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고객 중심주의로의 회귀를 강조하다

  • 기사입력 2019.05.23 13:13
  • 기자명 모터매거진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칼라일 그룹 대담에 참석했다. 약 30분간 진행된 칼라일 공동대표 이규성과의 대담을 통해 고객중심 가치, 미래 트렌드 대응,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처음으로 고객 및 자본가, 관계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미래 성장을 위한 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해 단순 명쾌하게 ‘고객’이라고 답했다. 고객에게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서비스, 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현대차가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방법을 계속 찾는다고 한다. 이를 위해 ‘고객 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그룹 내 직원들에게 고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최근 사회생태학자 ‘피터 드러커’가 집필한 책 ‘최고의 질문’울 읽고 이를 주제로 임직원들과 토론의 시간을 갖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의 목적은 소비자들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충족시킬 방법을 마련하여 판매를 필수불가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여정을 함께 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래 고객들의 기대를 예상하고 이에 앞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추진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재강조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의 소유가 아닌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 비즈니스를 서비스 부문으로 전환한다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리더십 측면에서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이냐는 질의에는 “미래 트렌드에 대응하고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와 효율성의 증대, 외부 기술의 수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전장화 등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다양한 교통 환경과 상황을 경험하는 테스트를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 편의를 위하여 차량의 전장화는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결함도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이를 줄여나가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차량의 문제는 스마트폰이나 PC처럼 재설정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없다"라며 현대차그룹이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그룹 내 문화의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직원들과 문제를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기업문화는 스타트업처럼 변할 것이며, 더욱 자유로워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동 부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래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고 언급했으며, SPC를 별도로 설립해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려는 계획도 밝혔다.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지배 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익을 최대화하고 함께 나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동일하며, 이를 위해 최대한 많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틈이 날 때마다 다른 제조사의 자동차들을 많이 탑승해 본다고 말하며 자동차 전문 경영인으로써의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이 읽은 책인 ‘최고의 질문’의 저자 피터 드러커는 다른 책 ‘21세기 지식경영’에서 “어제까지 유효했던 전제가 갑자기 의미가 없어지고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며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30년대 경영에 관한 연구가 시작된 이래 학자, 평론가, 그리고 기업가들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몇 가지 종류의 전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일갈했다. 지금까지의 대담 내용을 보면 정 부회장은 이 조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달라질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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