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원석, DS 7 크로스백 시승기

  • 기사입력 2019.04.15 14:50
  • 기자명 모터매거진

DS 7 CROSSBACK

프랑스 원석 

프랑스에서 채굴된 원석이 보석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다듬어진 원석을 보는 일은 보석을 걸치는 것만큼이나 설렘을 가득 안긴다.

글 | 김상혁   

사진 | 최재혁   

DS는 2014년 PSA 그룹의 시트로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했다. 프랑스어로  여신을 의미하는 ‘DEESSE’에서 브랜드명을 따왔다. 여신이란 이름에 걸맞게 1955년 최초 DS 모델을 선보였을 때도 예술작품, 외계에서 날아든 자동차 같은 표현을 던질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시대를 앞서간 디자인과 실내 플라스틱 소재 활용 및 하이드로뉴매틱, 전륜 최초 디스크 브레이크, 유압식 서스펜션 적용 등 기술적 면모도 녹여냈다.

DS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꾸는 데 있어 ‘아방가르드’란 표현을 적극 사용한다. 아방가르드는 전쟁에서 군대의 가장 앞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첨병을 일컫는 단어다. 미술 혹은 예술에 있어선 진보, 진취적인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남들보다 빠르게, 그리고 남들과는 다르게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DS 7 크로스백은 그런 아방가르드의 모습을 담고 있다. 다이아몬드 문양을 내·외부에 새기면서 자동차를 하나의 조각상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목걸이, 반지처럼 내 몸에 붙어 빛을 발했던 보석이 나와 동화돼 함께 빛나는 상상에 빠져든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라이트, 테일라이트에 깊게 박힌 다이아몬드는 애써 외면하려는 시선을 되돌린다. 라이트가 번쩍이고 해와 달이 고개를 넘을 때마다 반사되는 빛깔은 영롱하기까지 하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기어노브 주변 버튼류까지 다이아몬드는 자신을 어필하기 여념이 없다. 감각적인 센스를 표현하기 위해 배치한 아날로그 시계와 그 밑으로 자리 잡은 스타트 버튼은 꽤나 이색적이다. 또한 내외부 조립 품질과 표면처리도 깔끔하게 정돈됐다.

DS 7 크로스백의 달리기 실력은 일상 영역에서 고루 적합성을 갖췄다. 최고출력 177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보이는 디젤 엔진이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리면서 부드러운 주행을 이끌어낸다. 부드러운 주행에 초점이 맞춰진 듯 성능을 과하게 뽑아내지 않고 부족한 부분도 없다.

여기에 가벼운 스티어링과 폭신한 서스펜션이 더해져 잔잔한 호수 위에서 나무배를 띄우고 누워있듯 달리는 내내 포근함이 느껴진다. 카메라와 가속 센서를 이용해 전방 5~20m의 도로 높낮이를 파악, 네 바퀴를 각각 전자 제어하는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할 수 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 디젤 엔진 특유의 떨림과 소음 때문이다.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 던져놓으면 기분 좋아질 리 없잖아?

콤팩트 SUV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공간성이다.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용도는 아니라도 실내 거주성을 방해하지 않을 수준의 공간은 확보해야 한다. DS 7 크로스백은 공간성 확보에서 훌륭한 모습이다. 운전자 풋 포지션은 넉넉하고 머리 위 여유로운 공간, 2열 레그룸, 실용적 수납공간을 갖췄다. 555ℓ의 트렁크는 가벼운 짐을 실기 적합하다. 키173cm의 기자 허리 부근 위치하는 트렁크 턱은 짐을 옮기기에도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보석의 가치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어야 하며, 희소성과 휴대성, 강성 등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DS 7 크로스백을 이에 맞춰보면 조각같이 잘 깎인 디자인과 오색빛을 담은 듯한 구성품, 독일 브랜드 위주의 시장에 따른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통성도 갖췄다. 지난 1919년 설립돼 벌써 100주년을 맞이한 브랜드니 말이다.

하지만 완전한 보석이 되기엔 몇 가지 가공도 필요하다.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의 터치감이 조금 굼뜬 점, 우측 하단에 비상등 버튼을 배치한 점은 불편함을 지니고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주차할 때나 통행 주변 차량에게 정보를 건넬 때 비상등을 자주 사용하는데 운전석과 멀어 버겁게 느껴진다. 팔이 짧은 기자의 신체 탓도 있지만.

예술과 패션은 이해가 어렵다는 말처럼 DS 7 크로스백 디자인이 난해하게 보이기도 한다. 무난함을 추구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생각하면 이질적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 실제로 시승 중 DS 7 크로스백을 구경하던 사람 중 일부는 괴기스러운 모습이란 표현도 내뱉었으니 말이다.

보석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랜 기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아야 하는 자동차 본질의 가치, 사람과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장신구와 같은 역할까지, DS 7 크로스백은 본격 궤도에 오른 상태. 프랑스에서 채굴된 원석이 가공을 거쳐 보석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보석 그 이상의 설렘을 안고 있다.

SPECIFICATION _ DS 7 CROSSBACK 

길이×너비×높이  ​  4595×1895×1630mm

휠베이스  2740mm  |  엔진형식 직렬 4기통 터보, 디젤

배기량  1997cc  |  최고출력  177ps  |  최대토크  40.8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FWD  |  CO2배출량  149g/km

가격  5824만원(개소세 인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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