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체험기

  • 기사입력 2019.05.10 14:48
  • 기자명 모터매거진

현대자동차는 5월 10일부터 인제 스피디움에서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오픈한다.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차량 및 주행에 있어 보다 자세한 이론을 듣고 직접 체험하며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객들에게 안전 운전의 이유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자사 차량의 성능까지 뽐낸다. 여기에 문화 마케팅, 고객 소통 등 브랜드 가치까지 올릴 수 있다.

5월 8일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미디어를 초청해 프로그램을 선공개했다. 프로그램 코스는 운전 실력 및 취지에 따라 레벨 1부터 레벨 4까지 나뉘어 운영된다. 레벨 1은 운전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레벨 2는 스포츠 주행 입문자를 위한 서킷 주행을, 레벨 3은 서킷 주행 심화, 레벨 4는 전문가 수준의 최상위 교육이다.

기자는 참가 조건에 따라 레벨 1 클래스를 체험했다. 코스에 들어가기 앞서 전문 인스트럭터는 안전 및 이론 교육을 진행했다. 이론 교육은 안전을 위해 게이트 슬라럼, 가속 슬라럼, 회피 제동 등 코스 설명 및 숙지 후 올바른 운전 자세를 알려준다.

운전자의 대부분이 간과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시트 포지션의 중요성이다. 시트의 높낮이는 자신의 신체에 맞게 조절해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앞뒤 간격은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굽혀져야 한다. 이는 혹시라도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충격을 분산시켜 무릎을 보호할 수 있는 자세다. 또한 어깨는 시트에 밀착시키고 팔목이 스티어링 휠 상단에 얹히는 형태가 이상적이다. 스티어링 휠은 3시와 9시 방향을 쥐어잡고 어깨 힘으로 돌려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헤드레스트 역시 충돌 시 목 보호를 위해 후두부에 맞추는 것이 좋다.

러버 콘이 즐비하게 들어찬 슬라럼 코스로 이동했다. 이제 실전이다. 슬라럼 코스에서 기자가 선택한 차량은 204 마력의 최고출력과 28.0kg.m의 최대토크, 7단 DCT가 조합된 벨로스터 1.6T 모델이다. 스포츠 주행을 즐기기에도 충분한 출력과 콤팩트한 차체로 슬라럼에 제격이다.

슬라럼은 일정 간격으로 세워진 콘을 약 40, 50km/h로 통과한다. 평소 40~50km/h 속도로 주행할 땐 답답함을 느꼈을 테다. 하지만 콘이 세워진 구간을 지나며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밟으며 차체를 조작하는 건 여간 쉽지 않다. 조금만 집중력을 놓쳐도 언더스티어가 발생해 밀려나기 일쑤, 멀쩡히 세워진 콘을 구겨밟거나 치고 나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만약 러버 콘이 길가에 선 어린아이나 동물이라고 가정했다면 큰 사고로 번질 상황이다.

복합 슬라럼의 경우 콘의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 운전자가 차를 완벽히 이끌고 조종해야 한다. 때론 액셀러레이터를 조작해 움직임을 제어하고, 때론 브레이크를 밟아 하중을 조절해야 한다. 언뜻 쉬운 것 같지만 이마저도 마음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초보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서 풋 포지션의 유기적인 제어가 힘들어 점점 속도가 올라가다 코스 이탈하기 쉽다.

타깃 긴급제동과 회피 제동 코스에선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아 ABS를 몸으로 느낀다. 또한 브레이킹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알게 되면 그만큼 일상 주행에서도 안전 운전이 이뤄지게 된다. 일정 수준의 차량 제어가 가능해졌다면 내 의지로 차량을 이끌어가는 재미도 느낄 테다. 차가 나를 이끌어 나갔던 과거와 다르게 이젠 내가 차를 이끌어 속도를 즐기는 것.

인스트럭터가 이론교육 및 슬라럼 코스에서 수십 번, 수백 번 강조했던 말은 ‘시선처리’다. 러버 콘을 지나칠 때 운전자는 다음 콘을 주시하며 주행해야 한다. 당장 앞에 있는 콘만 집중하다 보면 다음 콘에 진입하기 어려워진다. 비록 40~50km/h라도 사람의 동체시력이 따라가기 어려워 코스를 이탈해 버린다.

이날 참가자들은 몇 번의 슬라럼 코스를 돌파하며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쌓아나갔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운전 실력이 향상됐다는 건 많은 것을 의미한다. 평소 자신만만했던 자신의 운전 실력은 사실 내가 아닌 자동차 성능이었다는 점, 저속에서조차 차량 제어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점 등이다. 운전면허시험 항목으로 슬라럼 테스트를 추가하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 만큼 얻을게 많은 프로그램이었다.

슬라럼 코스를 공략했다면 다음으로 공략해야 할 곳, 서킷이다. 인제 스피디움 서킷은 총 길이 3908m로 19개의 코너를 가졌다. 직선 구간은 640m며 서킷 고저차가 심해 쉽지 않은 곳이다. 서킷 공략은 인스트럭터의 선행으로 안전하게 진행됐다.

시작은 약 60km/h로 출발했으나 점차 속도를 높여갔다. 고저차가 심한 구간과 브레이킹 조작이 중요시되는 헤어핀 코스 등은 표시된 레코드 라인을 활용해 주행했다. 서킷 공략에서도 시선 처리의 중요성은 느낄 수 있다. 직선 구간을 지나서 마주하는 연속 헤어핀 구간은 차량이 통과하면서 곧바로 다음 구간을 주시해야 한다.

슬라럼 코스에서 익혔던 시선처리와 부드러운 조향, 시트 포지션이 서킷에 들어서니 확실히 체감된다. 연속 헤어핀은 시선처리의 중요성을, 시트 포지션과 복합 슬라럼은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의 정석을 따른다. 속도가 오르며 서스펜션의 지지도 몸으로 느껴진다. 서킷을 울리는 타이어 마찰음은 위험과 재미라는 이중성을 동시에 안기며 짜릿하다. 그립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서킷 주행도 끝이 났다.

분명 아주 기초적인 운전 스킬만 습득했으나 자신감을 한층 상승한다. 탄탄한 기본이 곧 실력일 테니 말이다. 물론 전문 카레이서가 운전하는 택시 드라이빙으로 자신감은 여지없이 추락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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