씨드에 먼저 탑재한 이후 스포티지 등으로 탑재 모델을 넓혀가고 있다.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실린더 블록과 EGR을 적용해 경량으로 만든 것은 물론 진공펌프 일체형 오일펌프 등으로 손실을 줄인다. 기존 U2 1.6L 엔진 대비 11.5%의 연비 개선을 이룬 것은 물론 강화된 유로 6 배출가스 기준에도 대응한다.

앞으로는 여기에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더해진 스마트스트림 D 1.6 MHEV가 등장하는데, 아쉽게도 이 유닛은 유럽 수출 모델에만 적용한다. 알파 엔진이 등장한 후 어느덧 28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스트림이 등장하여 효율은 더 높아졌고 세계적으로 겨룰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개발자들의 노력은 여기서 머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더 발전할 엔진에 대해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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